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소재

LG화학, 中 화유코발트 JV 불확실성 대응...“지분 100% 인수 고려” [소부장박대리

이건한

- LG화학-화유코발트 구미 JV 운명, IRA 해외우려국가 세칙 따라 달라질 전망
- JV 지분 전량 확보도 고민...LFP 양극재 개발 등 미래 성장동력 다변화도 추진

[디지털데일리 이건한 기자]LG화학이 중국 화유코발트의 양극재 자회사와 설립한 합작법인(JV) 리스크를 두고 ‘지분 전량 인수’라는 강수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영석 LG화학 첨단소재 경영전략부문 담당은 27일 2023년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만약 중국이 (미국 IRA 법안이 규정하는) 해외우려국가(FEOC)로 지정되고, JV 지분을 완전 배제해야 한다면 LG화학이 지분을 전량 인수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원재료에 대한 안정적인 공급계약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미국 IRA 세액공제 지원 대상에서 제외될 예정인 FEOC 명단에 중국의 등재가 유력한 상황에서, FEOC 판단 조건에 중국 기업과 설립한 JV도 포함될 경우를 상정한 질문에 대한 답변이다.

만약 LG화학 JV가 FEOC 범주에 포함되면 이곳에서 생산한 양극재를 사용한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차는 2025년부터 IRA 세액공제(최대 7500달러) 대상에서 제외된다. 최근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미국 중심으로 급성장 중인 점을 고려하면 LG화학에 치명적이다. LG화학으로부터 양극재를 공급받아 미국 내 다수의 완성차 업체에 배터리를 납품하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LG화학은 2022년 5월 LG화학 자회사인 구미 양극재 법인에 화유코발트 자회사 B&M이 지분 49%를 투자하는 방식으로 JV를 설립했다. 양사는 2025년까지 JV에 5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며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용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양극재 전용 라인을 구축한다. 2024년부터 부분 양산이 시작되고 전기차(500km 주행 기준) 약 50만대분의 양극재가 생산될 전망이다.

LG화학은 당시 원재료 가격 상승세가 심화된 상황에서 니켈, 코발트 등 양극재 생산에 필수적인 광물(메탈)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해당 JV 설립을 추진했다. 화유코발트도 JV에 안정적인 메탈 공급을 보장하고, LG화학과 합작한 중국 취저우 법인에서 양극재 재료인 전구체를 공급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 같은 계획은 미국 정부가 자국 배터리 공급망에서 라이벌 중국을 배제하기 위한 움직임에 착수하면서 불확실성으로 변모했다. LG화학 입장에선 JV가 가급적 IRA의 영향을 받지 않는 것이 최선이지만 확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은 오는 8월쯤 FEOC 관련 세부지침을 확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LG화학의 ‘지분 100% 인수’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이 담당은 “FEOC 규정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반도체 칩스법 규정에 준하는 중국 지분 25%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 경우 LG화학은 합작법인 지분 중 24% 정도만 사들이면 된다.

이날 LG화학은 IRA 대응을 위해 국내 전구체 공장 건설 등 업스트림(원재료 직접확보 단계) 진출을 포함한 공급망 확보에더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현지 생산능력(CAPA) 확대도 적극적으로 검토 중이다. IRA의 기본 백서 내용이 수정되지 않는다는 전제 아래 투자 전략을 구체화하고, 양극재는 IRA와 관계없이 현지 고객사 요청에 따른 투자를 계획대로 이행할 방침이다. 양극재 외 배터리 핵심부품인 분리막은 북미 현지화 투자를 전제로 투자 규모 등을 고객사와 협의 중이다.

포트폴리오 다변화 차원에선 최근 전기차 시장에서 수요가 많아진 LFP(리튬인산철) 양극재 사업화를 검토 중이다. LFP 배터리는 주행거리가 짧고 무거워 그간 중국 기업들의 전유물로 여겨졌으나, 가격이 기존 주류 배터리인 NCM(니켈·코발트·망간) 대비 저렴해 중저가형 전기차 제작 시 원가절감을 위한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올해는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주요 배터리 제조사들도 LFP 배터리 개발에 더욱 관심을 드러낸 상황이다. LG화학 입장에서도 중장기적 매출원 다변화를 위해 LFP 양극재 개발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 이와 동시에 LG화학은 기존에 계획된 고전압 미드니켈·망간리치 양극재 개발도 지속함으로써 포트폴리오 확대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밖에 올해는 해외 글로벌 업체에 대한 양극재 판매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담당은 “현재 다수의 글로벌 업체와 양극재 공급 조건을 협의 중이며 올해나 내년 초에 가시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공급계약 물량 확정이 CAPA 증설과 직접 연결되는 만큼, 계약 체결 시점은 다소 유동적일 수 있다고 부연했다.

이건한
sugyo@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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