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10명 중 6명은 '국산 냉장 우유' 음용… 품질보다 '보관 편리성' 따져
[디지털데일리 양원모 기자]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가 최근 ‘수입 유제품의 소비 확산에 따른 전략적 대응방안 모색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2022년 8월부터 12월까지 한양대학교 에리카 산학협력단이 진행했다.
조사에 따르면 2022년 국산 냉장 우유의 음용 비중은 약 61%로 나타났다. 수입산 멸균우유를 음용한다고 답한 비중은 약 7%로 낮았다.
두 제품은 음용 목적과 방식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국산 냉장우유는 우유 본연의 건강 성분을 그대로 섭취하기 위해 그냥 음용하는 경우가 많고, 수입산 멸균우유는 요리나 라떼 등을 만들 때 사용하는 경우가 잦다는 의견을 보였다. 또 응답자 상당수가 국산 냉장우유가 맛, 원유의 질, 신선함 등 품질 전반에 대해 수입산 멸균우유보다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우유 구매 시 고려 요소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63% 우유 및 유제품의 품질이 중요하다고 인식하지만, 실제 구매 시에는 보관의 편리성 등을 더 크게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각과 실제 행동 사이에 차이를 보인 것이다.
반면 소비자들은 수입산 멸균우유를 선택할 때는 ‘자연 방목으로 사육한 젖소에서 나온 우유라 품질이 좋을 것’이라는 신뢰감으로 선택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수입산 멸균우유 구매 시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는 원유의 원산지(제조국) 47.3%, 유통기한 40.7%, 맛 36.8%, 가격 35.2%, 원유 함량 32.4%, 생산 환경 정보 26.9%, 유지방 함량 19.2%, 제조 과정에 대한 정보가 15.9%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기혼 여성이 원산지를 많이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스위스, 네덜란드, 호주 등 뿐만 아니라 폴란드도 믿을 수 있다고 인식하는 경향을 보였다. 청정 자연, 자연방목 목초지 등이 떠오르는 국가의 이미지에 영향을 받은 것이라는 분석이다.
연구를 이끈 한양대 이형석 교수는 “소비자들이 막연하게 가지고 있는 ‘젖소의 사육환경 측면에서 다른 나라에 비해 부족하다’는 선입견을 불식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동물 윤리에 부합하는 환경에서 사육하고, 선진화된 시스템에서 원유를 생산하며, 위생적인 공정을 통해 제조, 유통되는 점을 알려 소비자들에게 국산 우유가 세계 최고수준의 품질을 갖춘 제품이라는 점을 어필해야 된다”고 제안했다.
우유의 품질을 알기 위해서는 영양성분이 어떠한지 살펴보는 것은 물론 원유 등급을 따져봐야 한다. 원유 등급은 체세포수와 세균수에 의해 결정되는데, 이는 젖소의 사육환경과 건강 상태를 알 수 있는 지표가 된다. 스트레스가 없고 건강한 젖소일수록 체세포수가 적고, 깨끗한 환경에서 관리될수록 세균수가 적다.
국산 우유는 대표적인 낙농선진국인 덴마크와 동일하게 체세포수 20만개 미만/ml, 세균수 3만개 미만/ml을 1등급 원유의 기준으로 관리한다. 이는 다른 낙농 선진국에 비해서도 높은 수준이다.
미국은 별도의 등급 규정이 없으며 체세포수 75만 개/ml, 세균수 10만 개/ml 이상이면 우유 생산이 불가능하다. 프랑스는 체세포수 20만 개 이하/ml, 세균 수 5만 개 미만/ml으로 정하고 있으며, 독일과 뉴질랜드는 체세포수 기준을 40만 개 이하/ml로 두고 있다. 이런 원유 등급은 국산 우유는 제품에서 확인할 수 있으나, 대부분 수입산 멸균우유는 제품에 원유 등급을 표기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는 “소비자들이 막연하게 갖고 있는 국산 젖소 사육 환경에 대한 불신을 줄이고, 자부심을 갖고 국산 우유를 소비할 수 있도록 올바른 정보제공 및 홍보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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