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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DC 2023] 팀 쿡 “원모어씽” 통할까…애플, 3499달러 ‘비전 프로’ 내년 예고

김문기 기자
애플은 5일(현지시간) 연례행사인 애플세계개발자대회(WWDC) 2023에서 MR 헤드셋 ‘비전 프로’를 공개했다. [사진=애플]
애플은 5일(현지시간) 연례행사인 애플세계개발자대회(WWDC) 2023에서 MR 헤드셋 ‘비전 프로’를 공개했다. [사진=애플]

[디지털데일리 김문기 기자] 스티브 잡스 프리젠테이션의 ‘원모어씽’ 마법이 팀 쿡에게도 통할까.

애플이 약 10여년간을 공들인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를 정식으로 소개했다. 내년 출시될 예정으로 가격은 3499달러(한화 약 456만원)가 책정됐다.

애플은 5일(현지시간) 연례행사인 애플세계개발자대회(WWDC) 2023에서 MR 헤드셋 ‘비전 프로’를 공개했다.

팀 쿡 애플 CEO는 “오늘은 컴퓨팅 방식에 있어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알리는 날이다”라며, “맥이 개인 컴퓨터를 그리고 아이폰이 모바일 컴퓨팅의 시대를 열었던 것처럼 애플 비전 프로는 우리에게 공간 컴퓨팅을 선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수십년 간의 애플 혁신에 기반을 둔 비전 프로는 수년간 앞선 완전히 새로운 혁명적인 입력 시스템과 수천개 이상의 획기적인 기술 혁신을 선보이며 이는 예전에 보아왔던 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다” 라며 “비전 프로는 사용자들에겐 엄청난 경험, 개발자들에겐 신나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공하게 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마이크 록웰 애플 기술 개발 그룹 부사장은 “최초의 공간 컴퓨터를 만들기 위해 시스템의 거의 모든 면을 새롭게 발명했어야 했다”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긴밀한 통합을 통해 세상에서 가장 앞선 개인용 전자기기인 독자적인 공간 컴퓨터를 착용 가능한 콤팩트한 폼팩터로 설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애플은 5일(현지시간) 연례행사인 애플세계개발자대회(WWDC) 2023에서 MR 헤드셋 ‘비전 프로’를 공개했다. [사진=애플]
애플은 5일(현지시간) 연례행사인 애플세계개발자대회(WWDC) 2023에서 MR 헤드셋 ‘비전 프로’를 공개했다. [사진=애플]

비전OS 신규 도입…꼬집어도 반응한다

혼합현실 구현을 위해 애플은 새로운 운영체제(OS)를 선보였다. 비전OS는 3D 인터페이스를 제공함으로써 앱이 화면의 제약에서 벗어나도록 해 앱을 원하는 크기로 나란히 배열할 수 있게 해준다. 무한한 스크린용 공간과 즐겨쓰는 앱에 대한 접근성, 멀티태스킹을 하는 새로운 방식을 통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매직 키보드와 매직 트랙패드도 지원한다. 사용자가 작업에 맞는 공간을 구성하거나 맥의 역량을 비전 프로에 무선으로 통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큰 화면의 개인용 휴대형 4K 디스플레이를 펼칠 수 있다.

2개의 초고해상도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비전 프로를 통해 모든 공간을 100 피트만큼 넓게 느껴지는 화면과 첨단 공간 음향 시스템을 갖춘 개인 영화관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 사용자는 영화와 TV 프로그램을 시청하거나 아름다운 3D 영화를 감상할 수 있다. 애플 이머시브 비디오는 공간 음향과 함께 180도 고해상도 영상을 지원한다.

공간 컴퓨팅을 통해 광범위한 몰입 스펙트럼을 통한 게임 타이틀을 즐길 수 있다. 사용자는 원하는 크기의 화면에서 100개가 넘는 애플 아케이드 게임도 즐길 수 있다. 몰입형 오디오와 인기 있는 게임 컨트롤러도 지원된다.

