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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페이 출시 D-1, 결제시장 ‘돌풍’될까…아이폰 판매 확대는 ‘글쎄’

백승은

[디지털데일리 백승은 기자] 8년의 기다림 끝에 애플의 모바일 결제 서비스 ‘애플페이’가 한국 땅을 밟는다. 현재까지는 아이폰 이용자라는 점 외에도 현대카드 이용자, 근거리무선통신(NFC) 단말기라는 ‘삼박자’가 모두 맞아야 사용이 가능하다.

그렇지만 시장조사기관 등 업계는 공식 출시 후 NFC 단말기 보급률이 꾸준히 확대되며 애플페이가 간편결제 시장에서 유의미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애플페이 서비스 개시로 아이폰 판매 대수 확대까지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내일(3월 21일) 국내에 애플페이 서비스를 론칭한다.

애플페이는 2014년 출시됐으나 국내 공식 출시되지 않아 한국 소비자들은 만나볼 수 없었다. 그간 애플은 한국 시장에 애플페이를 도입하기 위해 수 차례 국내 카드사들과 협상을 진행했으나 번번이 불발됐다. 그러던 중 작년 8월 현대카드가 애플과 적극적으로 협상에 나서며 급물살을 탔다.

기존 현대카드는 애플과 1년간 독점 계약을 목표했지만 금융위원회 약관심사 과정에서 국내 배타적 사용권을 포하기며 모든 카드사가 애플페이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게 됐다.

현재까지 애플페이와 계약을 체결한 카드사는 현대카드가 유일하다. 즉 현대카드에게 애플페이에 대한 배타적 사용권은 없지만, 애플페이 이용권은 현대카드 이용자에 한정된 상황이다.

국내에서 NFC 단말기 보급률이 적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현재 국내 소매점 대다수는 마그네틱 보안 전송(MST) 단말기를 사용하며, NFC 단말기 보급률은 10% 미만이다. 이 점 때문에 애플페이 도입 이후에도 일부 대형 가맹점에서만 사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계점에도 불구하고 애플페이의 전망은 밝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2023년 말 기준 애플페이의 국내 일평균 총 거래 금액은 1000억원, 2024년에는 국내 간편결제 시장에서 15% 점유율을 확보할 것이라고 봤다.

카운처포인트리서치는 “NFC 단말기 부족이 우려가 됐지만 최근 애플페이 사용 기반 구축을 위한 NFC 단말기 설치를 먼저 문의하는 프랜차이즈 및 가맹점이 늘어나고 있다”라며 “특히 MZ세대를 주 고객으로 삼고 있는 패스트푸드점, 편의점, 카페, 슈퍼마켓의 소매점들이 NFC 단말기 설치를 먼저 적극적으로 요구하고 있어 예상 대비 빠른 NFC 결제 인프라 확충도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애플페이의 강력한 경쟁자로는 삼성페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를, 애플은 아이폰을 기반으로 각각 삼성페이와 애플페이를 서비스하고 있다.

최근 열린 제54기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에서 한 주주는 “애플페이 국내 출시에 대해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어떻게 보고 있으며 삼성페이의 전략은 어떻게 되나”라고 질문하기도 했다. 이에 노태문 모바일익스피리언스(MX)부문장 사장은 “삼성페이는 최근에도 온라인 결제처를 확대하고, 신분증과 디지털 키 등 편의 기능을 강화하며 경쟁력 우위를 지니고 있다”라고 답변했다.

애플페이의 론칭으로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의 점유율이 높아질 것이라는 주장도 등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카운터포인트 이윤정 연구위원은 지난 2016년 애플페이가 일본과 중국에 도입된 이후 해당 국가 스마트폰 시장내 애플의 점유율 변화는 제한적이었던 점을 들어 “장기적으로 한국 스마트폰 시장 내 애플의 점유율이 점진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나, 이는 애플페이 도입과는 별개의 사안으로 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국내 전자업계 관계자들 역시 “애플페이가 국내 간편결제 시장의 새로운 대항마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라면서도 “애플페이 도입이 아이폰 신규 또는 교체 수요까지 이끌어낼지는 미지수”라고 입을 모았다.
백승은
bse1123@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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