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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향하는 패션 플랫폼, 올해 격전지는 일본?

이안나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국내 패션 플랫폼 기업들이 시선을 해외로 향하고 있다. 첫 격전지는 지리적 접근성이 좋은 일본이 될 전망이다. 올해 수익성 개선이 중요해진 만큼 무조건 빠른 사업 확장은 지양하고, 일본 패션 시장 안착을 위해 신중한 전략을 취하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무신사·에이블리·지그재그 등 주요 패션 플랫폼 업체들은 올해 본격적으로 해외사업을 전개한다. 지속적인 성장동력이 필요한 시기에 올해 대외적 환경이 긍정적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엔데믹 전환으로 패션 수요가 다시금 살아나고 있는 데다, 최근 한류 열풍으로 한국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젊은층 중심으로 소위 ‘K-패션’이 인기를 끌고 있어서다. 초기 공략지는 일본이다. 현지 법인 설립부터 일본 플랫폼 입점 등 방법은 다양하다.

무신사는 지난해 9월 글로벌 스토어를 열고 일본, 미국, 싱가폴, 태국 등 13개국 대상으로 웹과 앱 서비스 제공을 시작했다. 이중 올해 가장 힘을 싣는 곳은 일본이다. 앞서 무신사는 2021년 일본법인 무신사재팬을 설립하고 현지 사업을 시작했다. 먼저는 국내 중소 브랜드들이 일본 현지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만들고 지원했다. 대표적으로 무신사 입점 브랜드 ‘마르디 메크르디’는 일본 진출 반년 만에 1억엔(한화 약 10억원) 매출을 달성했다.

지난해 글로벌 스토어를 열면서 무신사는 일본에서 국내 브랜드 지원과 스토어 운영 두 가지를 함께 진행하게 됐다. 최근 무신사는 글로벌 스토어와 K-패션 위상을 알리기 위해 이달 초 도쿄 팝업스토어를 열고, 무신사 앰버서더로 활약 중인 뉴진스를 내세웠다.

무신사 측은 “일본 진출하는 브랜드는 일본에서 이미 시장 반응이 있는 브랜드부터 국내 인기 상품, 무신사 스탠다드 등 다양하게 구성했다”며 “현재는 일본에 K-패션 알리기를 주 목적으로 한다”고 말했다.
에이블리 일본 서비스 ‘아무드’
에이블리 일본 서비스 ‘아무드’
여성 의류 중심으로 성장한 에이블리도 올해 과제 중 하나는 ‘글로벌 확장’이다. 2020년 12월 일본 1835 여성을 타깃으로 쇼핑 플랫폼 ‘파스텔’을 선보인 에이블리는 지난해 11월 플랫폼 이름을 ‘아무드’로 개편했다. 국내에서처럼 브랜드·카테고리를 적극 확장하기 시작한 것. 자체 개발한 개인화 취향 추천 서비스를 정교화하면서 일본 누적 다운로드 300만을 돌파, 월간활성이용자수(MAU)도 90만을 넘어섰다.

에이블리 측은 “아무드는 한국 플랫폼으론 유일하게 패션 앱 다운로드 순위 톱5에 올라 아마존, 라쿠텐 등 대형 이커머스 플랫폼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며 “일본 현지 기업들 사이 대표적 스타일 쇼핑 플랫폼으로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그재그(카카오스타일)은 지난해 7월 일본과 북미에 시범운영을 시작한 ‘지그재그 글로벌’을 올해 일본에 더욱 집중해 서비스 전략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브랜디 역시 동대문 K-패션 글로벌 시장 판로 확대를 위해 일본 패션 플랫폼 ‘파트라’와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최근까지 양사는 협업을 의논했으며 이르면 올 상반기 브랜드 일본 판매도 시작할 계획이다.

국내 패션 플랫폼이 일본을 해외 첫 사업지로 정한 건 시장 잠재력이 크고 문화적으로도 유사한 환경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패션 시장 규모는 45조7787억원이다. 반면 일본 패션시장 규모는 국내 시장 2배인 약 100조원대로 추정된다.

특히 일본에서는 젊은 세대를 주축으로 한국 문화를 소비하는 성향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일본 젊은층 패션·문화 중심지 도쿄 하라주쿠에서 최근 가장 인기 있는 것 역시 한류 콘텐츠다. 특히 일본은 구매력이 높은 한편 체형적 측면이 비슷해 접근할 수 있는 장벽이 낮다. 동남아시아 등과 다르게 계절·기후도 비슷해 시기에 따라 상품이 빠르게 회전하는 업계 특성상 일본은 매력적 요소가 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진출을 본격화하면서 투자를 동반해야 하는 상황인데, 예전처럼 무조건 빠르게, 공격적으로 사업을 펼칠 수는 없다”며 “수익성도 개선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해 속도보단 신중한 접근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안나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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