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 베트남 1.3조원 투자 왜…아이폰 공급망 ‘고삐’ [소부장디과장]
[디지털데일리 백승은 기자] LG이노텍이 베트남 카메라모듈 공장에 10억달러(한화 약 1조3000억원) 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역량 강화에 고삐를 쥔다.
26일 LG이노텍은 베트남 하이퐁 생산법인(이하 베트남 생산법인)에 1조3000원을 투자해 공장을 증설한다고 전했다.
이번 투자는 베트남 생산법인이 직접 투자하는 방식이다. 기간은 올 7월부터 2025년 12월까지며, 신규 공장은 2024년 하반기 완공해 2025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이퐁시는 전력 확대를 위한 변전소를 추가 설치하고 세제 혜택 등을 지원한다.
베트남 생산법인은 LG이노텍 해외 생산법인 중 가장 실적이 높다. 이번 증설 투자로 베트남 생산법인의 카메라모듈 생산능력(CAPA, 캐파)을 확 늘릴 계획이다. LG이노텍은 기존 대비 2배 이상 확대될 것으로 관측했다. 이를 통해 고객사의 대규모 물량을 보다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LG이노텍의 전체 매출 중 스마트폰용 카메라모듈 등을 담당하는 광학솔루션사업부문 매출은 70~80%를 차지한다. 광학솔루션사업이 타격을 입으면 회사가 흔들리는 구조다. 캐파를 늘려 물량을 확대해 사전에 공급망을 안정화하겠다는 목표다. 특히 최대 고객인 애플의 아이폰 수요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최근 글로벌 스마트폰 수요는 줄었지만 프리미엄 스마트폰은 여전히 잘 팔리고 있다는 점도 염두에 뒀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작년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년대비 12% 줄었지만 600달러 이상 프리미엄 스마트폰은 전년대비 1% 증가했다. 또 전체 스마트폰 중 프리미엄 스마트폰 비중은 55%에 달했는데,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절반을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마트폰의 프리미엄화로 카메라 기능이 고급화되고, LG이노텍의 고부가 카메라모듈 수요도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이다.
LG이노텍 관계자는 “경북 구미, 경기도 파주 등 공장을 비롯해 해외에서도 공급물량을 늘려 공급망을 안정화하려는 목적이다. 지난 코로나19 사태와 같이 외부적 요인으로 차질이 빚어져도 바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해외 생산거점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LG이노텍은 꾸준히 역량 쌓기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6월 LG이노텍은 구미4공장을 인수해 올해까지 카메라모듈, 반도체 기판 등에 1조4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작년 말에는 광학솔루션사업에 1조6563억원 투자하겠다고 공시하기도 했다.
베트남 생산법인 투자를 알리며 정철동 LG이노텍 사장은 “LG이노텍은 국내외 공급망을 탄탄히 다지며 글로벌 사업경쟁력을 높여나가고 있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투자로 LG이노텍만의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창출하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LG이노텍은 올 하반기 ‘아이폰15 프로맥스’에 폴디드 줌 모듈을 단독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폴디드(굴절) 줌이란 망원 카메라모듈이다. 빛을 프리즘으로 꺾어 이미지센서에 전달하는 방식으로 렌즈를 직접 움직여 화질을 높인다. 카메라가 튀어나오는 ‘카툭튀’를 없앨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다.
상반기 ‘아이폰14 시리즈’가 부진한 성적을 보이며 LG이노텍 역시 실적이 주춤했다. 그렇지만 하반기부터 폴디드 줌 공급을 통해 LG이노텍 카메라모듈의 평균판매가격(ASP)이 상승하는 등 실적이 개선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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