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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 애플·아마존도 따라하는 네이버웹툰 수익모델, 10년새 87배 ‘쑥’

이나연
[디지털데일리 이나연 기자] “창작자와의 상생을 위해 조 단위는 투자한 것 같다. 여러분이 잘 아는 미리보기, 완결작 보기 등 수익 모델은 네이버웹툰 작가들이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겠느냐는 고민에서 시작됐다. 이렇게 전 세계 최초로 시도한 ‘PPS’(Page Profit Share) 프로그램은 이제 애플과 아마존 등 글로벌 빅테크도 따라 하는 비즈니스 모델로 발돋움했다.”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사진>는 25일 네이버웹툰 본사가 위치한 판교 테크원타워에서 미디어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PPS는 지난 2013년 4월부터 네이버웹툰이 창작자 수익 다각화를 위해 적용해 온 웹툰 비즈니스 모델 패키지로, ▲콘텐츠 유료 판매 수익 ▲광고 수익 ▲지식재산권(IP) 비즈니스 수익을 중심으로 한다.

이날 김준구 대표는 PPS 10주년을 맞아 유의미한 성과 지표를 발표했다. 먼저, 2013년 약 232억원이었던 PPS 프로그램 연간 규모는 2022년 약 2조255억원으로 10년간 2조원 이상 성장했다. 이는 10년 전 대비 87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네이버웹툰이 운영하는 글로벌 스토리테크 플랫폼들에서 연간 거래액 1억원 이상을 기록한 웹툰, 웹소설 작품 수는 2013년 1편에서 2022년 904편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10억원 이상 거래액을 기록한 작품은 136편이었고, 거래액 100억원 이상을 달성한 작품도 5편에 달한다.

한국 웹툰 작품 글로벌 진출도 확대됐다. 2022년 기준 네이버웹툰 한국어 서비스에서 정식 연재되는 작품의 52%가 해외에서 매출을 냈다. 특히 누적 조회수 10억회를 돌파한 작품은 40편, 5억회를 돌파한 작품은 108편에 달한다. 김 대표는 “전체 인구가 5000만명인 한국에서 특정 콘텐츠가 10억회씩 소비된다는 건 실로 어마어마한 숫자”라고 강조했다.

네이버웹툰은 기존 PPS 명칭을 ‘페이지 프로핏 쉐어’에서 ‘파트너스 프로핏 쉐어’로 변경한다. 기존에는 웹 페이지를 중심으로 발생한 수익을 나누는 게 중심이었다면, 앞으로는 원작 IP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비즈니스를 통한 매출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김 대표는 “더 많은 파트너와 크리에이터, 업체들이 돈을 벌 수 있고 IP를 확장하는 세상을 열고자 한다”며 “주 비즈니스 모델인 유료 및 광고 모델 외에 IP 비즈니스를 확대하기 위한 노력을 더 하겠다”고 부연했다.

PPS가 정식 연재하는 프로 작가를 위한 수익 모델이라면, 아마추어 작가를 위한 생태계 전반 모델도 출범한다. 이날 네이버웹툰은 창작 생태계 지원 프로그램인 ‘웹툰위드’를 공개했다. 웹툰위드는 정책·서비스·기술 등으로 창작 생태계를 더욱 건강하게 만들기 위한 노력을 묶은 것이다. 예컨대, 최근 네이버웹툰은 웹툰위드 일환으로, 도전만화·베스트 도전 창작자 전용 시스템 ‘크리에이터스’를 열었으며 점진적으로 기능을 확대 중이다.

다음은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와의 일문일답

Q. 웹툰 거래액이 1억원이면 작가에게 실제 돌아가는 수익은 어느정도인가. 애플, 아마존 등 해외 빅테크가 웹툰 시장에 진출한 것에 대한 대응책도 있는지 궁금하다.


▲1억원 이상 거래액이 나타났을 때 대략 6000~7000만원 정도는 작가가 가져간다고 볼 수 있다. 경쟁자가 나타났을 때 네이버웹툰 전략은 우선 생태계 규모 확장이다. 아무리 빅테크 플레이어가 나타났다고 해도 이미 우리는 플랫폼으로서 사용자와 크리에이터 풀에 대한 선행 히스토리가 누적돼 있다. 사용자 경제 규모를 키우는 과정에서 이것이 빅테크 기업과 성장 속도의 차이를 만들 거라 본다.

