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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블록체인] 너 나 없이 어려운 가상자산업계, 암울한 미래 맞이할까

박세아 기자

[디지털데일리 박세아 기자] 가상자산거래소 바이낸스가 당분가 미국에서 영업을 지속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금융당국은 최근 가상자산 업계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있는데요. 코인과 토큰 등이 증권과 다르다고 여겼던 통념을 깨고, 모두 증권으로 포섭해 관리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가장 먼저 칼을 빼 든 곳은 가상자산거래소인데요. 거래량 기준 글로벌 1위 거래소인 바이낸스와 코인베이스 등을 증권거래법 위반으로 각각 제소했습니다.

때문에 이 거래소들은 미국에서 영업을 못할 위기에 처했었는데요. 지난 주말 다행히 소송 기간 바이낸스는 미국에서 당분간 영업을 할 수 있게 됐다는 소식이 있었습니다.

이번 주 주간블록체인 시작하겠습니다.

◆美 퇴출될 뻔한 바이낸스, 소송 기간 영업 가능해져

지난 17일(현지시간) A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SEC가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영업이 가능토록 바이낸스와 법정에서 합의했습니다.

당초 바이낸스 미국 자산을 동결하고 미국 내 사업을 중단하도록 할 방침이었으나 한 걸음 물러난 것으로 보입니다. 워싱턴DC 연방법원 명령 내용을 보면 바이낸스가 미국 거래소 고객 이익을 위해 관련 자산을 미국으로 환수하는 데 합의했습니다.

바이낸스는 2주 이내에 미국 고객들을 위한 새로운 가상자산 지갑을 만들고, 자산을 전송해야 합니다. 명령에 따르면 통상적인 사업비 이외의 기업자산을 사용하는 것은 금지했습니다. 바이낸스가 모든 지출과 관련해 SEC 감독을 받고, 바이낸스가 각종 기록을 파기하는 것을 금지한다는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앞서 SEC는 바이낸스와 바이낸스 최고경영자(CEO) 자오창펑에 대해 증권거래법 위반 혐의 등으로 제소했는데요. SEC는 바이낸스가 미등록 증권거래소로 운영되고 있다고 봤습니다. 자오창펑 CEO와 관련 고객 자금 유용 혐의 등도 주장하면서, 바이낸스의 미국 내 지주회사 2곳에 대한 자산을 동결해 달라고 긴급명령도 요청한 바 있습니다.

지난 3월에도 바이낸스는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로부터 파생상품 등에 관한 규정을 위반한 혐의로 고소당한 바 있습니다. 자오창펑은 이와 관련해 연방 검찰의 조사를 받는 중이죠.

SEC는 바이낸스 이외에도 코인베이스에 대해서도 제소하면서 이들에 상장돼 있던 19종 코인에 증권성이 있다고 판단했는데요.

SEC가 증권성이 있다고 주장한 코인은 바이낸스코인, 솔라나, 폴리곤, 에이다, 파일코인, 샌드박스, 엑시인피니트, 알고랜드, 디센트럴랜드, 코티, 코스모스, 칠리즈, 플로우, 디피니티, 니어프로토콜, 대시, 보이저, 넥소 등입니다.

각 코인들은 자신들이 증권이 아니라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는데요. 향후 이들의 증권성 판단 여부가 어떻게 될 지 지켜보시는 것도 업계의 풍향을 알 수 있는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되겠습니다.

◆ '올해 문 닫아?'…코인거래소 생존 '풍전등화'

업계 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국내 코인마켓거래소 생존은 바람 앞의 등불인데요. 실명계좌를 아직 발급받지 못하고 있는 거래소들이 곧 영업을 종료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팽배합니다.

앞서 코인거래소대표자협의체(VXA)는 최근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에 실명확안 입출금계정을 제공하고 있는 5개 은행에 실명계좌 발급을 위한 실사 요청 공문을 전달했습니다.

VXA는 포블게이트, 지닥을 운영하고 있는 피어테크, 플랫타이엑스, 플라이빗, 후오브 등 국내 코인마켓 거래소 대표들이 상호협력을 위해 결성한 협의체입니다. 공문의 골자는 신한은행·전북은행·카카오뱅크·케이뱅크·NH은행 등 5개 은행에 기존 원화마켓 가상자산거래소와 동등한 기회를 제공해 달라는 것인데요.

최근까지 개별로 생존을 위한 실명계좌 발급을 성토하는 목소리는 있어왔지만, 코인거래소들이 공동으로 의견을 모아 표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는 올해를 기점으로 실명계좌를 받지 못하면 더이상 영업이 불가능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앞서 마지막으로 원화거래소 합류에 성공한 고팍스 이후 은행권의 실명계좌 발급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입니다. 국내 금융당국이 지난해 테라 사태 등으로 인해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은행권들도 거래소에 더 이상 실명계좌 발급은 위험부담이 크다고 여기는 분위기인데요.

많은 코인거래소 관계자들은 지난해부터 시중은행과 실명계좌 발급을 논의해 온 코인거래소들이 있지만, 몇 년째 답보상태라고 전했는데요. 공통된 실명계좌 발급 기준이 없고, 은행권 재량인 상황에서 은행권에서 때마다 바꾸는 준비사항도 더는 맞추기 어렵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거래량이 거의 없는 코인거래소들이 마땅한 수익원이 현재 없다는 것도 문제인데요. 엑시트를 원하는 거래소도 많지만, 매물 매력도가 과거보다 현저히 낮아 관심을 보이는 인수자가 거의 없다고 합니다.

거래소 매출은 대부분 코인 거래 수수료로부터 나옵니다. 하지만, 금융위원회가 국내 27개 거래소를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기준 일평균 거래량은 3조원에 그치고 있습니다. 크립토 호황기였던 2021년 하반기 11조3000억원에 비해 급감한 수치네요.

상황이 이렇다보니 거래소에는 심상지 않은 분위기까지 감돌고 있습니다. 회사차원에서 인원감축과 함께 월급 또한 제때 지급하지 못하는 상황이 빈번히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코인의 증권성 이슈 또한 꾸준히 코인거래소들의 발목을 잡고 있는데요. 미국이 증권법상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사업자가 증권에 해당하는 코인을 중개해 돈을 벌었다는 이유로 잇달아 소송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만일 다수 코인이 증권으로 편입되는 분위기가 커지면 국내 역시 영향을 받을 공산이 큽니다. 향후 증권업 라이선스를 받아 코인 거래 중개가 가능해진다 해도 당장 취득할 자본 등 여력이 없는 코인 거래소들이 대다수죠.

코인마켓 거래소 운명은 어떻게 될까요?

박세아 기자
seeall@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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