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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로밍요금제 압박…해외보다 비쌀까? [IT클로즈업]

강소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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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강소현 기자] 정부가 5G 요금제에 이어 로밍 요금제도 손볼지 이목이 집중됩니다. 소비자를 중심으로 “로밍 요금이 비싸다”는 불만이 잇따르는 데다, 정부도 가계 통신비 부담 완화를 위해 통신사를 계속 압박하고 있는 상황에서 로밍 요금제 검토는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오는데요. 반면 사업자들은 로밍 요금제 인하가 말처럼 쉽지 않다는 입장입니다.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해외 사업자의 협의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로밍 요금이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있었다”라며 로밍 요금제를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해외에서 음성통화·문자·데이터 등 이동전화서비스를 이용하는 방식은 다양합니다.

데이터융복합·소비자리서치 전문 연구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향후 1년 이내 해외 방문 계획자를 대상으로 현지에서의 휴대폰 데이터 이용 방법을 물어본 결과, 로밍 방식이 36.1%로 가장 많았으며, 현지에서 유심을 구입하겠다는 이용자(33.8%)와 포켓와이파이를 사용하겠다는 이용자(22.3%)가 그 뒤를 이었습니다.

하지만 로밍은 유심·포켓와이파이와 비교해 가격이 비싼 편인데요. 컨슈머인사이트 관계자는 “로밍 이용률이 늘었음에도 불구, ‘요금폭탄’에 대한 우려 때문에 모처럼 맞이한 로밍의 상승세가 일시적 현상에 그칠 수 있다”라며 향후 통신사의 대응 전략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해외와 비교해서도 국내 로밍 요금은 실제 비싼 편일까요.

먼저, SK텔레콤은 ▲원패스 300 기본형(일 9900원, 데이터 300MB) ▲원패스 500 기본형(일 1만6500원, 데이터 500MB) ▲ 원패스 VIP 기본형(일 1만9000원, 데이터 5GB 소진 후 최대 400kbps 속도로 계속 사용)으로 로밍 요금제를 구성, 모든 요금제에서 음성·문자를 기본제공 합니다.

KT의 로밍 요금제는 ▲하루종일ON(일 1만1000원, 데이터 400MB 소진 후 최대 400kbps 속도로 계속 사용) ▲하루종일ON 플러스(일 1만3000원, 데이터 800MB 소진 후 최대 1Mbps 속도로 계속 사용) ▲하루종일ON 프리미엄(일 1만5000원, 데이터 5GB 소진 후 최대 400kbps 속도로 계속 사용, 음성 기본제공)로, 모든 요금제에서 기본제공 데이터 소진 후에도 데이터 이용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 특징입니다.

LG유플러스는 ▲하루 데이터로밍(일 1만1000원, 데이터 300MB) ▲하루 데이터로밍 플러스 (일 1만3200원, 데이터 500MB) ▲제로 프리미엄(일 1만3200원, 데이터 4GB 소진 후 최대 400kbps 속도로 계속 사용, 음성 기본제공) 등의 로밍 요금제를 두고 있습니다.

즉 300MB 데이터 제공 기준 1만원 초반대 요금제로, 해외보다 약간 비싼 수준입니다. 예컨대 미국의 경우 버라이즌은 ‘Travel Pass’라는 서비스를 통해 일 10달러(약 1만3000원)를 내면 2GB를, T모바일은 일 5달러(약 6700원)에 500MB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데이터를 소진하더라도 속도제어 형태로 데이터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비싸다고만 볼 순 없다는 게 사업자들의 입장입니다. 게다가 여행 시즌에 맞춰 다양한 할인 혜택도 제공하고 있다는 주장인데요.

특히, 사업자들은 로밍 요금제의 마진이 크지 않다고 호소합니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로밍 요금은 로밍 도매대가와 사업자 마진을 고려해 산정됩니다. 국내 통신사가 해외 통신사에 도매대가를 내고 통신망을 임대하는 방식인데요.

즉, 개별 사업자의 협상력에 따라 도매대가가 낮아질수록 사업자들은 더 저렴한 요금제를 출시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하지만 로밍 도매비용은 미지의 영역으로, 실제 통신사가 마진을 얼마나 남기고 있는 가에 대해선 의견이 갈립니다.

정부는 당장은 아니더라도, 로밍 요금제에 대해 차차 살펴보겠다는 입장입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는 “도매대가라는 게 상대국 통신사업자와의 협상에 따라 결정되는 데다 요즘은 로밍 말고도 유심 등 대체제가 많은 상황”이라면서도 “로밍 요금제에서 통신사의 이윤이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인지 장기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다”고 전했습니다.

강소현
ksh@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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