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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는 악플러 낙인·다음은 실시간 채팅…뉴스 댓글 정책 손보는 포털, 왜?

이나연 기자
[사진=다음뉴스 타임톡 화면]
[사진=다음뉴스 타임톡 화면]

[디지털데일리 이나연 기자] 국내 양대 포털인 네이버와 카카오 다음이 일제히 뉴스 댓글 서비스 개편에 나섰다. 이는 지난 4월27일 공표된 후 오는 12일부터 효력이 발생하는 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 ‘혐오 표현 자율정책 가이드라인’에 따른 것이다.

내년 치러질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최근 포털 뉴스 댓글에 대한 여론 조작 의혹과 여당을 중심으로 포털 압박 공세가 심해지는 가운데, 플랫폼들도 발 빠른 자정 노력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8일 카카오는 포털 다음 사내독립기업(CIC)이 새로운 다음(Daum)뉴스 댓글 서비스 ‘타임톡’ 베타 버전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타임톡은 이용자 간 실시간 소통이 가능한 채팅형 댓글 서비스다. 추천순·찬반순 정렬에서 이용자들이 실시간으로 다양한 의견을 교류할 수 있는 방식으로 바꿨다.

다음뉴스는 각 기사 발행 시점부터 24시간이 지나면 댓글창이 사라지고 이전 기록 역시 모두 지워진다. 이날 다음뉴스에 들어가 보면 기존 댓글창 대신 ‘이 뉴스에 대해 의견을 나눠보세요. 톡방 종료까지 23:54:34 남았습니다’ 와 같은 안내가 뜬다. 하단에 참여하기 버튼을 누르면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처럼 이용자 닉네임과 댓글, 댓글 작성 시간을 볼 수 있다.

타임톡 첫 화면에는 세이프봇이 작동 중이라는 문구가 나타난다. 세이프봇은 인공지능(AI) 기술로 운영정책 위반 댓글을 자동으로 가려주는 기능이다. 임광욱 카카오 다음CIC 미디어사업실장은 “이용자 실시간 소통과 표현의 자유를 유지하면서도 일부 댓글이 과대 대표되거나 부적절한 댓글이 사라지지 않는 기존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채팅형 댓글 서비스를 선보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사진=네이버]
[사진=네이버]

네이버도 이달 초 공지한 뉴스 댓글 운영 정책 개편 내용을 이날 오후부터 적용했다. 해당 개편안은 규정 위반 댓글을 작성한 이용자들 제재 수위를 높이는 것을 골자로 한다. 타인에 대한 명예훼손·비방·욕설·선정적인 내용 등 악성 댓글을 작성해 뉴스 댓글 작성이 제한된 이용자는 프로필을 통해 해당 사실이 노출된다.

다른 이용자들은 댓글 이용이 정지된 사람이 그동안 작성한 댓글을 확인할 수도 있다. 지금까지 네이버 뉴스에서는 댓글 이용 정지 상태를 당사자만 알 수 있었다. 이제는 불특정 다수가 이를 확인할 수 있게 해 수많은 ‘악플러’들의 상습적이고 의도적인 여론 왜곡 행태를 인지하는 효과를 보게 됐다.

이용 제한 기간은 악성 댓글 빈도, 수위 등 다양한 사항을 고려해 이뤄지며 최대 영구 정지도 가능하다. 댓글 이용 제한 기간이 지나 제재를 해제할 때도 ‘OX 퀴즈 풀기’ 같은 추가 절차를 거쳐야 한다. 가령 ‘허위사실이 없다면 다른 사람을 비방하는 댓글을 쓰는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등 소양 퀴즈를 푸는 것이다. 이 절차를 거치지 않으면 이용 제한 기간이 연장될 수 있다. 퀴즈 난이도를 떠나 일종의 ‘허들’을 둬 이용자에 한 번 더 주의를 주는 의도다.

사실 포털 뉴스 댓글에 대한 편향성 논란은 특정 시기마다 되풀이되는 현상이다. 특히 과거 더불어민주당 당원 댓글 조작 사건인 일명 ‘드루킹 사건’ 이후 특정 포털 댓글이 여론을 조작한다는 비판과 우려가 거세졌다. 최근에는 네이버와 다음이 각각 예고한 트렌드 추천 서비스를 두고 정치권에서 ‘실시간 검색어’ 부활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포털 신뢰도에 큰 타격을 입은 네이버와 다음은 세간의 따가운 시선에서 벗어나기 위한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관련한 서비스 고도화도 이어지고 있다.

네이버는 특정인에 대한 인격 모독과 사생활 침해 논란이 불거지자 지난 2020년 3월 연예 뉴스 댓글·답글 작성 서비스를 막았다. 이어 같은 해 9월부터는 스포츠 뉴스 댓글 서비스를 중단했다. 확인되지 않은 루머나 인격권을 침해하는 키워드가 노출되기도 했던 ‘인물 연관검색어’ 서비스도 함께 폐지했다.

카카오 역시 지난 2018년 4월 복수 댓글 반복 작성을 제한하는 기능을 도입했다. 특정인에 대한 명예훼손·허위 비방을 막기 위해 연예 뉴스는 지난 2019년 10월, 스포츠 뉴스 댓글은 지난 2020년 8월부터 댓글창을 닫았다. 현재는 본인확인제 상시 적용과 댓글 도배 방지 시스템 등도 실시 중이다.

이나연 기자
ln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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