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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환영하는 애플페이, “도입 안 한다”는 자영업자 이유는?

이안나
애플페이 스티커가 부착 된 한 프랜차이즈 카페. 사진=이안나 기자
애플페이 스티커가 부착 된 한 프랜차이즈 카페. 사진=이안나 기자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이제 국내에서도 애플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 ‘애플페이’를 사용할 수 있다. 국내 서비스를 손꼽아 기다려온 아이폰 사용자들을 위해 대형 프랜차이즈들은 선제적으로 결제 시스템을 구축했다. 그러나 애플페이가 모두에게 반가운 소식인 것은 아니다. 일부 자영업자들은 애플페이 도입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정보기술(IT)·유통업계에 따르면 애플코리아는 이날 애플페이 출시 행사를 열고 국내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애플페이가 처음 등장한 2014년 이후 9년 만에 한국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단 사용처는 한정됐다. 당분간은 특정 현대카드로, 단말기 설치가 완료된 곳에서만 가능하다.

국내 오프라인 간편결제 1위 사업자 삼성페이가 마그네틱 보안전송(MST)·근거리무선통신(NFC) 방식 모두를 지원하는 반면, 애플페이는 주파수 이용 NFC 방식만 지원한다.

국내 NFC 단말기 보급률이 10% 수준이다. 즉 애플페이 성패는 NFC 단말기 보급률에 좌우될 전망이다. 유통업계에선 국내 아이폰 충성도 높은 고객이 다수인 만큼, 대형마트와 편의점, 프랜차이즈 카페 중심으로 애플페이 결제에 필요한 NFC 단말기 설치 및 연동 작업을 완료했다.

당장 이날부터 CU·GS25·세븐일레븐·이마트24 등 편의점에선 애플페이 서비스 개시 직후 사용이 가능하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은 워낙 다양한 계층 사람들이 이용하는 대중적인 플랫폼이기 때문에 결제수단이 추가되면 가장 먼저 도입하는 업체 중 하나다”라고 말했다. 롯데마트·홈플러스와 현대·롯데 백화점, SPC 계열사, 투썸플레이스, 할리스 등도 준비를 마쳤다.
하지만 모든 유통업체들이 애플페이 서비스를 선제적으로 도입하는 건 아니다. 이마트24를 제외한 신세계그룹 계열사에선 당장 애플페이를 사용할 수 없다. 스타벅스와 이마트에 NFC 단말기가 마련돼있지만 애플페이 사용은 불가하다. 이마트 측은 “(애플페이 도입을) 현재 논의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물론 신세계그룹 역시 애플페이 점유율이 높아지는 등 상황이 바뀌면 서비스 도입을 검토할 여지는 있다. 다만 즉시 도입을 보류한 것을 두고 업계에선 자체 간편결제 서비스 SSG페이 등 이용자 이탈을 고려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실상 애플을 위한 서비스를 자발적으로 비용을 들여 선제적으로 도입할 이유도 없는 게 사실이다.

대형 프랜차이즈가 아닌 개인 자영업자들 사이에선 애플페이 도입에 대한 반대 의견이 더 극명하다. 애플페이 도입에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치는 건 비용 대비 기대효과가 낮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경영관리 서비스 ‘캐시노트’가 자영업자 200명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애플페이 도입을 안 한다는 의견이 72%로 훨씬 비중이 높았다. 이 설문조사가 상징성을 갖긴 어렵지만 자영업자들 실제 의견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도입을 하지 않겠다고 답한 자영업자들은 ‘수수료가 부담된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애플페이 서비스를 위한 NFC 단말기 설치는 약 20만원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수수료 및 유지관리 비용이 추가될 수 있다. 애플페이를 도입한 국가별 수수료를 살펴보면, 미국은 건당 최고 수수료 0.15%를 지불하고 중국·이스라엘은 각각 0.03%, 0.05%가 부과되고 있다.

국내에선 아직 애플페이 구체적 수수료가 책정되지 않았지만, 결제수단이 추가되는 것만으로 자영업자들이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의미다. 물론 캐시노트 설문에서 아이폰 유저가 많은 젊은층 혹은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가게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적극 도입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반면 한 동네 카페 자영업자는 “무료로 단말기를 설치해주면 하겠지만, 안 할 것 같다. 일주일에 10번 이상 물어보면 깊게 생각하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자영업자들은 “이미 다양한 결제수단이 존재한다”, “앱 결제가 많이 굳이 필요성을 못 느낀다”, “고장 시 AS 과정이 복잡할 것 같다”는 의견도 언급했다.
이안나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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