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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과기원, “AI-탄소중립-반도체 삼각편대로 20년 데스밸리 뛰어넘는다”

울산=백지영
[울산=디지털데일리 백지영 기자] 울산(통도사) KTX역에서 자동차로 약 10여분을 달리면 약 30만평에 달하는 울산과학기술원(UNIST) 캠퍼스가 펼쳐진다.

지난 2009년 울산과학기술대학교로 설립됐다가 2015년 KAIST, GIST, DGIST에 이어 국내 네 번째 국가 과학기술원(과기원)으로 전환된 울산과학기술원은 최근 ‘UNIST 2.0’ 비전을 통해 변화와 도약을 꾀하고 있다.

지난 28일 4월 과학의 달을 맞아 UNIST가 개최한 ‘2023 과학&정보과학기술(ICT) 콘서트’에서 발표자로 나선 이용훈 총장은 “과기원과 같은 연구중심대학은 개교 20년이 데스밸리(죽음의 계곡)”이라며 “개교 당시 30대 중후반이었던 교수진은 50대 중후반에 접어들고, 최신식이었던 연구장비와 시설도 노후화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UNIST도 5~6년 뒤면 데스밸리 구간에 진입한다”며 “이를 뛰어넘기 위해 첨단 연구분야 육성과 연구성과 확산, 재정 건전성 확보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2009년 개교 이후 탄탄한 교수진과 URRF(UNIST 중앙장비센터) 등의 강점을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해 왔지만, 오는 2027년 세계 100대 대학 진입을 목표로 새로운 혁신을 꾀하고 있다.

2019년 이용훈 총장 취임 이후, 국내 대학 랭킹에서 5~6위 수준으로 높아졌고 지난해 기준 정보분석기업 클래리베이트가 발표하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연구자(HCR)’에 선정된 교수는 총 10명으로 국내 대학 가운데 1위를 기록했다.

현재는 국가와 지역에 기여하는 첨단 연구분야 육성을 위해 지난 2020년 개원한 인공지능대학원을 비롯해 반도체소재부품대학원, 탄소중립대학원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9월엔 의과학대학원 개원도 준비 중이다.

이와 함께 연구동아리와 산업체 인턴, 창업동아리를 통한 실전형 교육과 울산지역의 강점인 자동차·조선분야 기업들과의 산학협력을 통해 지역발전에도 기여하고 있다.

이 총장은 “인건비와 울산시 지원확보를 위해 부실한 학교 재정을 넓히고, 교수와 학생, 직원들과의 소통을 통해 UNIST와 국가, 지역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올해 3월에는 2년 전 최연소 카카오 사외이사로 영입된 박새롬 교수를 UNIST에 합류하며 주목을 받았다.

이 총장 발표 이후에는 이번 행사를 공동 추천한 김성엽 공과대학장이 탄소중립융합원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과학기술 혁신을 통한 탄소중립 실현 노력과 탄소중립실증화연구센터의 성과 등이 소개했다.

또, 심재영 정보바이오융합대학장은 ‘UNIST AI 혁신파크’를 통해 전통 제조업 도시 울산이 첨단 스마트 산업도시로 변모해가고 있다고 전했다.

2021년에 출범한 AI 혁신파크는 기관은 산업체 재직자 교육, 산학협력 연구, 창업지원 사업 등을 통해 부산·울산·경남 지역 135개 기업을 대상으로 229명의 산업현장 AI 전문가를 배출하는 등 산학협력 혁신 허브로 자리매김했다.

이어진 연구시설 탐방에서는 국내 최대 규모 첨단 연구장비를 갖춘 UNIST 중앙기기센터(UCRF)와 지난해 X-프라이즈 세계 아바타 로봇 대회에서 6위의 성적을 거둔 배준범 교수의 바이오 로보틱스·제어 연구실, 백승렬·주경돈 교수의 시각처리·3D 비젼&로보틱스 연구실 등을 둘러봤다.

특히 750억원 이상 장비를 관리 중인 UCRF는 대학원생들이 교육을 받고 스스로 자유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UCRF 운영을 전두지휘하는 신태주 연구지원본부장(반도체 소재·부품대학원 부교수)는 “UNIST 전체에 약 2000억원 이상 장비가 있는데 그중 3분의 1 정도를 UCRF로 관리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적은 비용으로 반도체에서 자동차 분야의 기술 애로사항을 해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례로 삼기산업은 자동차 엔진부품 가드부식과 도막 불량 관련 기술을 해결함으로써 연매출 10%를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으며, 카프로의 경우 촉매 생산성 저하 현상을 해결해 연간 22억원 이상의 원가 절감 효과를 낼 수 있었다.

신 교수는 “지난해만 울산 29개 기관을 비롯해 전국 207개 기관이 UCRF의 장비를 활용했으며, 건수로만 10만건 이상이 넘는다”며 “다만 장비가 노후화되면서 교체를 하거나 신규로 좋은 장비를 도입하기 위해 예산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울산=백지영
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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