‘환경’ 기능을 활용하면 바쁜 공간 속에서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번잡한 방해 요소를 줄일 수 있다. 사용자는 디지털 크라운을 살짝 돌려 특정 ‘환경’에서 얼마나 현실에 가까운지 혹은 몰입한 상태인지를 결정할 수 있다.

애플이 최초로 도입한 3D 카메라를 탑재했다. 모든 공간 사진 및 동영상을 통해 사용자는 친구들과 축하하던 순간 또는 특별한 가족 모임 등 당시 순간으로 돌아가 이를 다시 경험할 수 있다. 사용자는 아이클라우드에서 사진 보관함에 접속할 수 있다. 아이폰으로 촬영한 모든 파노라마 사진은 확대되면서 사용자를 감싸게 되어 사진을 찍은 그 자리, 그 순간으로 다시 돌아간 듯한 경험도 가능하다.

비전 프로에서 페이스타임 통화를 하면 사용자의 공간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참가하는 모든 사람들이 실물 크기의 타일로 구현되고 공간 음향도 적용되어 통화 상대방이 위치한 곳으로부터 음성이 들리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애플 앱스토어에서 사용자는 개발자들이 제공하는 앱을 탐색할 수 있고 비전 프로의 새로운 입력 체계와 호환되면서 자동으로 실행되는 수십만 개의 기존 아이폰과 아이패드 앱에 접속할 수 있다. 애플 개발자 커뮤니티는 비전 프로와 비전OS를 활용해 새로운 앱 경험을 설계하거나 기존 경험을 공간 컴퓨팅에 맞게 재구성할 수 있다.

비전OS는 기초부터 새롭게 설계됐다. 새로운 3D 인터페이스를 선보이며 디지털 콘텐츠의 모습이나 분위기가 사용자의 물리적인 세상 속에서 현실적으로 느껴지게 된다. 자연광에 동적으로 반응하며 그림자도 드리워 사용자가 공간의 크기감과 거리감을 느낄 수 있도록 돕는다.

사용자가 공간 콘텐츠를 탐험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비전 프로는 사람의 눈과 손 그리고 음성으로 제어 가능한 새로운 입력 체계를 도입했다. 사용자는 단순히 시선을 고정하거나 움직여 앱을 브라우징하고 두 손가락을 맞대어 꼬집듯이 앱을 선택하고 손목을 위아래로 까닥여 스크롤하거나 목소리로 지시할 수 있다.

아이사이트도 같이 선보인다. 비전 프로를 착용한 사람에 가까이 다가가면, 기기가 투명하게 느껴지게 되어 사용자의 눈이 보이고 사용자도 주변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사용자가 ‘환경’ 기능 또는 앱에 몰입하게 되면, 아이사이트는 다른 사람에게 사용자가 무엇에 집중하고 있는지를 알려주는 시각적 표시를 해준다.

애플은 5일(현지시간) 연례행사인 애플세계개발자대회(WWDC) 2023에서 MR 헤드셋 ‘비전 프로’를 공개했다. [사진=애플]
애플은 5일(현지시간) 연례행사인 애플세계개발자대회(WWDC) 2023에서 MR 헤드셋 ‘비전 프로’를 공개했다. [사진=애플]

M2+R1 조합…최첨단 하드웨어 무장

비전 프로에 대해 애플은 ‘엄청난 양의 기술을 콤팩트한 디자인에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3D 입체 조형된 단일 부품 코팅 글래스로 광학적 수준의 표면이 되도록 연마했다. 물리적 세계를 디지털 콘텐츠 조화를 위한 카메라와 센서 모음을 위한 렌즈 역할을 한다.