Q. OTT업계가 최근 누누티비와 전쟁을 치렀다. 웹툰, 웹소설업계야말로 불법 유통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데, 앞으로 추가적인 대책이 있나.

▲불법에 대응하는 보안 솔루션은 네이버웹툰이 전 세계 최고라고 생각한다. 다른 회사는 사측이 몇 개 신고해서 잡았다고 하는데, 우리는 신고해서 잡은 개수가 적다. 애초에 신고되기 전에 대응해서다. 하지만 불법업체들은 여전히 많기에 해당 사이트에 대한 대응은 다양한 규제기관과 협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제 웹툰이 단순히 한국 비즈니스뿐만 아니라 빅테크 기업도 관심 두는 유의미한 산업인 만큼, 정부도 관련 문제에 대해 많은 지원을 할 거라 본다.

Q. PPS를 확장하면서 IP 사업이 다각도로 확대됐다. 하지만 작가들이 다양한 사업을 펼치다 보면 과도한 업무 환경에 노출된다던가 원작 훼손 우려가 나타난다. 이런 부분에 대한 어떻게 생각하나.

▲네이버웹툰 작가들은 자유도가 높다. 일례로, 재작년 6월 한 작가가 휴재하면서 3개월을 쉬고 복귀하겠다고 했는데, 다음해인 작년 9월에 돌아왔다. 우리는 작가들의 장기흥행을 바라기에 융통성 있는 연재 주기를 가져가고 있다. 이것이 가능하게 하려면 작가가 충분히 쉴 수 있는 경제적 기반과 작품 생명력을 이어갈 수 있는 피처 서포트가 중요하다. 원작 훼손 부분 경우, 좋은 커스터마이징은 필요하다고 본다. 원작과 너무 똑같지 않게 각색하되, 작품 철학이나 메시지는 유지돼야 하므로 작가와 많은 소통을 하면서 미디어 믹스 중이다.

Q. 네이버가 이번 윤석열 대통령 방미에 동행하는 경제사절단에 포함됐는데, 최수연 대표의 방미가 네이버웹툰 상장이나 사업적 측면에서 어떤 긍정적 효과가 있다고 보나.

▲최수연 대표의 방미는 여러모로 도움이 될 거로 생각하나, 자세한 사항에 대해선 아는 바가 없어 답변이 어렵다. 네이버웹툰 기업공개(IPO) 경우, 구체적인 사항을 말씀드릴 단계는 아니지만 앞서 밝혔듯 향후 2~3년 이내에 상장하는 것으로 내부 검토하고 있다.

Q. 최근 검정 고무신 사태 등 2차 저작물 계약에 대한 이슈가 불거지고 있다. 지난 2018년 네이버웹툰도 불공정 계약 관련해 지적받았는데 이후 어떻게 개선해 왔나.

▲2018년 수많은 업체가 지적받았는데, 사실 네이버웹툰은 2차 저작물 불공정 계약 논란에서 자유롭다. 정확히 말하자면, 당시에는 번역한 콘텐츠를 서비스했을 때 커스터마이징 콘텐츠에 대한 사용권이 사측에 있다는 것에 대한 이슈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번역하는 과정에서 네이버웹툰이 인풋을 넣었기에 그에 대한 수익을 나누는 구조였지, 2차 사업권을 작가 동의 없이 활용한다거나 작가 수익을 침해한 사례는 단 한 번도 없다.

Q. 구글이 인앱결제 수수료를 인상하면서 불가피하게 결제금을 올렸는데, 매출에서 타격이나 지장은 없었나.

▲앱 수수료 인상으로 과금 정책 금액 변경이 있었지만, 너무 감사하게도 사용자들이 가격보다 콘텐츠에 대해 더 큰 애정을 보여줬기 때문에 큰 무리 없이 안착했다. 매출에도 별다른 타격이 없었다.

