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日 파운드리 라피더스도 2nm 구축…엔비디아 구애 '삼파전' [소부장반차장]

배태용 기자

세미콘 재팬 2024 라피더스 부스. [ⓒ라피더스]

[디지털데일리 배태용 기자]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이 2나노미터(㎚) 공정을 둘러싼 치열한 경쟁 구도로 재편되고 있다. 차세대 고성능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대만, 한국, 미국의 주요 업체들뿐만 아니라 일본까지 2나노 공정 시장에 합류하며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 2나노 수요 해마다 증가…파운드리 준비 한창 = 23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차세대 파운드리 공정 2나노미터 수요가 해마다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생성형 AI와 자율주행 기술의 확산으로 고성능·고효율 반도체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데이터센터와 AI 가속기,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등 전력 효율성과 연산 성능이 중요한 분야에서 2나노 공정의 채택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2나노 공정이 전체 파운드리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25년 2.8%에서 2026년 10.3%, 2027년 12.7%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2027년 공정 비중이 3나노(19.1%), 5·4나노(15.1%)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수준에 해당한다.

늘어날 수요를 대비, 현재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을 주도하는 업체들은 2나노 공정을 중심으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TSMC는 2나노 공정에서 가장 앞서 있는 업체로 평가받고 있다. TSMC는 내년 하반기부터 대만 신주 과학단지에서 2나노 공정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특히 2나노 공정은 TSMC가 처음으로 GAA(Gate-All-Around) 기술을 도입하는 공정으로, 기존 핀펫(FinFET) 기술을 대체해 전력 효율성과 성능을 대폭 향상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GAA는 채널을 전 방향에서 감싸는 구조로, 전류 누설을 최소화하고 소자의 밀도를 높일 수 있는 혁신적 기술이다. 이를 통해 TSMC는 전력 효율성을 기존 3나노 대비 10~15% 개선하며, 애플, 엔비디아, 퀄컴 등 주요 고객사들의 대규모 주문을 이미 확보한 상태로 전해 진다.

삼성전자는 올해 평택 P3 라인에서 2나노 공정 양산을 위한 준비를 완료하고, 2025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나노 공정에서 차세대 GAA 기술을 고도화해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 반도체 설계부터 생산까지 원스톱 솔루션을 제공하며, 주요 고객사들과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TSMC. [ⓒ연합뉴스]


◆ 1나노 직행 인텔…그 자리엔 日 라피더스가 = 인텔은 최근 2나노 공정인 Intel 20A를 건너뛰고, 1.8나노 공정인 Intel 18A로 바로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는 RibbonFET 기술과 PowerVia 전력 공급 기술을 최적화하여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Intel 18A 공정은 2024년 하반기에서 2025년 초 양산을 목표로 개발이 진행 중이다.

특히, 인텔은 파운드리 서비스(IFS)를 통해 외부 고객사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애플,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를 대상으로 TSMC와 삼성전자를 견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를 통해 파운드리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며 차세대 공정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전략이다.

나노 경쟁은 기존 TSMC와 삼성전자가 주도하던 구도에서 인텔이 2나노 대신 1.8나노 공정으로 직행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그 빈자리에는 일본 파운드리 기업 라피더스(Rapidus)가 합류, 삼파전 양상이 그려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라피더스는 일본 정부와 대기업들의 지원을 기반으로 2나노 공정 개발과 양산 준비에 돌입한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라피더스는 IBM과 협력해 2나노 공정 기술을 확보하며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일본 현지에 설립될 2나노 생산 라인은 2025년 하반기부터 시험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이달 ASML의 EUV 노광 장비를 들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후 양산 라인 구축 시점은 2027년으로 보고 있다.

라피더스는 이를 통해 엔비디아 등 글로벌 고객사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엔비디아는 TSMC에 주로 의존하고 있지만, 2나노 공정에서 삼성전자, 라피더스 등도 힘을 쏟고 있는 만큼, 공급망 다변화를 모색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2나노 공정 경쟁이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생태계 구축과 고객사 확보의 싸움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위원은 "TSMC가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삼성전자, 일본 라피더스의 도전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라며 "다만 2나노 공정은 첨단 기술력뿐만 아니라 고객사와의 신뢰와 장기적 협력이 중요하다. 2026년 이후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되면 기술 혁신과 원가 경쟁력을 동시에 갖춘 기업이 승기를 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배태용 기자
tyba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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