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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5G 트래픽 절반 지원…에릭슨, “에너지 효율에 초점”

백지영 기자

-3.7~4.0㎓ 대역 5G 주파수 추가 할당 시 ‘에어6476’ 대응 목표도 밝혀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에릭슨엘지가 2040년을 ‘넷제로’ 목표로 삼고, 에너지 효율이 뛰어난 통신 장비 공급에 주력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또, 정부가 3.7~4.0㎓ 대역 5G 주파수 추가 할당 시 600㎒를 지원하는 ‘에어6476’를 통해 신규 시장 수요에 대응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한네스 엑스트롬 에릭슨엘지 CEO<사진>는 15일 오후 동대문 JW 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이매진 라이브 코리아 2023’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중국을 제외하고 전세계에서 발생하는 5G 트래픽의 절반 발생이 에릭슨 장비를 통해 발생한다”며 “트래픽이 늘어날수록 에너지 소비량도 증가하는 공식을 벗어나기 위한 효율성 높은 솔루션을 제공해 자사는 물론 통신사들이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도록 돕겠다”고 자신했다.

실제 에너지 효율은 전세계 통신사가 당면한 과제다. 현재 글로벌 통신사가 이동통신 네트워크 운영에 사용하는 전기료는 250억달러(한화로 약 32조원)이다. 하지만 모바일 트래픽은 오는 2028년이면 지난 2017년 대비 4배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통신사 입장에선 이같이 늘어나는 트래픽을 효율적으로 처리하면서도 탄소중립을 실현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있다.

이에 에릭슨은 2030년까지 개발하는 모든 제품의 탄소 배출량을 현재의 절반으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제품 뿐 아니라 연구개발(R&D)부터 생산, 물류까지 전체를 아우르는 공급망의 탄소 배출량도 50% 줄인다. 앞서 2025년까진 특정 사이트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을 2021년 대비 40% 감축한다는 목표로 세운 바 있다.

이렇게 되면, 에릭슨 장비를 도입하는 통신사 입장에선 기지국에서 발생하는 탄소발생량의 70%까지 줄일 수 있을 것이란 계산이다. 현재 통신사가 이용하는 에너지의 75%는 랜(RAN) 장비에서 발생한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이와 함께 기술 혁신이 적용된 기지국 도입을 통해서도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대표적인 것이 '매시브 MIMO' 기술이 적용된 울트라 와이드밴드 기지국이다. 특히 최신 제품인 ‘에어 6476’의 경우, SK텔레콤이 정부에 추가 할당을 요청한 신규 5G주파수 대역에도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권경인 에릭슨엘지 최고기술책임자(CTO, 전무)는 “프로세싱 파워는 지속적으로 늘어나는데 반해 에너지 절감을 이뤄야 하는 상황에서 에릭슨이 직접 설계하는 ‘에릭슨 실리콘’은 핵심 역할을 한다”며 “특히 에릭슨 실리콘이 적용된 울트라 와이드밴드 매시브 MIMO 장비는 정부가 만약 신규 5G 주파수 대역인 3.7~4.0㎓ 대역을 할당하고, 이를 통신3사가 100㎒씩 더 확보한다면 하나의 장비로 2개 대역까지 커버가 가능해 에너지 효율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통신3사는 5G 서비스 제공을 위해 3.4~3.7㎓ 대역을 할당받아 각각 100㎒씩 사용 중이다. 그동안 80㎒를 사용 중이던 LG유플러스가 지난해 20㎒를 추가로 받았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SK텔레콤은 올해 초 정부에 3.7~3.72㎓ 추가 할당을 요청한 바 있다. 만약 정부가 현재 남아있는 3.7~4.0㎓ 대역 300㎒을 경매할 경우, 3사가 100㎒씩 가져갈 확률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에릭슨의 ‘에어 6476’ 장비는 총 600㎒를 지원한다. 만약 현재 3.4~3.5㎓ 대역을 사용 중인 LG유플러스가 3.9~4.0㎓을 할당받더라도 ‘에어 6476’ 장비 한 대로 기존에 사용 중이던 100㎒ 주파수와 새롭게 할당받은 100㎒ 주파수, 총 200㎒를 지원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밖에도 현재 각 주파수 대역별로 사용하는 장비를 듀얼밴드나 트리플밴드로 통합해 에너지 효율과 상면 효율을 높일 수 있다고 제언했다. 예컨대 에릭슨의 ‘라디오 4485’ 제품인 4G(LTE) 주파수인 1.8㎓와 2.1㎓, 2.6㎓를 지원하는 기지국 장비다.

이때 하나 혹은 두개의 주파수 대역을 지원하는 싱글밴드나 듀얼밴드 장비를 트리플밴드 1대로 대체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물리적으로도 한 대의 장비만으로 3개 대역을 지원할 수 있어 전체 탄소발자국(풋프린트)을 50% 가량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에릭슨 측은 LTE에 의존하지 않는 5G SA(스탠드얼론) 방식이 국내에서 확산되지 않는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현재 국내 통신사 가운데 5G SA를 상용화한 곳은 KT가 유일하다.

권 CTO는 “지난 5월 세계이동통신공급자협회(GSA) 조사에 따르면, 전세계 500여개 통신사업자 가운데 120여개가 5G SA에 투자하고 있다”며 “5G SA는 네트워크 슬라이싱 실현이나 VoNR 등의 서비스가 가능해져 통신사도 더 많은 사업화 기회를 가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제4이통과 관련한 질의에 대해 엑스트롬 대표는 “현재 에릭슨은 전세계적으로 145개 사업자와 협업 중”이라며 “현재 모든 대역 장비를 갖추고 있는 만큼, 원하는 장비 공급이 가능하다”고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최근 제4이통 출사표를 던진 한 업체가 현재 와이브로 주파수로 사용 중인 2.3㎓를 활용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백지영 기자
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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