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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KT 수장 누가 될까…전현직 대결, 변수는 외풍

권하영

[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KT 이사회가 7일 차기 대표이사(CEO) 후보를 확정할 예정인 가운데 숏리스트에 포함된 4인 후보들의 면면이 관심이다.

최종후보 4인은 전·현직 임원으로 크게 ‘OB’(Old Boy)와 ‘YB’(Young Boy) 구도로 나뉜다. 현재는 정통 KT맨으로 탄탄한 입지를 가진 올드보이들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변수는 ‘외풍’이다. 정부·여당이 KT 대표 선임에 입김을 불어넣으면서 이사회를 흔들고 있다. 다만 이를 바라보는 개미주주들의 성난 민심도 함께 쌓이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KT 대표이사 후보심사위원회는 박윤영 전 KT 기업부문장(사장), 신수정 KT엔터프라이즈부문장(부사장), 윤경림 KT 그룹인포메이션부문장(사장), 임헌문 전 KT 매스총괄(사장, 이상 가나다순) 등으로 압축된 대표이사 후보들을 대상으로 면접 심사를 진행, 이날 최종 대표이사 후보 1인을 확정할 예정이다.

대표이사 후보들은 ▲DX 역량에 기반한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 마련 ▲변화와 혁신 추구 ▲기업가치 제고 ▲ESG 경영 강화 등 공개된 심사기준에 따라 면접이 진행된다.

KT 안팎에서는 4인의 후보 가운데 박윤영 전 사장과 임헌문 전 사장 등 OB 후보들에게 좋은 평가가 나온다. 두 사람 모두 KT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각각 28년, 30년을 근무한 정통 ‘KT맨’이다. 신수정 부사장과 윤경림 사장 등 YB 후보들은 KT에 임원으로 합류해 약 8년을 근무했다. 상대적으로 KT맨으로서 입지가 부족한 지점이다.

하지만 후보자들 모두 2019년 이사회에서 당시 KT 대표이사를 선출할 때 구현모 현 대표와 경쟁할 만큼 CEO감으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1960년생인 임헌문 전 사장은 따르는 직원들이 많고 노조와의 관계도 원만하다는 평가다. 1962년생인 박윤영 전 사장도 온화한 성품에 기술 이해도가 높고 직원들에게 인기다. 윤경림 사장은 1963년생으로 미디어와 미래융합, 글로벌 사업 등 경력이 다양하다. 신수정 부사장은 1965년생으로 2년간 기업부문에서 수천억원 매출을 올린 성과가 있다.

다만, 최근 여당과 대통령실에서 민간기업인 KT 대표이사 경선에 부정적인 성명과 입장을 내놓으면서 기류가 달라지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국민의힘 의원들은 지난 2일 성명을 내고 “KT 이사회가 차기 대표 후보면접 대상자로 KT 출신 전·현직 임원 4명만 통과시켜 그들만의 리그로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대통령실에서도 KT의 대표 후보 발표 이후 “주인이 없는 회사는 지배구조가 공정하고 투명해야 한다”며 말을 얹었다.

전날(6일) KT 사외이사 중 1명이 사임 의사를 밝힌 것도 뒤숭숭함을 더했다. KT 사외이사인 벤자민 홍 이사는 최근 이사회에 사의를 표했는데, 차기 대표이사 선임 과정에서 사외이사가 사의를 밝힌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노무현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시민사회수석 비서관을 지낸 이강철 전 사외이사도 지난 1월 중도 사임했다.

일각에선 이러한 분위기 탓에 주주총회 연기설은 물론 대표 재공모설까지 돌고 있지만 KT 측은 “예정된 일정대로 진행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민영기업인 KT 대표이사 선임에 대해 정치권이 개입할 명분도, KT 출신 후보들만 뽑혔다는 비판도 설득력이 크지 않다. 특히 이러한 이슈로 KT 주가가 하락 추세인 가운데 외풍의 시발점인 국민연금이 지난달 말 KT 주식을 대량으로 판 사실이 드러나면서 소액주주들의 비판도 거세진 상황이다.

안정상 민주당 수석전문위원은 “민간기업의 자율성과 자치권을 보장하기 위해 정치권력의 불간섭·불개입 원칙을 준수하는 것이 공정의 진정한 의미”라면서 “정부와 여당 정치권이 간섭·개입하려는 구태적 음모를 즉시 중단해야 하며 낙하산 CEO 투입을 획책하는 것은 범죄란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하영
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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