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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단지 최종장] ③ 김두겸 시장, 울산 '2차전지 수도' 거듭날 준비 完 [소부장박대리]

이건한 기자
김두겸 울산 시장 [ⓒ 울산광역시]
김두겸 울산 시장 [ⓒ 울산광역시]

[디지털데일리 이건한 기자] “울산시는 성숙, 정체기에 이른 기존의 주력 산업에서 고에너지밀도의 차세대 2차전지(배터리) 산업 도시로 변화해 나갈 계획이다.”

김두겸 울산광역시장은 <디지털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울산의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2차전지’를 강조했다. 울산은 지난 60년간 대한민국 경제 기적의 출발점, 산업수도 등으로 불린 도시다. 그러나 지금은 ‘석유화학’, ‘자동차’, ‘조선해양’ 등 기존 핵심산업들이 어느덧 정체기를 맞이했다. 울산의 다음 60년 자존심을 지킬 신성장 동력 발굴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울산시가 전통의 산업도시 인프라와 노하우를 품에 안고 배터리 특화단지 유치전에 뛰어든 이유다.

<디지털데일리>가 지난 6월 울산시를 방문했을 당시에도 울산은 이미 2차전지 특화단지 지정에 모자람이 없는 도시란 인상을 풍겼다. 주요 배터리 제조 생태계부터 기술력을 뒷받침하는 대학과 연구소들, 즉시 활용할 수 있는 에너지 공급 및 폐수 처리 능력 등 완성형 인프라는 확실히 산업도시 울산의 태생적 강점이었다. 물론, 선정 과정에는 여러 평가 요소와 변수가 작용하겠지만 준비 상황만 놓고 보면 다른 경쟁 지자체들 대비 유리한 입지로 평가된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에 마련된 대규모 배터리 연구센터 전경.
울산과학기술원(UNIST)에 마련된 대규모 배터리 연구센터 전경.

◆ 탁상공론은 남 이야기...'민관일체' 울산시의 팀워크

울산시가 배터리 특화단지 유치에 본격적으로 나선 건 지난해 12월 진행된 ‘U-2030 전지산업 재도약 얼라이언스’ 발대식부터다. 김 시장은 “이 얼라이언스는 삼성SDI, 고려아연, 후성, 이수화학 등 울산 내 주요 기업 57개와 울산과학기술원(UNIST), 울산대 등 4대 대학, 울산테크노파크(UTP), 한국에너지기술원 등 11개 연구기관, 울산시의회 산업건설위까지 참여한 대규모 민관 연합”이라고 추켜세웠다.

각양각색의 특화단지 유치전에서 지자체의 '탁상공론' 대신 실제 수혜 대상인 산학연이 직접적인 연대활동을 보이며 시를 전폭 지원하는 모습은 다른 경쟁 지자체들과 비교해도 눈에 띄는 울산시의 특징 중 하나다.

실제로 울산시는 올해 1월, 2월, 4월에 각각 총괄위원회를 개최하고 4월에는 이틀에 걸친 총회를 개최하며 이들과 함께 실질적인 유치 준비를 이어갔다. 특히 삼성SDI와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특화단지 내 13개 선도기업은 회의를 통해 직접 특화단지 지정 건의서를 착성하고 추가 투자계획을 협의했다.

이미 형성된 광범위한 2차전지 생태계도 울산시의 강점이다. 김 시장은 “울산은 전국 1위의 리튬 2차전지 벨류체인과 산학 상생협력 생태계를 보유한 유일한 도시”라고 강조했다.

삼성SDI 울산사업장 입구.
삼성SDI 울산사업장 입구.

그의 말처럼 울산은 생태계 최상단의 완성차 제조사(현대자동차)와 2차전지 제조사(삼성SDI), 고려아연, 이수화학 등 2차전지 핵심광물 및 소재 관련 회사, UNIST와 울산 UTP,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등 고도의 연구 인력을 갖춘 학교와 연구소가 집적된 지역이다. 학교와 연구원은 기업과 협력해 원천기술 개발과 제품 테스트를 돕고, 기업은 투자와 생산·소비의 선순환을 만드는 구조다. 현대차의 경우 올해 2조원을 투자해 울산시에 국내 최초로 전기차 전용 신공장을 착공했다.

2차전지 신산업 육성 정책 지원도 꾸준했다. 김 시장은 “특화단지 사업 수립 훨씬 이전인 2021년 10월, 울산시에서는 이미 '울산 전지산업 육성 전략'을 발표하고 기존 산업의 전환을 위한 로드맵을 수립했다”며 “올해 1월에는 U-2030 전지산업 재도약 전략에서 구체적인 실행계획도 수립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2차전지 주요 기업부터 학계, 연구계가 연결되는 생태계, 지자체의 적극행정, 기업 지원 인프라가 모두 갖춰진 울산은 이미 특화단지 지정에 손색없는 조건을 갖췄다는 것이 김 시장이 말하는 울산 특화단지 지정의 당위성이다.

울산시가 예측한 생산 유발, 일자리 창출 효과도 눈여겨볼 만하다. 울산시는 특화단지 지정에 따른 기업의 투자와 신규투자 유치로 전국 생산유발 효과 20조5188억원, 부가가치 5조7452억원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일자리는 6만3710개 창출을 예상했다. 지원 예산 규모는 5대 중점과제를 중심으로 국비 3000억원과 시비 2000억원 등 총 500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울산 내 13개 선도기업은 2030년까지 약 11조원에 달하는 지역 투자를 진행하기로 했다.

현대차 울산공장 '아이오닉5' 생산라인 [ⓒ 현대자동차]
현대차 울산공장 '아이오닉5' 생산라인 [ⓒ 현대자동차]

◆ 이미 준비는 끝... "특화단지 조성 가속에 박차"

특화단지 지정 이후 울산은 어떤 미래를 구상하고 있을까? 김 시장은 “울산은 국내 제일의 산업도시다. 특화단지 조성은 이제 울산이 글로벌 2차전지 산업도시로 도약하는 발판이 마련됨에 그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차전지 전주기 지원망 구축과 초격차 기술력 확보, 산업 활성화를 위한 인·허가 규제와 제도 개선과 같은 5대 중점과제가 수립된 것도 이를 뒷받침하기 위함이란 설명이다.

가까운 예로 시는 지난 4월 ‘울산광역시 전지산업 육성 및 지원 조례 제정’을 추진하고 고려아연에 석유화학기업 지원 TF팀을 파견했다. 또한 주요 프로젝트의 원활한 추진을 돕는 현장 행정지원과 현대차 전담지원팀 구성 등 시 차원의 가능한 모든 행정 지원을 추진 중이다.

특화단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자체적 노력도 지속된다. 김 시장은 “2023년 하반기 추경을 통해 특화단지 조성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는 한편, 이미 단지 조성에 필요한 에너지 인프라 전반이 구축된 울산의 장점을 십분활용해 특화단지 조성을 가속할 계획”이란 포부를 밝혔다.

이건한 기자
sugyo@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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