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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韓과 동반성장 외친 넷플릭스, 망사용료·IP독점 문제엔 ‘두루뭉술’

권하영 기자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CEO [사진제공=넷플릭스]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CEO [사진제공=넷플릭스]

[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넷플릭스가 한국 콘텐츠 투자를 확대하며 국내 업계와의 동반성장을 강조했지만 한편에서 제기되고 있는 망 이용대가 갈등과 지식재산권(IP) 독점 문제에 대해선 입을 닫았다. 망 이용대가에 대해서는 통신사들과의 협업, IP 독점 문제에 대해서는 좋은 생태계 구축을 해결방안으로 제시했지만 본질은 비껴간 모습이다.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22일 오전 서울 광화문에서 ‘넷플릭스와 한국 콘텐츠 이야기’를 주제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넷플릭스와 한국 창작가들의 파트너십은 앞으로 더욱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만들어 낼 것이며, 한국을 향한 투자가 콘텐츠 생태계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서랜도스 CEO는 한국 콘텐츠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가감없이 드러냈다. 서랜도스 CEO는 “한국은 대단한 스토리텔링 힘을 가진 나라”라면서 “위대한 스토리텔링을 할 수 있는 자율성을 보장하는 한국 콘텐츠는 상업적으로도 창의적으로도 훌륭하며 전세계적으로 한국 드라마의 예측 불가능한 이야기에 마음을 얻고 있다”고 극찬했다.

그러면서 한국 콘텐츠 생태계와의 동반성장 의지를 표명했다. 서랜도스 CEO는 “넷플릭스는 한국과 함께하는 창작 생태계에 굉장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며 “지금까지 넷플릭스를 통해 한국에선 5.6조원의 경제효과가 있었고 일자리로 볼 때 1만6000개를 창출했는데, 한국에 대한 의지가 증명된 것이라 본다”고 강조했다.

실제 넷플릭스는 최근 한국 콘텐츠에 4년간 25억달러(약 3조3000억원) 규모 투자를 단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넷플릭스는 봉준호 감독과의 첫 협업 프로젝트였던 오리지널 영화 ‘옥자’부터 시작해 글로벌 흥행을 이룬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게임’을 기점으로 K-콘텐츠의 저력을 확인하고 적극적인 투자 공세를 벌이는 중이다.

하지만 넷플릭스가 동시에 오리지널로 제작한 한국 콘텐츠에 대해 IP를 독점해 국내 창작자들과 제작자들이 콘텐츠 흥행에 따른 추가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제기도 있어 왔다. 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오리지널 제작시 제작비의 110%를 지원해주되 IP는 전적으로 회사에 귀속되는 수익배분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대해 서랜도스 CEO는 “콘텐츠는 경쟁이 심한 시장이기 때문에 우리는 최대한 창작자들에게 보상을 드리려고 한다”면서도 “다른 곳이 아닌 넷플릭스에서 콘텐츠를 보여줄 수 있도록 시장 최고 수준에서 보상해주고 있다”고 선그었다. 또 “IP 관련 딜을 할 때는 창작자들도 IP들이 사용됨으로 인해 계속 혜택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외 인터넷제공사업자(ISP)들과 벌이고 있는 망 이용대가 분쟁에 대해서도 즉답을 피했다. 서랜도스 CEO는 이날 간담회에서 망 이용대가 갈등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인터넷 회사들과도 최대한 좋은 프로젝트를 보여주도록 함께 협업해야 한다”며 “ISP와 CP(콘텐츠제공사업자)가 함께 협업해야 한다”고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최근 한국과 유럽의 ISP들은 글로벌 거대 CP의 망 투자 분담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 국회와 유럽 의회는 관련 입법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그동안 “망 이용대가를 내게 되면 콘텐츠 창작과 투자를 저해할 수 있다”며 공공연하게 반대해 왔다. 국내에선 SK브로드밴드와 직접 소송도 벌이고 있다.

다만 서랜도스 CEO는 “우리는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를 투자해 자체 콘텐츠전송네트워크인 오픈커넥트 시스템을 만들었고 앞으로도 계속 투자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물론 SK브로드밴드와 같은 ISP들은 오픈커넥트조차 넷플릭스가 유발하고 있는 대규모 트래픽 처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맞서고 있다.

서랜도스 CEO는 “전세계 넷플릭스 회원 60% 이상이 한국 콘텐츠를 1개 이상 시청했고, 4년간 한국 콘텐츠 시청시간은 6배 증가했지만, 한국 콘텐츠의 잠재력을 생각하면 지금까지 해온 일은 겉핥기에 불과하다”면서 콘텐츠 제작뿐 아니라, 차세대 창작자를 육성하고 파트너 회사들을 지원하는 데도 투자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권하영 기자
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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