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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등 자본력 갖춘 非통신사업자의 알뜰폰 진입 유도해야”

권하영

[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알뜰폰 시장의 질적 활성화를 위해, 풀MVNO 등 자체 경쟁력을 갖춘 사업자를 유도하는 한편 은행·플랫폼 등 자본력을 갖춘 비(非)통신사업자의 알뜰폰 시장 진입을 유인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민희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통신전파연구본부장은 10일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서울사무소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 주최로 열린 ‘알뜰폰 경쟁력 강화를 위한 간담회’에서 발표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현재 국내 알뜰폰은 사물인터넷(IoT) 회선 증가와 자급제 단말기 활성화 등에 따라 가입자 증가세가 회복되고 있으며, 이와 더불어 매출 규모도 최근 두자릿수 성장세를 회복해 2021년 1조1561억원을 기록한 수준이다. 하지만 2021년 기준 75% 사업자의 연간 매출이 100억원 미만으로, 이통시장 내 알뜰폰 비중은 5%에 불과하다.

반면 해외의 경우 알뜰폰 시장이 다양한 방법으로 활성화되고 있다는 게 김 본부장의 지적이다. 독일의 경우 2014년 3, 4위 MNO(이동통신사)간 합병 당시 용량기반 MVNO(알뜰폰) 접속의무를 인가조건으로 부과해 저렴한 요금제를 구성하는 기반을 마련, 이를 통해 경쟁력 있는 MVNO가 성장했다는 설명이다.

비통신사업자가 MVNO로 진입해 차별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례도 있었다. 이탈리아 포스테모바일이나 남아공 FNB커넥트 등은 간편결제 등 독창적인 부가서비스를 제공했으며, 영국 테스코모바일 등은 기존 유통채널과 결합해 멤버십 포인트를 지급할 수 있었다. 이처럼 해외 비통신사업자는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연계한 이통서비스를 제공하며 이통시장의 약 5%를 차지하는 데 이르렀다.

풀MVNO 전환 후 독창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했다. 주요 유선통신서비스 제공 사업자가 풀MVNO로 전환했는데, 일본 IU의 경우 ISP에서 2018년 일본 최초 풀MVNO로 전환하며 저렴한 요금제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국내 알뜰폰의 경우 그러나 다양한 한계점이 꼽힌다. 먼저 5G 요금 경쟁력이 부족한 점이 아쉬운 대목이다.. 알뜰폰 5G 가입자는 약 17만명 수준으로 알뜰폰 가입자 중 차지하는 비중이 1.3%에 불과하다. 알뜰폰 5G 요금제의 경우 MNO 대비 81.7~86.7% 수준으로 경쟁력이 낮다.

도매제공제도의 시장변화 반영에도 한계가 있다. 현 도매제공제도는 도입 이후 변화 없이 유지됐으나 5G의 등장과 데이터 중심의 통신시장 환경 변화로 제도와 시장환경간 괴리가 발생했다.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도매제공의무사업자는 도매대가를 소매가할인(리테일 마이너스)로 산정하는데, 경직적인 대가산정 방식으로 인해 이러한 변화 대응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알뜰폰 이용자들의 신뢰 부족이라는 문제점도 있다. 알뜰폰 이용자는 고객센터 통화 불가, 서비스 미흡, 개통 지연 등 다양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으며 실제 KISDI의 2021년 알뜰폰 서비스 신뢰수준 조사 결과 ‘저렴’ ‘품질’ 키워드에선 긍정적이었으나 ‘고객센터’ ‘연결’ 등 키워드에선 부정적 인식이 집계됐다.

규모의 경제 실현이 가능한 사업자가 부재하다는 점도 문제로 지목된다. 현재 알뜰폰 시장 플레이어 대부분은 중소사업자로, MNO와 경쟁 가능한 업체가 없다. 독립 알뜰폰 사업자의 83.3%가 중소사업자이며 대부분의 알뜰폰 사업자가 설비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

이에 ▲알뜰폰 사업자가 자체 요금제를 설계할 수 있도록 또는 풀MVNO 전환을 위한 설비투자 유도 방안을 모색함으로써 요금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 ▲도매대가 산정방식 유연성을 위해 전기통신사업법을 개정함으로써 시장환경 변화를 반영한 도매제공제도 개선을 이룰 것 ▲알뜰폰 이용자 보호 강화 등을 통해 알뜰폰 이용자 신뢰 제고 및 이미지 개선 방안을 검토할 것 ▲은행이나 플랫폼 등 자본력을 갖춘 비통신사업자의 진입을 유도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 등이 방법론으로 제시된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박윤규 과기정통부 제2차관은 “통신시장 경쟁촉진을 위해 도입된 알뜰폰은 외형적으로 많은 성장이 있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통신시장 전체의 경쟁촉진 측면에선 부족한 게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며 “보다 경쟁적인 통신시장을 위해 또 알뜰폰 산업의 성장을 위해 여러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권하영
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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