Q.‘작가 친화적’이라는 회사 철학은 한편으로 비판받을 여지가 있다. 타 플랫폼 경우, 플랫폼만 제공하고 문제 생겼을 때 책임지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에게도 어려운 문제다. 플랫폼은 의사결정 주체라기보다 사용자와 크리에이터 간 만남의 장을 형성해 주는 역할이다. 그런데 특정 이슈에 의사결정을 가감하게 된다면 생태계 플레이어에 의한 자율적 시장을 형성하는 데 무리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다. 그 부분은 지양하고 있다. 만약 독자들이 부정적 반응을 보여 작품에서 이탈한다면 그 역시 시장 논리라고 본다. 작가가 확실한 범법을 저지른다면 일부 개입이 필요하겠으나, 웬만하면 플랫폼 고유 입장을 유지하는 게 필요할 듯하다.

Q. 네이버웹툰이 10년간 PPS 프로그램을 정착시키기 위해 많은 투자가 있었을 것 같은데, 상생을 위해 대략 얼마 정도 투자했나.

▲투자 상생 규모로서 못해도 조 단위는 투자했다. PPS 시장은 시장의 힘, 자본 투자, 작가와 회사 멤버들 열정과 노력으로 만들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Q. IP 비즈니스 특성상, 네이버웹툰뿐만 아니라 타 기업들과 협력을 통한 외부 투자도 불가피하게 들어온다. 그렇다면 작가들에게 돌아가는 수익은 어떻게 담보하나.

▲2차 창작을 위해 매우 큰 투자가 필요하므로 이에 대한 몫을 무시할 수는 없다. 다만, 창작자 수익을 보호하기 위해 이러한 움직임이 더 많아지는 게 중요하다. PPS 프로그램이 출판, 드라마 등 많은 IP 비즈니스를 병행될 수 있게 하는 게 핵심인 이유다. 이를 통해 관련 작품 콘텐츠들이 사용자와 많이 만나게 되면 원작 콘텐츠 자체 수익이 증대되는 효과도 있다.

Q. 최근 CP를 통한 작가 계약 구조가 많아진 걸로 안다. 여기서 저작권 등 여러 문제가 발생하는데 네이버웹툰의 직계약 비중이 궁금하다.


▲CP 계약과 비교해 네이버웹툰 작가 직계약은 전체의 60~70% 정도다. 결국 계약 조건은 상대방 니즈에 따라 다르다. 누군가는 세이브 작품을 축적한 뒤 연재를 시작하기 위해 제작비를 선투자해달라고 하기도 하고, 기존 원고료 구조로 가자는 사람도 있다. 이를 팔로우하기 위해 우리도 직계약뿐만 아니라 여러 계약 구조를 가지고 있다.

Q. 국내에서는 크리에이터스 프로그램을 통해 수익화 모델을 곧 적용할 예정인데, 이미 해외에서는 관련 프로그램이 이미 도입된 걸로 알고 있다. 해외에서 먼저 상용화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

▲시장 상황이 달라서 프로그램을 역수입하게 됐다. 네이버웹툰은 미국 시장에서 원앤온리 기업인 만큼, 프로와 아마추어 작가들이 한 플랫폼에 다 몰려있어 아마추어 작가들이 계속 연재하고 수익 내려는 니즈가 강하다. 반면, 국내에서는 아마추어 작가가 프로로 데뷔하는 게 상대적으로 빨라 수익화 모델도 해외에서부터 시도했다. 국내 시장도 이제 아마추어 작품 생태계가 중요해지고 있기에 이를 한국으로 가져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Q. 글로벌에서는 해외판 도전만화 시스템인 ‘캔버스’를 운영 중인데, 이것이 국내 도전만화와는 어떤 점이 다른가.

▲한국에서는 도전만화가 프로 작가가 되기 위한 등용문이다. 하지만 해외 경우, 캔버스 자체가 플랫폼이다. 해외 작가 중에는 굳이 프로 작가가 되지 않아도 캔버스에서 충분히 작품을 연재하고 수익 창출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네이버웹툰은 소위 넷플릭스와 유튜브적 속성을 모두 갖춘 회사인데, 한국에서는 이들 속성이 각각 9:1이라면 해외는 6:4라 오퍼레이션 방식에도 차이가 있다.
이나연
ln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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