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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국 코인 사태’ 눈치 살피는 게임업계…“관련 사업 위축 우려”

오병훈

[디지털데일리 오병훈 기자] 국내 게임사가 진행하는 블록체인 게임 사업에 빨간불이 켜졌다. 정계에서 불거진 김남국 의원(더불어민주당) 코인 사태가 플레이투언(Play-to-Earn, 이하 P2E) 게임 규제 완화 로비 의혹까지 번진 탓이다. 게임 업계 에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P2E 게임 규제가 강화되는 등 블록체인 게임 관련 사업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 목소리가 나온다.

16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블록체인 게임 사업을 전개 중인 게임사들은 최근 발생한 김 의원 코인 사태와 관련해 다양한 대응책을 모색 중에 있다. 김 의원과 연관 가능성이 제기된 위메이드는 관련 사실을 일체 부인함과 동시에 허위 사실을 유포하는 주체에 대한 법적 조치를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넷마블 또한 단호한 공식 입장문을 내며 해당 사태와 선 긋기에 나섰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이미 국내에서는 블록체인 게임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은 것은 물론, 법적으로도 P2E 게임 서비스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추가적인 규제안이 등장하게 되면 관련 사업이 더욱 위축될 수 있다”며 “관련 기업들은 상황을 심각하게 인지하고 조심스럽게 지켜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게임 업계 덮친 김남국 코인 사태 ‘왜?’…위메이드 “법적 조치 불사”=김 의원 코인 사태는 지난 5일 김 의원이 위메이드가 발행한 가상자산 ‘위믹스’ 코인을 60억원어치 보유하고 있다는 조선일보 최초보도에 의해 시작됐다. 이후 김남국 의원이 넷마블 자회사 마브렉스에서 발행하는 ‘엠비엑스(MBX)’를 통해서도 수익을 냈다는 보도가 이어지자, 해당 사태 초점은 점차 게임 업계로 옮겨지기 시작했다. 위믹스와 MBX 모두 게임 플랫폼 내에서 획득·통용될 수 있는 가상자산이다.

지난 10일에는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이 국내 몇몇 게임사가 P2E 게임 규제 완화를 추진하는 것을 대가로 김 의원을 비롯한 국회의원들에게 가상자산 관련 정보를 넘겼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국회에서도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가상자산 태스크포스(TF)를 꾸려 김 의원 가상자산 보유 의혹 및 게임 업계 입법 로비 논란을 조사하겠다고 나서면서 사태는 게임 업계 전반으로 일파만파 번지고 있는 실정이다.

사태 심각성을 인지한 일부 게임 업계는 적극적으로 해명에 나선 모습이다. 위메이드는 지난 11일 김 의원과 회사는 일체 관계가 없으며, 입법 로비 논란과 관련해서도 전면 부인했다. 이어 지난 15일에는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가 직접 입장을 표명하며 허위 사실 유포에 대한 법적 조치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추가로 전했다.

장 대표는 이날 언론에 보낸 메일을 통해 “위메이드가 국회의원에게 위믹스를 불법적으로 지원하거나, 투자 관련 내부 정보를 제공했다는 취지 보도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위메이드는 가짜 뉴스를 생산 및 유포하는 행위에 엄정하게 대처하고, 민형사상 모든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넷마블 자회사 마브렉스 또한 지난 12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해당 의혹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며 일축했다. 마브렉스는 “MBX와 관련된 최근 언론보도에 대해 김남국 의원을 포함해 어느 누구에게도 사전 정보를 제공한 사실이 일체 없다”고 설명했다.

◆다른 게임사는?…컴투스 그룹 “묵묵한 전진” 엔씨 “시기상조”=이번 사태에서 직접적으로 언급되지는 않았으나, 블록체인 게임 사업을 전면에 내세운 컴투스 그룹은 현 상황과 별개로 묵묵히 성과 내기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지난 11일 컴투스홀딩스는 올해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자체 개발한 블록체인 메인넷 ‘엑스플라(XPAL)’ 및 게이밍 플랫폼 ‘하이브(Hive)’를 주력 캐시카우로 꼽으며 강조했다. 엑스플라는 게임 콘텐츠를 비롯한 다양한 콘텐츠를 가상자산과 연계해주는 블록체인 플랫폼이다. 하이브는 다양한 외부 게임 회사들에게 웹2 및 웹3 게임을 아우르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김동수 컴투스홀딩스 IR실장은 “올해는 블록체인 메인넷 엑스플라를 통한 블록체인 사업 강화 및 게이밍 플랫폼 하이브 생태계 강화를 통해 성장과 이익 창출을 실현하는 전환의 한해를 맞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엔씨소프트(이하 엔씨)는 블록체인 사업과 관련해 보수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가상자산 ‘수이(SUI)’로 이름을 알린 미국 블록체인 회사 미스틴랩에 투자를 진행했으나, 본격적인 블록체인 사업 전개는 시기상조라는 설명이다.

홍원준 엔씨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10일 열린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엔씨는 블록체인 기술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전반적인 측면에서 시장 환경과 기술 변화를 면밀하게 보고 모니터링하고 따라가는 상황”이라며 “블록체인 기술이 게이머들에게 어떤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생각 자체엔 변함없다”고 발언했다.

이어 “P2E가 아닌 방식으로 게임에 결합하는 과정에는 여러 고려 사항이 많다. 제일 중요한 것은 게임 내 경제 생태계와 밸런스에 미치는 영향이 중요하다”며 “현재 굉장히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는 상황이다 보니 그런 부분에 확신을 갖기 전까지는 대외적으로 블록체인을 게임에 적용하는 건 당장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오병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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