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파운드리 반등 기반은 레거시…中발 4나노·14나노 수혜 온다 [소부장반차장]
[디지털데일리 고성현 기자] 빅테크 수주 확보 실패로 가동률 회복에 어려움을 겪던 삼성 파운드리가 성숙(Legacy) 공정을 바탕으로 가동률을 회복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파운드리 1위 기업인 대만 TSMC가 미중갈등에 따라 중국 기업의 인공지능(AI)칩 제조에 난색을 표했고, 이들 기업이 대안으로 삼성 파운드리를 찾으면서 반사이익을 볼 수 있어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는 중국 팹리스와 인공지능(AI)칩 등 주문형반도체(ASIC) 제조를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삼성 파운드리의 주력 공정인 4나노미터(㎚, SF4)를 비롯해 8나노, 14나노 등에서 칩을 제작하기 위한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삼성전자는 최선단 공정인 2나노, 3나노 테스트 및 수율 안정화와 함께 성숙 공정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TSMC를 추격하기 위한 기술 개발은 지속하는 한편, 주력 양산 공정으로 확보된 성숙 단계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반도체 설계자산(IP)에 대한 확보를 비롯해 디자인솔루션파트너(DSP)의 활용도를 높였고, 작년 말 조직개편을 통해 조직을 간소화하는 등 쇄신에 나선 상황이다.
삼성 파운드리는 지난 2022년 엑시노스 2022의 발열·이슈 발생 이후 퀄컴 등 주요 고객사 수주를 확보하지 못하며 TSMC와의 점유율 격차가 크게 벌어진 바 있다. 특히 같은해 양산을 시작했던 3나노 공정이 2세대에 접어든 이후 수율 안정화가 지연되면서 관련 고객 확보에서도 고배를 마시게 됐다. 이에 따라 삼성 파운드리의 점유율은 트렌드포스 집계 기준 2022년 15% 수준에서 지난해 3분기 9.3%로 하향 추세에 접어들었다. 그 사이 TSMC는 절반에 달하는 점유율에서 64.9%까지 치솟으며 독주 체제를 더욱 확고히 굳힌 상태다.
특히 인공지능(AI)이 반도체 업계의 핵심이 된 이후부터는 TSMC의 영향력이 더욱 막대해졌다. 데이터 처리량이 많은 AI용 칩을 제조하기 위해서는 트랜지스터 선폭을 최소화한 전공정 역량과 이를 효율적으로 패키지화하는 후공정 역량이 필수로 꼽히는데, 두 부문에서 TSMC가 압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던 탓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삼성 파운드리도 전략을 바꿔 TSMC 이탈이 예상되는 분야로의 확장을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TSMC로의 첨단 칩 수요가 집중돼 우선순위가 밀린 업체들의 수요를 확보하는 계획을 세운 것이다. 과거에는 최선단 공정에 한해서만 이같은 전략을 구사해왔으나, 최근에는 AI로 수요가 다양해지는 만큼 활용할 수 있는 공정을 전부 활용하기로 목표를 바꿨다는 의미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과거 삼성 파운드리는 첨단 칩에 필요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나 시스템온칩(SoC)의 설계자산(IP)만을 포팅하는 등 집중하는 모습이었으나, 최근에는 레거시 영역으로도 IP 포팅을 늘리고 애플리케이션을 갖춰두는 등 영역 확장에 나선 상태"라고 진단했다.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이후 미중 무역 갈등이 심화될 우려가 생긴 점도 반사이익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이 대중 반도체 제재 범위를 넓혀가면서 TSMC가 중국 AI칩에 대한 제조 비중을 낮추기 시작했고, 이에 따라 회색지대에 위치한 삼성전자를 찾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이어진 중국 업체로의 영업 활동에 대한 결과가 올해 본격화돼 레거시 부문에서의 수주가 활발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잇따르고 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SMIC가 화웨이 AP에 대한 7나노 공정을 상용화한 바 있지만, 기술 성숙도나 성능을 고려했을 때 삼성 파운드리 외에는 선택지가 없다"며 "현재 삼성전자가 공식적으로 중국에 대한 수출 제한을 두지 않은 만큼 이를 잘 활용하는 것이 파운드리 사업을 확대할 핵심 요소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내년 상용화될 최선단 공정인 2나노에서도 소기의 성과를 올릴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외신 등에 따르면 TSMC가 2나노 공정 웨이퍼 가격으로 장당 최고 3만달러(약 4400만원)를 책정했으며, 높은 가격 책정에 따라 비교적 저렴한 삼성 파운드리를 활용할 수도 있다는 소식이 나오고 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이러한 잠재수요를 확보하기 위한 전제 조건으로 차기 엑시노스의 안정적인 생산을 꼽았다. 삼성 파운드리가 자체 칩인 엑시노스 양산을 안정화의 키로 활용해온 만큼, 이 칩 생산에서의 성과를 거둬야만 빅테크 등 수주를 위한 신뢰도를 회복할 수 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공개한 3나노 AP칩 '엑시노스 2500'을 갤럭시Z 플립7에 탑재해 3나노 2세대(SF3) 공정을 안착시키는 한편, 2나노 칩 '엑시노스 2600(가명)'을 올해 개발해 내년 갤럭시S26 시리즈에 탑재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와 함께 2나노 공정 양산성 확보를 위한 절차도 밟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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