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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車 가격, 수입차보다 가파른 상승… 무슨 이유? 알아 보니

박기록

- 국산차 가격, 작년 평균 4750만원으로 2년 전보다 20.1% 상승… 프리미엄 '제니시스' 판매 호조때문

- 수입차 인상폭 12.6% , 국산차가 가격 상승 주도

- 벤츠, 구입가격 9488만원 최고…BMW∙아우디∙제네시스 순

[디지털데일리 박기록 기자] 국내 소비자의 자동차 평균 구입가격이 작년 4750만원으로 2년 전보다 20.1% 상승했지만 제조∙딜러사나 영업사원이 제공하는 할인∙혜택은 오히려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국내 자동차 판매 조건 결정의 주도권이 공급자 중심으로 기울어진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소비자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2022년 '연례 자동차 기획조사'에서 지난 1년간(2021년 7월~2022년 6월) 새 차를 구입한 고객을 대상으로 그 차를 얼마에 구입했는지, 받은 할인∙혜택 규모는 얼마인지 묻고 국산과 수입 브랜드별로 비교한 결과에 따르면 이같은 공급자 주도 현상이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 대상자는 최근 1년 이내 자동차 구입 과정에 적극 참여해 의사결정을 주도한 신차 구입자 6477명(국산차 5292명, 수입차 1185명)이다.

분석 대상 수입차 브랜드는 공식 수입업체의 공식 영업소에서 판매한 차로 제한했으며, 사례수 30 미만 브랜드는 '소표본'으로 판단해 결과를 제시하지 않았다.

다만 컨슈머인사이트는 이번 분석의 자동차 구입 시기(2021년 7월~2022년 6월)는 코로나 팬데믹, 차량용 반도체 품귀,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자동차 출고가 원활치 않았던 때로 일반적 상황과 다소 거리가 있을 수 있다고 전제했다.

◆국산차 가격 인상폭, 수입차보다 가팔랐다

컨슈머인사이트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국내에서 판매되는 국산차의 평균가격은 4075만원, 수입차 7688만원으로 나타나 수입차가 국산의 1.9배 정도 비싼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국산차의 가격은 지난 2020년에 비해 20.6% 올라 같은 기간 12.6% 비싸진 수입차보다 상승폭이 컸다.

앞서 2014년 이후 추이를 보면 디젤게이트 직후인 2016년 수입차 구입가격이 소폭 하락한 것을 제외하고는 국산, 수입 모두 꾸준히 올랐다는 분석이다.

지난 8년간 국산차 상승률(50.9%)이 수입차 상승률(35.9%)의 1.4배로 분석됐다. 따라서 최근 2년간의 이같은 급격한 국산차 가격의 상승은 과거의 2배 수준이다.

이같은 국산차 구입 가격의 이례적 상승의 이유는 최근 2년간 판매가 급증한 제네시스의 영향이 컸기 떄문으로 분석됐다.

◆ 잘팔린 '제네시스'가 국산차 평균 가격 높여

2022년 기준 구입가격이 가장 높은 브랜드는 벤츠로 평균 9448만원이었다. 이어서 BMW(7958만원), 아우디(7738만원), 제네시스(7334만원), 볼보(6651만원), 렉서스(6616만원), 테슬라(6572만원) 순으로 집계됐다.

고가 브랜드인 포르쉐는 평균 1억7570만원으로 벤츠의 1.9배에 달했으나 사례수 부족으로 비교 대상에서 제외했다. 일반 브랜드 중에는 혼다가 5383만원으로 제일 높았고 토요타, 미니, 폭스바겐은 4000만원대였으며, 제네시스를 제외한 국산은 모두 3000만원대였다.

판매량 3위이자 현대차 가격의 2배인 제네시스로 인해 국산 평균가격(4075만원)이 급상승했음을 알 수 있다는 설명이다.

◆ '할인∙혜택'은 수입차가 국산차의 3배 이상

한편 보고서에 따르면, 차량 구입 과정에 회사나 영업사원에게 받은 할인이나 혜택(사은품, 정비쿠폰, 기프트카드 등)은 역대 최저 수준으로 축소됐다.

지난해 ‘할인∙혜택 환산’ 금액은 평균 114만원(국산 81만원, 수입 251만원)으로 수입차가 국산차의 3배 이상이었다.

2020년의 151만원(국산 98만원, 수입 390만원)과 비교하면 평균 37만원(국산 17만원, 수입 139만원) 줄었다. 할인∙혜택률도 2020년 3.8%(국산 2.9%, 수입 5.7%)에서 지난해 2.4%(국산 2.0%, 수입 3.3%)로 감소했다. 제조∙딜러사의 인심이 그만큼 박해진 것이다.

브랜드별로 아우디(410만원, 5.3%)와 BMW(391만원, 4.9%)의 할인∙혜택 금액과 비율이 모두 뚜렷하게 높았다.

반면 테슬라는 높은 차량 가격에 비해 할인∙혜택 금액(79만원)과 할인∙혜택률(1.2%) 모두 가장 낮았다. 온라인 판매와 ‘노(No)할인’ 영업 정책의 영향이다.

컨슈머인사이트는 "이런 현상은 원자재가 상승과 인플레이션, 코로나 기간 나타난 한풀이 소비 풍조, 대형∙고급차 선호 추세와 무관치 않다"고 분석하고 "여기에 시기적으로 차량용 반도체 품귀와 출고 지연으로 제조사 입김이 세진 결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이 이런 상황에 힘입어 지난해 사상 최대의 실적을 거뒀지만 본질적인 경쟁력이라기보다는 시장 상황의 긍정적 변화에 따른 일시적 호황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기록
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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