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테슬라, 거센 할인 공세에도 효과 못내는 이유…'캘리포니아' 때문?

박기록
[디지털데일리 박기록 기자] 테슬라가 올 1분기(1월~3월) 전세계적으로 공격적인 할인 전략을 펼쳤지만 미국 서부지역의 최대 시장인 캘리포니아주에선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어쩌면 이것이 테슬라가 공격적인 신차 할인에도 불구하고 효과를 제대로 거두지 못하는 이유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최근 테슬라 주가가 약세를 보인 이유는 가격 할인에 따른 마진 축소 우려와 함께, 가격 할인 효과 자체가 미흡한 것도 주요 원인이란 점에서 들여다볼만한 분석이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테슬라의 올 1분기 캘리포니아 시장 점유율은 59.6%로 1년전 같은기간 72.7%에 비해 상당폭 감소했다.

이는 미 캘리포니아 에너지위원회의 자료에 근거한 것으로, 테슬라의 캘리포니아주 시장 점유율은 2017년 이후 최저치다.

반면 이 기간 동안 캘리포니아 지역에선 폭스바겐, 제너럴 모터스, 기아 등이 전기차 시장 비중을 늘렸다고 전했다.

문제는 테슬라에게 캘리포니아는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지역이라는 점이다.

로이터의 자체 분석에 따르면, 2022년 테슬라의 캘리포니아 판매량은 전세계 납품량의 16%나 차지하기때문이다.

테슬라의 2022년 전세계 인도량은 중국을 포함해 총131만3851로 집계되는데 이 중 16%라면 캘리포니아에서 약 21만대가 팔렸다는 얘기다.

작년 미국내 테슬라의 전체 판매량이 53.6만대 수준임을 감안하면, 거의 40%가 캘리포니아에서 팔렸다는 의미다. 즉, 현재로선 캘리포니아에서 승자가 미국 전기차 시장의 승자다.

그동안 캘리포니아는 미국에서 가장 선도적으로 친환경 자동차로 전환을 서두르는 지역중 한 곳으로 손꼽혀왔고, 또한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미 연방내에서 자율주행 정책에도 가장 적극적이다. 앞으로도 주요한 지역이 캘리포니아다.

로이터는 테슬라가 캘리포니아에서 이처럼 고전한 이유중 하나로,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지나친 정치적 행보를 꼽았다.

특히 지난해 4월, 일론 머스크가 460억 달러에 트위터 인수를 선언한 이후, 무차별적인 직원 해고와 함께, '표현의 자유'를 명분으로 드럼프 전 대통령의 계정을 복구하고, '공화당에 투표하겠다'는 트윗을 날리는 등 캘리포니아의 지역적 정서에 반하는 상황들이 연이어 발생했다. 트위터 본사는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다.

아울러 머스크는 지난해 샌프란시스코 인근의 실리콘밸리에 있었던 테슬라 본사까지도 보수 색채가 강한 텍사스주로 옮겨버린 과정이 있었다.

이 때문에 머스크의 기행에 혐오를 느낀 캘리포니아주 주류 진보층의 정서가 결국 테슬라의 올 1분기 매출에도 직접적인 타격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의 전기차 핵심 시장의 역린을 건드린 것이란 분석이다.

캘리포니아는 전통적으로 진보 진영이 정치적 강세를 보이는 지역으로, 미국 민주당의 주요 지역적 기반이기도 하다.

결국, 테슬라가 강력한 신차 할인에 나섰지만 시장예상치보다 성과가 미흡한 것은 정작 중국과 미 캘리포니아 등 핵심 시장에서 큰 효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추론이 가능하다.

한편 테슬라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더 좋은 중국산 전기차들이 넘쳐나는 중국 시장에선 가격 인하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란 게 이미 시장의 대체적인 예상이었다.
박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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