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소재

[K배터리특화단지] ③ LG엔솔·에코프로 '마더팹' 오창…셀부터 소재까지 [소부장박대리]

김도현
사진=디지털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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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엔솔 등 주요 기업 연이어 대규모 투자 결정
- 충북도, 소부장 특화단지 이어 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노려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충북 오창이 ‘배터리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선정에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라는 국내 최대 배터리 회사의 핵심 생산기지와 에코프로를 비롯한 여러 소재·장비 기업이 존재하는 덕분이다.

17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반도체, 디스플레이, 배터리 등 첨단전략산업 경쟁력이 경제안보 자산으로 격상되면서 특화단지 구축에 나서기로 했다. 정부 차원에서 해당 지역에 대해 입지, 인프라, 투자, 연구개발(R&D), 사업화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오는 6월 말 분야별 선정지가 공개된다.

배터리 부문에서는 오창과 경북 포항, 전북 군산, 울산광역시 등이 경쟁한다. 이미 오창이 속한 청주는 2차전지 소재·부품·장비(소부장) 특화단지로 뽑힌 바 있다. 이번 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에도 지정되기 위해 충북도 차원에서 투자 유치와 특화단지 지정을 위해 물밑작업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디지털데일리>는 지난 6일 오창산업단지 및 과학산업단지를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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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 양과 질 모두 늘려 ‘오창에너지플랜트’ 탈바꿈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와 유럽 투자가 한창인 가운데 국내에서도 증설을 진행한다. 지난해 12월 충북도, 청주시와 오는 2026년까지 오창산업단지에 4조원 규모 생산시설 및 인프라 투자를 단행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LG에너지솔루션은 오창사업장 내 원통형 배터리 생산능력(캐파)을 추가 확보할 방침이다. 같은 해 6월 4680(지름 46mm 높이 80mm) 및 2170(지름 21mm 높이 70mm) 원통형 배터리 라인에 각각 5800억원, 1500억원 등 7300억원을 투입하는 프로젝트의 연장선이다. 2025년 전후 오창 캐파는 기존 18기가와트시(GWh)에서 33GWh로 늘어나게 된다.

4조원 금액에는 원격 지원, 제조 지능화, 물류 자동화 등 최신 스마트팩토리 관련 시스템 구축 비용도 포함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국내에서 첨단기술과 공정 등을 선제 도입한 뒤 해외 생산기지에 적용해나가고 있다. 오창사업장이 ‘마더팹’ 역할을 하는 셈이다. 미국, 폴란드, 캐나 등이 오창을 기준으로 삼는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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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맥락에서 팩토리 모니터링 컨트롤센터(FMCC)가 마련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FMCC를 통해 전 세계 생산라인 모습을 영상 데이터화하고 인공지능(AI) 기반 딥러닝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지난달 LG에너지솔루션은 오창공장의 이름을 ‘오창에너지플랜트’로 명명하기도 했다. 이는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과 구성원 간 소통을 통해 이뤄졌다. 회사 관계자는 “오창사업만만의 의미와 역할을 설명할 수 있는 특별한 명칭이 필요하다고 의견이 모아졌다”고 이야기했다. 권 부회장은 매주 오창에너지플랜트를 들려 현장경영을 이어나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근에서는 모회사 LG화학이 양극재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양극재는 배터리 에너지 밀도를 좌우하는 핵심 소재다. 원통형 배터리 캐파를 확대한 LG에너지솔루션과의 시너지가 기대되는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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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프로, 그룹 핵심 R&D 기지로 재편

에코프로 그룹은 최근 포항캠퍼스를 메인 생산거점으로 구축하고 있다. 대신 본사가 있는 오창은 R&D 중심지로 탈바꿈하겠다는 심산이다.

지난해 8월 에코프로는 오창과학산업단지 내 R&D 캠퍼스를 조성한다고 발표했다. 이곳은 14만제곱미터(㎡) 규모 세워질 예정으로 연내 착공해 2024~2025년에 순차적으로 청주, 포항 등에 흩어진 계열사 R&D 인력을 집결하는 것이 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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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프로에 따르면 신규 R&D 캠퍼스를 통해 ▲광물 ▲전구체 ▲양극재 ▲폐배터리 등 소재 연구 전 분야에 대한 가치 사슬을 완성하게 된다.

에코프로는 “향후 3년 동안 3000명 이상 고용 창출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캠퍼스 내 별도 생산라인을 두지는 않고 R&D 시설 위주로 꾸릴 계획”이라고 전했다.

양극재를 생산하는 계열사 에코프로비엠은 오창에서 화재 사고로 홍역을 앓은 CAM4와 CAM4N 공장 등을 가동 중이다. 현재는 차질 없이 생산라인이 돌아가고 있다.

◆충북도·청주시 등 기업 유치 총력

LG에너지솔루션과 에코프로 이외에도 오창 지역 내 배터리 관련 기업이 자리를 잡았거나 들어서고 있다.

원익피앤이와 합병한 장비업체 엔에스, 분리막을 다루는 더블유스코프, 전기차 등에 사용되는 영구자석 원료를 제공하는 케이에스엠메탈스 등이 대상이다. 충북으로 범위를 넓히면 에너테크인터내셔널(배터리 모듈 및 팩), 에스앤에스(배터리 제어부품), 나노캠프(고체전해질) 등도 있다.

또한 충북도는 지난 2월 LG에너지솔루션, 충북대, 한국전자기술연구원 등과 함께 ‘2차전지 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지정’ 결의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김명규 충북도 경제부지사는 “일각에서는 ‘2차전지 소부장 특화단지 지위를 인정받았는데 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까지 지정되려 하느냐’는 질문을 한다. 원재료 주도권을 쥔 중국에 생산 주도권까지 넘어가는 상황에서 기술 초격차 확보 및 국제 경쟁 승리를 위해 선택과 집중이 필요할 때”라고 당위성을 설명했다.

지난달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국내 최대 배터리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3’에 참여해 특화단지 유치전에서도 나섰다.

당시 충북도는 ‘전국 2차전지 1등 지자체’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는 동시에 고려전자, 미루온, 세노텍, 아이원, 온테스트 등 도내 참여기업 홍보도 진행했다.

이용일 충북도 산업육성과장은 “오창 등에 선도기업과 공급기업의 요구를 반영한 테스트베드가 집적되고 있다”며 “정부 지원 기반 시설 활용성과 충청 및 수도권까지 연계 확장성을 갖춘 오창에 정계, 정부, 2차전지 기업들이 많은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도현
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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