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안나 칼럼

[취재수첩] 홈쇼핑, ‘라이브커머스’ 다음 단계는?

이안나 기자
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 [사진=CJ온스타일]
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 [사진=CJ온스타일]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홈쇼핑 업계는 TV 방송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골몰 중이다. 젊은층 TV 시청자 수가 줄고 있고 송출수수료에 대한 부담은 단숨에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탓이다. 온라인 쇼핑 지배력이 크게 증가한 점도 홈쇼핑 위기 속도를 당겼다. 그 결과 홈쇼핑 업계 실적은 역성장 구간에 들어섰다.

홈쇼핑 업체들이 젊은층을 유입하고 탈TV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 마련한 방안은 모바일 라이브커머스 방송이었다. 라이브커머스 방송 시장은 코로나19에 급격하게 커졌다. 네이버·쿠팡·카카오 등 대형 온라인쇼핑 업체들이 각사 방식으로 대면 쇼핑을 대신할 수 있도록 라이브 방송을 적극 도입한 영향이다.

이에 질세라 홈쇼핑 업계 역시 모바일 라이브 방송 서비스를 강화했다. 홈쇼핑은 지난 20년간 쌓아온 방송 전문성을 내세웠다. 하지만 국내 라이브커머스 방송 시장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한 건 네이버다. 판매자 누구나 스마트폰 하나로도 라이브 방송을 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 대중성을 확보했다.

물론 홈쇼핑 업체들은 라이브커머스 방송을 응용해 TV와 모바일 동시 방송, 유튜브와의 연계, 예능성 라이브방송 등 여러 가지 시도를 했다. 이젠 홈쇼핑에서 진행하는 라이브커머스 방송 고정 코너도 수십개로, 홈쇼핑이 라이브커머스 방송을 하는 건 너무나 당연한 서비스가 됐다. 최근 홈쇼핑 업체들은 이런 서비스를 위해 모바일 앱 개편을 진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결론은 홈쇼핑이 보여주는 라이브커머스 방송은 뚜렷한 차별점을 제시하지 못했다. 라이브커머스 방송을 강화해 홈쇼핑이 하나의 변곡점을 넘어섰냐고 한다면 그렇지 않다. 여전히 주 수익원은 TV 방송으로 라방이 대체할 정도 수준은 아니다. 젊은층에 인기 있는 상품을 선정하거나 유명 인플루언서를 섭외하면 순간 평균 시청자 연령층은 낮아지겠지만 이벤트성으로는 돌파구를 마련하기 부족하다.

사실 엔데믹 전환으로 사람들 외부 활동이 잦아지면서 라이브커머스 방송 인기도 이전보다 한풀 꺾였다. 네이버를 봐도 이제 라이브커머스 방송 자체를 키우기보단 이를 응용한 비디오 커머스로 또 한번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라이브 방송이 아녀도 여러 영상 콘텐츠 중심으로 소비자들이 상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이끈다. 장기적으론 소비자들이 상품 검색 후 텍스트나 이미지가 아닌 영상을 보며 쇼핑을 하는 미래를 그리고 있다.

대표적인 예는 네이버 쇼핑라이브가 선보인 ‘숏클립’ 서비스다. 2분 내외 짧은 영상으로 상품 판매를 할 수 있도록 돕는 툴이다. 숏클립 콘텐츠 80%는 중소상공인(SME)가 만들고 있고, 네이버는 시청자 반응이 좋은 하이라이트 구간을 자동 추출해주는 기능도 지원한다. 올해 1분기 네이버 쇼핑라이브 숏클립 거래액은 전분기 대비 2배 늘었다.

홈쇼핑 업체들도 최근 숏커머스 방송을 시작했다. 한시간 가량 진행하는 TV 방송시간을 20분 정도로 줄였다. 짧고 간결한 콘텐츠를 원하는 소비자 요구를 겨냥한 모습이다. 그러나 단순히 영상 길이를 줄인 것만으론 획기적 변화를 가져올 수 없다. 온라인쇼핑 플랫폼이 갖지 못한 방송 전문성을 갖고 있는 만큼, 이를 활용한 차별화된 기술을 발굴하는 건 어떨까.

이안나 기자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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