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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2분기에도 삼성 영업익 넘는다 [DD인더스]

백승은 기자

[디지털데일리 백승은 기자] LG전자가 2분기 연속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을 추월한다. 지난 1분기 LG전자는 주력 사업 호조로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했지만 삼성전자는 반도체 불황 장기화로 14년 만에 영업이익이 1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2분기에도 상황은 비슷할 것으로 점쳐진다.

23일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LG전자의 2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9570억원이다. 이 기간 삼성전자의 예상치는 LG전자의 예상치보다 한참 못 미치는 1770억원이다. LG전자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약 20% 늘어난 반면 삼성전자는 전년동기대비 99% 줄어든 수준이다.

지난 1분기 2009년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 이후 사상 처음으로 LG전자가 삼성전자 영업이익을 넘어선데 이어 2분기에도 추월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기간 LG전자 영업이익은 1조4974억원,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6000억원이었다. 삼성전자의 전체 실적에서 60~70%를 차지하는 반도체 사업이 휘청이면서 LG전자의 반 토막도 안 되는 성적표가 나왔다. 지난해부터 지속된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정보기술(IT) 수요 부진으로 인한 고객사의 재고 조정, 메모리 시장 위축, D램 가격 하락 등에 타격을 입었다.

반면 LG전자는 증권가 예상치를 웃도는 성적을 기록했다. 역대 1분기 기준 세 번째로 높은 영업이익이다. 기업(B2B) 비중 확대, 전장 사업 성장, 유럽 중심의 생활가전 사업 선전 등 호조가 겹쳤다. 원자재 비용, 물류비 절감 효과도 톡톡하게 봤다.

2분기에도 양극화가 깊어진다. 반도체 불황 지속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은 3조원 후반에서 4조원 초반의 적자를 낼 것으로 보인다. 1분기 실적을 지탱해 준 스마트폰까지 위태로운 상황이다. 계절적 비수기, ‘갤럭시 S23 시리즈’ 신제품 효과 감소로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모바일익스피리언스(MX)부문도 고전할 것으로 보인다.

상황 악화에 따라 시장 기대치(컨센서스)는 지속적으로 하향 조정되고 있다. 지난달 2100억원대였으나 1900억원대, 1700억원대로 낮아졌다.

다만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예상 외의 실적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KB증권은 삼성전자가 2분기 컨센서스의 5배를 웃도는 9012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1분기 실적 바닥을 찍고 D램 출하량 상승, 재고 감축 등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 분기 영업이익은 LG전자가 앞서지만 연간으로는 여전히 삼성전자가 한 수 위다. 삼성전자의 예상 연간 영업이익은 9조5359억원, LG전자는 예상 영업이익 4조4124억원이다.

한편 삼성과 LG 부품 계열사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삼성전기는 기존 컨센서스를 웃도는 1960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기가 주력으로 다루는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와 카메라 모듈이 실적을 견인했다. 특히 삼성전기의 고객인 구글이 접는(폴더블) 스마트폰 신제품을 내면서 카메라 부문 주문 확대로 이어졌다.

LG이노텍의 예상 영업이익은 479억원으로 적자를 간신히 면했다. 기존에는 최대 고객사인 애플의 '아이폰14 시리즈' 성적 부진으로 100~300억원대 영업손실이 예측됐지만 예상보다 선전하면서 적자는 피할 것으로 보인다.

백승은 기자
bse1123@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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