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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게임 된 ‘다크앤다커 논란’…넥슨-아이언메이스 치열한 공방전

왕진화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넥슨 미공개 프로젝트를 외부로 유출해 게임을 개발했다는 의혹을 받는 아이언메이스의 신규 게임 ‘다크앤다커’ 논란이 게임업계와 글로벌 이용자 사이에서 여전히 뜨겁다. 단순 넥슨과 아이언메이스와의 진실게임에서 배후 논란까지 불거진 모양새다.

다크앤다커는 하드코어 판타지 1인칭 슈팅게임(FPS) 장르에 플레이어 간 전투(PvP)와 플레이어와 환경 간 대결(PvE)을 접목시킨 PvPvE 던전 모험 게임이다. 다른 이용자들과 힘을 합쳐 신화 속 보물을 발견하거나 몬스터를 물리치는 등 전략적인 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

다크앤다커는 글로벌 PC 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Steam)에서 펼친 지난달 4차 알파 테스트 경우 서버 오픈 3시간 만에 동시접속자 10만명을 돌파했다. 테스트 종료 후 집계 결과에서 200만명 이상의 게임 이용자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 받았다. 국내 주요 게임사들도 해당 게임 판권 확보에 열을 올렸다.

그러나 이 게임이 지난달 중순 이후 대중에게 더 크게 알려진 계기가 생겨났다. 바로 다크앤다커 개발사인 아이언메이스가 넥슨 미공개 프로젝트 핵심 기술들을 무단 반출해 해당 게임을 개발했다는 의혹이 일각에서 제기된 것이다. 그리고 이는 얼마 지나지 않아 사실로 드러났다.

넥슨이 지난 2021년 8월 아이언메이스 관계자 A씨를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형사 고소했던 것이다. 지난 7일 넥슨코리아 감사/법무실은 사내 공지문을 통해 임직원들에게 아이언메이스 압수수색 소식을 전하며 “이번 사건에 대해 수사기관의 엄중하고 철저한 수사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넥슨 미공개 프로젝트와 매우 유사하다는 의혹을 받는 다크앤다커는 ‘P3’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지난 2020년 7월 넥슨 신규개발본부에서 시작한 신규 프로젝트로, 당시 던전크롤러 장르 신작을 만들어보자는 결정에 따라 신규개발본부가 개발에 착수했다. 대중화된 FPS 및 역할수행게임(RPG) 장르에 중세 판타지 콘셉트와 검증된 메타플레이를 결합한 PvP 장르를 만들기로 계획한 것이다.

그러나 넥슨은 P3 프로젝트 리더였던 A씨가 소스코드와 빌드 등을 포함한 수천개의 파일, 대부분의 프로젝트 개발정보를 개인 소유의 외부서버에 무단 반출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넥슨은 지난 2021년 7월 관련 조사에 착수했으며, A씨를 징계해고했다. 넥슨은 이 과정에서 A씨에게 조사의 일환으로 회사 데이터 추가 도용을 방지하기 위해 해당 개인서버를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A씨는 “서버를 와이핑(데이터 삭제)했다”고 주장하며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언메이스는 지난 2021년 10월20일 설립됐다. 이로부터 불과 1년 뒤인 지난해 8월, 아이언메이스에서 다크앤다커 알파테스트가 진행됐다. 회사 설립 기준으로 불과 10개월만에 진행된 셈이다. 설립 당시 박승하 아이언메이스 대표를 비롯해 넥슨 신규개발본부에서 프로젝트 P3 디렉터로 재직했던 A씨 등 창립 멤버들이 자본금 2억원을 출자했다. 당시 발행주식 총수는 40만주다.

경찰은 아이언메이스에 지난해 1월 1차 압수수색을 실시했고, 증거 보강 등을 위해 지난 7일 2차 압수수색을 펼쳤다. 아이언메이스는 지난 9일 이러한 사실을 전면 부인하는 입장문을 언론 등에 발송했다. 다크앤다커는 아이언메이스의 순수 창작물이라는 주장이다. 이 과정에서 아이언메이스 측이 입장문 이메일 수신인 목록에 정우용 하이브IM 대표를 추가한 사실이 드러났다.

정 대표는 과거 넥슨 ‘크레이지 아케이드’ 모바일 게임 디렉터로 근무한 바 있다. 정상원 하이브IM 사외이사 역시 넥슨에서 개발 총괄 부사장직을 지낸 바 있다. 하이브IM 모회사 하이브의 박지원 대표는 넥슨코리아 대표를 역임했다. 이 와중에 아이언메이스 입장 관련 이메일 수신인 목록에 정 대표가 추가되자 업계 시선은 하이브IM로 쏠렸다. 당시 하이브IM은 아이언메이스에 투자한 사실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지난 13일 정우용 대표와 정상원 하이브IM 사외이사가 아이언메이스 지분 상당수를 보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넥슨과 아이언메이스 간 구도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는 듯 했다. 하이브IM이 넥슨과 아이언메이스의 관련 분쟁과 연관이 있다는 해석이 나온 것이다.

이에 대해 하이브IM은 “정 대표는 아이언메이스 설립 이후 평소 개인적 친분이 있었던 아이언메이스 경영진과 총 50만원의 구주 거래를 했을 뿐, 전후 증자 과정에는 전혀 참여한 바가 없다”고 해명했다.

하이브IM은 아이언메이스와의 협업 논의 경우 하이브 요청에 의해 지난해 말부터 시작했고, 하이브IM 게임 관련 투자 내지 주요 협업 관계는 모두 하이브의 통제를 받고 있다는 입장이다. 하이브IM을 비롯해 하이브 및 하이브 관계사들은 아이언메이스에 투자를 진행한 바 없고, 협업 논의 또한 최근 철회했다고 강조했다.

하이브IM은 “정 대표는 하이브IM 설립 이전 개인적인 친분 관계로서 매우 낮은 지분(현재 지분율 0.18%)을 보유하고 있었던 점을 고려할 때, 하이브가 주도하는 하이브IM-아이언메이스 업무 협업 논의에 있어서 이해상충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편, 넥슨 측은 이번 사건이 단순한 회사의 이익 침해를 넘어, 게임업계는 물론 더 나아가 창작을 기반으로 하는 모든 콘텐츠 제작 영역과 관련 산업의 생태계 자체를 훼손시키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보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게임업계도 아이언메이스 다크앤다커 사건을 유심히 지켜보는 중이다.

넥슨은 “수사의 진전 상황을 지켜보며 A씨뿐 아니라 프로젝트 정보 유출 및 활용에 관련된 모든 사람들과 법인에 대해 국내외를 막론하고 끝까지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아이언메이스는 “다크앤다커는 시작부터 아이언메이스에서 직접 개발한 게임이고, 어떠한 부적절한 영업 비밀을 사용한 바가 없다”며 “아이언메이스는 왜곡된 사실 전달과 보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는 일련의 행동에 대해 심한 유감을 표하며, 대기업의 횡포에 굴하지 않고 끝까지 맞서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왕진화
wjh9080@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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