유리는 특수 제작된 알루미늄 합금 프레임 안으로 연결된다. 프레임은 사용자 얼굴을 고면으로 감싼다. 모듈형 시스템은 다양한 사람들에게 맞춤 조정이 가능하게 만들어졌다. 라이트실은 부드러운 섬유 소재로 제작됐다. 스트랩은 오디오가 사용자의 귀 근처에 위치하도록 자리를 잡아주는 역할을 하며 다양한 사이즈로 제공되는 헤드 밴드는 3D 편직 공법으로 짜여진 단일 부품으로 쿠션, 통기성, 탄력을 제공한다. 밴드는 다른 사이즈나 스타일의 밴드로 쉽게 교체할 수 있다.

마이크로 OLED 기술을 사용해서 2개 디스플레이에 2300만 픽셀이 밀집돼 있다. 각 디스플레이는 우표 하나 크기로 광범위한 색상과 다이내믹 레인지를 보여준다. 이런 기술적인 혁신은 특수 제작된 반사굴절 렌즈와 결합돼 탁월한 정밀도와 선명도를 가능케한다. 시력 보정이 필요한 사용자는 자이즈(ZEISS)의 커스텀 광학 인서트를 활용해서 시각적 충실도와 시선 추적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각각의 오디오팟에 내장된 2개의 개별 증폭 드라이버는 사용자의 두상 및 귀 형태를 기반으로 조정된 개인 맞춤형 공간 음향을 제공한다. 고성능 시선 추적 시스템은 사용자의 눈에 비가시 광선 패턴을 비추는 고속 카메라와 고리 모양으로 늘어선 LED를 활용해 직관적으로 반응하는 입력 기능을 구현한다.

두뇌 역할은 맥 계열에 쓰인 M2 프로세서가 장착됐다. 이와 함께 비전 프로를 위한 신규 R1 칩이 탑재됐다. 12개의 카메라, 5개의 센서와 6개의 마이크가 입력한 정보를 처리해 콘텐츠가 사용자의 눈 앞에서 실시간으로 보이는 것처럼 느껴지도록 한다. R1은 눈을 한번 깜박이는 시간보다 8배 빠른 12 밀리초 안에 새로운 이미지를 화면에 스트리밍한다.

비전 프로는 전원이 연결된 경우 하루 종일 사용 가능하도록 설계 됐다. 고성능 외장 배터리를 사용할 경우 최대 2시간까지 사용 가능하다.

민감한 개인정보 보호…내년 미국부터 판매 시작

비전 프로는 강력한 개인정보 보호 및 보안 기능을 토대로 구축됐다. 사용자가 직접 데이터를 관리할 수 있다. 새로운 보안 인증 시스템인 옵틱 ID는 다양한 비가시 LED 광선에 노출된 사용자의 홍채를 분석한 후 시큐어 인클레이브(Secure Enclave)에 보호되고 있는 등록된 옵틱 ID 데이터와 비교해 비전 프로를 잠금해제한다. 사용자의 옵틱 ID 데이터는 완전히 암호화되고 앱에 접근권한을 제공하지 않으며 데이터는 절대 기기를 떠나지 않기 때문에 이는 애플 서버에 보관되지 않는다.

비전 프로 를 장착한 사용자의 시선이 향하는 곳에 대한 정보는 보호되며 시선 추적 정보는 애플, 서드파티 앱 또는 웹사이트와 공유되지 않는다. 카메라 또는 기타 센서를 통해 생성된 데이터는 시스템에서 처리되기 때문에 개별 앱은 사용자의 주변환경을 보지 않아도 공간 경험을 실현할 수 있다. 아이사이트는 사용자가 공간 사진 또는 동영상을 촬영할 때 이를 다른 사람에게 명확하게 알리는 시각적 표시를 해준다.

애플 비전 프로는 3499달러로 시작하며 내년 초부터 애플닷컴과 미국 내 애플 스토어에서 구입할 수 있다. 내년 더 많은 국가에 판매될 예정이다.

김문기 기자
moon@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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