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한때 1위 포털 ‘다음’, 카카오 CIC로 분리한 까닭은?
[디지털데일리 이나연 기자] 카카오가 포털 다음(Daum)을 사내독립기업(CIC)으로 분리한다. 양사가 합병해 ‘다음카카오’라는 통합법인이 출범한 이후 1년 만인 2015년, 사명에서 ‘다음’을 뺀 이후 8년 만의 변화다. 한때 국내 1위 포털 사업자였던 다음은 이제 카카오 CIC로 홀로서기를 해야 한다.
카카오가 이런 선택을 한 것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과 비교해 55%나 하락한 상황에서 실적 반등을 위한 적극적인 움직임이 필요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영향력이 낮은 사업은 과감히 정리하고 카카오톡 기능 개편 등 핵심 사업에 더 집중하려는 전략이다.
카카오는 포털 다음 사업을 담당하는 CIC를 오는 15일에 설립한다고 4일 밝혔다. 다음 CIC 대표는 황유지 현 다음사업부문장이 맡는다. 황유지 대표 내정자는 네이버를 거쳐 카카오 서비스플랫폼실장을 지낸 바 있다. 카카오는 조만간 임직원을 대상으로 공개간담회를 열고 CIC 운영 계획을 발표할 방침이다.
카카오가 다음을 CIC로 분리하려는 이유는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다음이 가진 영향력이 점점 미미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포털 시장에서 이미 다음은 네이버와 큰 격차가 벌어진 만큼, 대표 사업인 메신저앱 카카오톡에서 경쟁력을 강화하는 게 카카오로서도 유리하다.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1세대 인터넷 기업인 다음은 네이버와 양대 검색 포털로 손꼽히는 플랫폼이었다. 한메일과 다음카페를 앞세워 국내 1위 포털 사업자로서 누렸던 과거의 영광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실제 올해 1분기 실적에서 포털비즈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27%, 전분기대비 15% 감소한 836억원으로 나타났다. 카카오 관계자는 “지난해와 비교해 다음 포털 검색 횟수(QC) 포함 이용자 지표가 하락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NHN데이터 ‘다이티 블로그’ 조사 결과에서도 지난해 말 기준 다음 검색엔진 유입률은 5.4%에 그친다. 국내 검색엔진 시장에서 독보적인 1위를 지키고 있는 네이버가 62.8%, 뒤이어 매년 성장세를 보이는 구글이 31.4%를 기록한 데 비해 저조한 수치다.
이날 진행한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카카오는 올해 사업적으로 ‘선택과 집중’을 하겠다는 결심을 강조하기도 했다.
배재현 카카오 공동체 투자총괄 대표는 “현재 카카오와 카카오 공동체 전체적으로 비용을 보다 효율적으로 집행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일부 경쟁력이 낮다고 생각되는 사업들은 정리를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를 통해 손익이 일부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는 게 카카오 생각이다.
한편, 오는 15일 다음 CIC가 설립되면 다음은 별도 대표를 두고 인사와 복지, 재무 등 경영 전반을 독립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 지난해 8월에도 카카오는 커머스 사업 특성에 맞는 경영 제반을 갖추기 위해 커머스 CIC를 설립했다.
CIC로 새 출발 하는 다음은 향후 검색과 미디어, 커뮤니티 서비스 등 핵심 사업을 중심으로 도약 발판을 마련할 계획이다. 급변하는 트렌드에 맞춰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신규 서비스도 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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