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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ED 오월동주…메이드 인 '삼성+LG' TV 나온다 [소부장디과장]

김도현 기자 , 백승은 기자
삼성전자 QD-OLED TV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QD-OLED TV [사진=삼성전자]

- 삼성전자 OLED TV 라인업 확대

- LG디스플레이 대형 OLED 수요 확보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백승은 기자] 삼성과 LG 그룹 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동맹이 확대된다. 노트북에 이어 TV가 대상이다. 패널 사이즈나 공급 물량이 대폭 늘어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디스플레이 시장이 침체한 가운데 양사 협력은 산업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83인치 OLED TV를 국내외 시장에 선보이는 것을 검토 중이다. 제품 모델명은 ‘KQ83SC90A’으로 지난 1일 국립전파연구원에 전파인증을 마친 바 있다.

이전까지 TV 시장 1위 삼성전자는 OLED 기반 제품은 내놓지 않았다. 지난해 9년 만에 전략을 바꿔 삼성디스플레이의 퀀텀닷(QD)-OLED를 활용한 55인, 65인치, 77인치 모델을 유럽 등 일부 지역에 출시했다. 올해는 국내에서도 판매를 개시했다. 앞서 언급한 83인치까지 추가되면 OLED TV 라인업이 확대되는 것이다.

주목할 부분은 80인치대라는 점이다. 삼성디스플레이 QD-OLED 생산라인은 아직 77인치가 최대다. QD-OLED 생산량 자체가 많지 않은 상태에서 라인업을 확장하기는 쉽지 않기도 하다. 이에 따라 LG디스플레이의 화이트(W)OLED를 탑재할 것으로 관측된다. LG디스플레이는 대형 OLED 선두주자로 삼성디스플레이 진입 전까지는 사실상 독점해왔다.

현재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모두 관련 내용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부품 공급사는 공개할 수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LG디스플레이 역시 사실 여부에 대해 말을 아꼈다.

한 전자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80인치대 TV용 OLED 패널은 대부분 LG디스플레이 패널을 사용하고 있다. 이번 삼성전자의 83인치 모델 역시 LG디스플레이 패널일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초도물량은 50만대에서 많게는 100만대까지로 보고 있다. 내년에는 200~300만대로 늘어날 전망이다.

LG디스플레이 파주 공장 [사진=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파주 공장 [사진=LG디스플레이]

지난해부터 삼성전자 TV에 LG디스플레이 OLED가 활용될 것이라는 추측은 꾸준히 제기됐다. 주요 요인으로 삼성디스플레이의 QD-OLED 연간 생산량이 150만대에 불과한 점이 꼽혔다. 삼성전자의 연간 TV 판매량이 4000만대라는 것을 고려하면 크게 부족한 수준이다.

LG디스플레이의 경우 연간 최대 1000만대의 대형 OLED 패널을 제작할 수 있다. 시장조사기관 유비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LG디스플레이 WOLED 출하량은 760만대다. 가용 물량과 출하량 차이는 시장 수요 부진에서 비롯된 결과다. 전자업계에서는 예상보다 OLED TV 판매가 더 줄어들 수도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삼성전자 납품이 가능해지면 공장 가동률을 높일 수 있게 된다.

양사 동맹이 현실화하는 데는 삼성전자 쪽으로 무게 중심이 쏠린 것도 한몫했다. 당초 LG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와 패널 가격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로열티 비용을 얹어줄 것을 요구했다는 후문이다. 전방산업이 급격히 꺾이고 LG디스플레이 적자가 길어지면서 어느 정도 양보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결과적으로 삼성전자에 좀 더 유리한 방향으로 협상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2조원대 적자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만 1조원대 영업손실을 냈다. 삼성전자와 거래는 하반기 실적 개선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로서도 액정표시장치(LCD) 기반 TV 위주에서 OLED TV 비중을 의미 있게 늘릴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한편 올해 초에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전자가 협업이 이뤄졌다. LG전자가 지난 1월 출시한 ‘LG 그램 스타일’에 삼성디스플레이 OLED가 장착된 것. LG 그램 시리즈 중 처음으로 OLED가 투입된 제품이기도 하다.

최근 중국이 LCD에 이어 OLED까지 장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삼성과 LG의 OLED 동맹은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에도 호재다. 그동안 중국은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해왔다. 삼성과 LG도 서로 패널을 써주면서 공동 대응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김도현 기자 , 백승은 기자
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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