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사파이어2023] SAP가 제시한 화두, ‘생성형 AI·지속가능성·공급망’

올랜도(미국)=이종현 기자
16일 올랜도 오렌지카운티 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SAP 사파이어 2023서 기조연설 중인 크리스찬 클라인 CEO
16일 올랜도 오렌지카운티 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SAP 사파이어 2023서 기조연설 중인 크리스찬 클라인 CEO

[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SW) 기업 SAP의 연례행사 ‘사파이어2023’가 개막했다.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16일부터 17일까지 이틀간 진행된다. 탄소 발자국을 줄이는 지속가능성 및 공급망 탄력성 등 SAP 솔루션과 여기에 녹아드는 인공지능(AI) 등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기술에 대한 청사진이 소개된다.

크리스찬 클라인(Christian Clein) SAP 최고경영자(CEO)는 “지정학적 갈등, 제품 및 기술 부족, 규제 환경 변화, 핵심 기술 부족 등 기업은 여러 어려움을 마주하고 이를 타개하기 위해 SAP 솔루션을 채택하고 있다”며 “SAP는 수십년간 쌓아온 산업 및 프로세스 전문 지식을 기반으로 오랜 기간 개발해 온 혁신 솔루션을 이번 행사에서 공개한다”고 말했다.

사파이어2023에서 특히 강조된 기술은 AI다. SAP는 고객 참여 개인화, 조달 생산성 향상, 핵심 인력 탐색, 개발 및 조직 역량 확대 등에 주안점을 둔 자사 비즈니스 AI의 최신 개발 내용을 공유한다.

이에 더해 최근 연이은 AI 서비스 출시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협력도 발표했다. MS의 생산성 애플리케이션(앱)의 AI 비서 ‘코파일럿(Copilot)’, 그리고 코파일럿이 적용된 직원경험 플랫폼 ‘비바(Viva)’ 등과 SAP의 인적자본관리(HCM) 솔루션 ‘석세스팩터스’가 연동된다.

양사 협력을 계기로 인사 담당자는 석세스팩터스 및 ‘마이크로소프트 365(이하 M365)’를 통합해 MS 워드에서 코파일럿을 활용해 추가 콘텐츠를 생성하는 등 업무의 부담을 덜 수 있다. SAP는 ‘애저 오픈AI 서비스’의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를 활용해 지원자의 이력서, 직무설명 및 유사 직무를 기반으로 면접관에게 추천 질문을 제시할 수도 있다.

16일 올랜도서 진행되는 SAP 사파이어 2023 기조연설 전경
16일 올랜도서 진행되는 SAP 사파이어 2023 기조연설 전경

이에 더해 석세스팩터스와 코파일럿 인 비바 러닝(Copilot in Viva Learning)을 통합해 경력 및 개발 목표에 부합하는 개인화된 학습 콘텐츠도 추천할 수 있게 됐다. 학습이 완료되면 SAP 석세스팩터스 성장 포트폴리오가 자동으로 업데이트된다. SAP는 올 하반기 내 자동화된 관리자 설정을 업데이트한다는 방침이다.

MS와 SAP의 협력은 생성 AI 기술이 엔터프라이즈 솔루션 영역에 녹아드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예다. 오픈AI의 GPT-4를 기반으로 하는 MS 코파일럿과 개인화, 조달 생산성 향상, 조직 내 핵심 인력 탐색 및 개발을 지원하는 SAP 비즈니스 AI의 연동으로 보다 편리하게, 정확한 통찰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클라인 CEO는 “수년 동안 MS와 SAP는 고객의 변혁 여정을 앞으로 밀어붙이는 데 도움이 됐다”며 “SAP는 오랫동안 AI를 우리의 솔루션에 내장시켜 왔으며, 생성 AI가 우리 산업과 고객에게 펼칠 기회에 대해 매우 흥분하고 있다. 오늘의 발표는 우리가 비즈니스에 생성 AI의 힘을 어떻게 가져가는지의 한 예”라고 피력했다.

