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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중국’ 전략의 상징…인도 ‘애플 스토어’ 1호점에 쏟아지는 각별한 관심

박기록
<사진>유튜브 영상 화면중
<사진>유튜브 영상 화면중
[디지털데일리 박기록 기자] 애플이 이달 말, 인도의 뭄바이(Mumbai)에 '애플 스토어' 1호점을 연다.

도 뉴델리가 아니라 인구 1200만명의 경제 도시 '뭄바이'부터 문을 연다는 점에서 상징하는 의미가 크다. .

스마트폰 사용 인구를 기준으로 중국에 이어 세계 2위인 거대 시장 인도에 '애플 스토어'가 아직도 없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지만 한편으론 그동안 애플이 인도 시장에 상대적으로 무관심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미 소셜미디어(SNS), 유튜브 등에는 '애플 스토어' 1호점 개장을 앞두고 다양한 현지 유튜버들의 다양한 영상이 올라오고 있다.

아직 내부 모습은 공개되지 않고 있지만 외관은 그로테스크한 인도의 컬러가 느껴진다.

일단 인도인들은 환영 일색다.

유튜브 관련 영상에는 '매장을 오픈하면 내부 모습도 꼭 보여달라', '뉴델리에도 애플 스토어를 열어달라' , '애플 스토어 오픈을 환영한다. 빨리 보고싶다' 는 등의 댓글을 달았다.

인도의 '애플 스토어' 1호점은 결과적으로 미-중 갈등의 산물이라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를 갖는다. 또한 지나친 중국 의존도를 줄여 나가야하는 우리로서도 깊게 주시해야 할 키워드가 '인도'다.
애플은 작년 12월과 올해 1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중국 정저우 폭스콘 공장의 봉쇄로 생산에 차질을 빚음으로써 '아이폰14 시리즈' 특수를 놓쳤고, 이 때문에 실적 타격은 물론 애플 주가에도 적지않은 악영향을 미쳤다.

애플이 생산 기지를 부랴 부랴 인도로 옮긴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물론 중국내 공급망 문제와 함께 이미 곳곳에 세팅된 시설을 한꺼번에 중국 밖으로 옮기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그 비중을 기존보다는 20~30%포인트 정도 낮춘다는 것이 애플의 전략이다.

◆ "거대한 소비시장으로서의 인도"… 재평가되는 14억 인구의 신흥 시장

그러나 한편으론 인도 '애플 스토어' 1호점은 '생산기지로서의 인도'가 아니라 '거대 소비시장으로서의 인도'라는 각별한 의미를 가진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이는 애플 뿐만 아니라 삼성전자와 같은 다른 글로벌 휴대폰 제조사들에게도 동일하게 인식되는 문제다.

실제로 '거대 소비시장으로서의 인도'로 재평가받는 일련의 사안들이 최근 1년간 인도에서 일어 났다.

특히 통신 분야에선 5G 시대 개막이 앞당겨 지면서 '5G 기반의 고사양 스마트폰'에 대한 수요에 불을 당겼다. 전체인구 14억 명이 넘는 인도의 스마트폰 사용자는 7억 명으로 추산된다.
인도 정부는 모디 총리를 중심으로 친환경 제조산업 육성을 강화하기 위해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부가가치가 높고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한 전기차, 스마트폰 등 최첨단 산업이다 .
특히 모디 총리는 노골적인 '관세 차별화 정책'을 통해, 전기차 등 핵심 산업을 인도에 유치하려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이 인구 7억명의 인도 시장에서 팔려면 결국 인도내에 공장을 짓고 제조를 해야만 하는 조건이다.

인도 정부가 이처럼 강경한 입장을 보이는 것은 스스로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다름아닌 인도의 가공할 구매력이다.

전기차의 경우, 오는 2030년부터는 내연기관을 없애겠다는 정책을 이미 2년전에 발표했다. 연간 300만대의 전기차 시장이 생기는데 이는 현재 중국 시장 규모를 압도한다.

물론 인도의 구매력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이 있으나 대체로 '포스트 차이나', 즉 중국의 대신할 세계의 공장, 세계의 지갑 역할을 인도가 대신할 것이란 전망에 대해선 큰 이견이 없다.

실제로 뉴욕 월가의 투자금융사 에버코어ISI는 지난달 10일, 애플에 대한 보고서를 통해 "구매력이 큰 인도 중산층이 잠재적인 애플의 고객으로 진화되면서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만약 애플이 인도에서 현재 중국과 같은 약 17%의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게 된다면 연간 2300만대의 아이폰이 추가로 더 팔릴것으로 예측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연간 약 220억~230억 달러(한화 약 30조원)의 매출이 인도 시장에서 추가로 생성되는 것이다.

애플의 입장에선 '중국'이라는 버팀목을 버릴 수도 있는 이유를 '인도'에서 찾을 수 있다는 의미다.

물론 이것이 당장 현실화되기는 쉽지 않다. 2021년 기준 중국의 GDP는 17조7340억 달러로 인도의 3조1734억 달러를 여전히 압도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30년간의 성장세를 뒤로하고 빈부의 격차와 사회적 갈등이 표출되기 시작한 중국과 이제 경제성장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려고 하는 인도의 분위기는 다르다.

뭄바이의 '애플 스토어 1호점'에 몰려들게 될 인도의 중산층을 보면서, 애플을 비롯한 글로벌 IT기업들이 어떤 구상을 하게 될 것인지 주목된다.
박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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