최근 SAP가 강조해온 지속가능성 역시 사파이어의 핵심 주제 중 하나로 제시됐다. 전사적자원관리(Enterprise Resource Planning, 이하 ERP) 분야 세계 1위 기업인 SAP는 기업이 관리하는 전통적인 자원(Resource), 재무, 물류, 생산, 영업 및 마케팅 등에서 한발 나아가 ‘탄소(Carbon)’까지 아우르도록 하는 확장된 개념을 강조했다.

이는 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산업계 탄소배출을 규제하는 움직임이 활발해진 데 대응하는 조치다. 재무 데이터와 같이 감사 가능하고 신뢰할 수 있는 탄소 배출량 회계 시스템 구축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 SAP가 던지는 메시지다.

SAP는 기업의 탄소 배출량 추정치에서 실제 데이터로 전환하는 친환경 장부를 통해 매출 및 수익만큼이나 높은 가시성, 정확성, 신뢰성을 바탕으로 친환경 부문 지표를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강조했다.

사파이어에서는 기업, 가치사슬 및 제품 등 모든 수준에서 탄소 배출량을 계산·관리하는 ‘SAP 지속가능성 발자국 관리(SAP Sustainability Footprint Management)’의 신규 업데이트도 공개됐다. 또 표준화된 지속가능성 데이터를 파트너 및 공급업체와 교환할 수 있는 SAP 지속가능성 데이터 교환(SAP Sustainability Data Exchange)도 새롭게 공개했다.

코로나19 확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지속하고 있는 공급망(Suppy Chain)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도 사파이어2023의 주요 주제 중 하나다. SAP는 통해 판매·운영계획부터 예측, 공급, 보충, 재고 등 공급망 사이클 전반을 관리할 수 있게 돕는다.

SAP의 공급망 포트폴리오 중 하나인 ‘비즈니스 네트워크’의 경우 연간 4조5000억달러의 거래가 이뤄지는 기업(B2B) 협업 플랫폼이 됐다. SAP 고유의 산업 전문성과 네트워크 공급망의 이점을 결합함으로써 소비재, 첨단기술, 제조, 생명과학 분야의 고객이 공급망 회복탄력성을 높일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SAP의 설명이다.

왼쪽부터 SAP 위르겐 뮬러 CTO, 크리스찬 클라인 CEO.
왼쪽부터 SAP 위르겐 뮬러 CTO, 크리스찬 클라인 CEO.

구글클라우드와의 파트너십 등 개방형 데이터에 대한 비전도 공유했다. 이번 파트너십으로 SAP는 자사 데이터 플랫폼 ‘데이터스피어’와 구글의 데이터 클라우드를 활용해 종단간 데이터 클라우드를 구축할 수 있도록 하는 데이터 오퍼링을 선보였다.

이밖에 데이터 및 분석, AI, 애플리케이션(앱) 개발, 자동화 등을 단일 클라우드 환경에서 제공하는 SAP 비즈네스 테크놀로지 플랫폼(이하 BTP) 전반의 업데이트도 소개했다. 수시간 내에 중요한 프로세스 인사이트를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SAP 시그나비오’, 온프레미스 및 클라우드의 정보기술(IT) 시스템을 아우르는 프로세스를 통합하는 ‘SAP 통합 스위트’, 새로운 이벤트 통합 기능을 추가한 로우코드(Low-Code) 제품 ‘SAP 빌드’ 등이다.

클라인 CEO는 “높은 산을 오르려면 강력한 팀이 필요하다. 비즈니스와 IT, SAP가 한 팀이 되면 어떤 산이건 정복할 수 있다”며 “SAP는 모듈식 클라우드 ERP와 비즈니스 기술 플랫폼(BTP)로 모든 분야를 연결한다. 클라우드로 표준화하는 것이야말로 민첩한 대응의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올랜도(미국)=이종현 기자
bell@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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