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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새 SKB 대표에 박진효…SKT 유영상과 ‘원바디’로 시너지 창출

권하영 기자
박진효 SK브로드밴드 신임 대표 [ⓒSK브로드밴드]
박진효 SK브로드밴드 신임 대표 [ⓒSK브로드밴드]

[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SK브로드밴드가 신임 대표를 맞는다. 박진효 전 SK쉴더스 대표가 주인공이다. 박 대표는 SK텔레콤 내 기술통을 거쳐 SK쉴더스 수장을 지내며 통신-미디어-보안을 두루 경험한 융합형 리더다.

SK브로드밴드 대표직은 지금까지 유영상 SK텔레콤 대표가 겸직했던 자리인 만큼 박 대표 체제에서도 모회사 텔레콤과의 ‘원바디(One Body)’ 체계가 이어질지 주목된다. 최근 제자리걸음인 실적 개선과 신성장동력 발굴이라는 숙제도 남아 있다.

◆ 박진효 신임 SKB 대표 내정…SK텔레콤과 시너지 기대

21일 SK브로드밴드는 신임 대표(사장)에 박진효 전 SK쉴더스 대표를 내정했다. 박 신임 대표는 오는 8월 말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SK브로드밴드 대표로 선임될 예정이다.

박 대표는 1997년 SK텔레콤에 입사해 네트워크기술원장, 정보통신기술(ICT)센터장 겸 최고기술책임자(CTO) 등을 역임한 기술 전문가다. 2019년에는 현재 SK쉴더스로 사명을 바꾼 ADT캡스의 대표직과 함께 SK텔레콤 보안사업부장을 맡았다.

SK브로드밴드는 박 대표에 대해 “SK텔레콤과 T-B 시너지 극대화는 물론, AI·DT 기반 미디어, B2B, 인프라 분야에서 회사의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 적임자”로 평가했다.

이번 인사로 SK텔레콤 대표가 SK브로드밴드 대표를 겸직하던 체제도 바뀌게 됐다. 올 들어선 유영상 대표가 SK브로드밴드 대표를 겸직해왔다. 양사가 ‘한 몸’처럼 기민하게 시장에 대응하고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는 구상이었다. 이른바 ‘T-B 원바디’ 전략이다.

SK텔레콤 측은 “최근 AI 주도권을 위한 글로벌 경쟁 상황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유영상 대표는 SK텔레콤 AI 트랜스포메이션에 집중하고 글로벌 텔코 얼라이언스 등 글로벌 사업을 확대하며 SK그룹 ICT 위원장으로서 ICT 시너지를 강화할 것”이라 전했다.

겸직 체제에서 단일 대표 체제가 됐지만 SK텔레콤과의 원바디 전략은 계속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특히 일각에선 박정호 SK스퀘어·SK하이닉스 부회장과 유영상 SK텔레콤 대표, 박진효 SK브로드밴드 대표로 이어지는 협력체계가 더욱 공고해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박정호 부회장이 SK텔레콤 재직 시절 경영 전략을 도모하는 동안 박진효 대표가 SK텔레콤의 연구개발(R&D)을 주도하며 호흡을 맞춘 경험이 있는 데다, 유영상 대표 또한 박 부회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되고 있기 때문이다.

◆ 실적개선과 신성장동력 발굴 과제…경영 능력 입증 기대

SK브로드밴드는 박진효 대표 체제에서 실적 개선과 신성장동력 발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 박 대표가 대표로 있는 동안 SK쉴더스의 실적은 꾸준히 개선됐다. 박 대표 취임 이듬해인 2020년 SK쉴더스의 연결기준 매출은 3147억원으로 1년 만에 16.4% 성장했고, 영업이익도 264억원으로 14% 증가했다. 2021년에는 매출 1조5497억원, 영업이익 1210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392.4%, 361.5% 늘었다. 지난해 매출과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은 각각 1조7928억원, 4152억 원으로 2018년 ADT캡스 인수 시점과 비교하면 2배가량 증가했다.

현재 SK브로드밴드는 유료방송과 유선통신, B2B 등 한정된 사업 포트폴리오 안에서 성장이 조금씩 정체되고 있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761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0.1% 증가한 수준에 그쳤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등장으로 주력 사업인 미디어 매출이 주춤하면서 새로운 돌파구도 필요해진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박 대표가 SK쉴더스 대표로 있는 동안 기존 물리보안 회사를 플랫폼형 기업으로 성장시켰다는 데 높은 점수를 매기고 있다. 박 대표는 당시 인공지능·클라우드·양자보안 등 디지털 신기술을 적용한 보안 사업과 안전 사업 등을 강화한다는 구상으로, 회사 이름 변경(ADT캡스→SK쉴더스)과 함께 사업구조를 물리보안·사이버보안·융합보안·안전 및 케어 등 4대 사업으로 중심으로 개편한 바 있다.

한편, 이번 인사는 SK그룹 차원에서 단행됐다. 박 대표가 몸 담은 SK쉴더스는 스웨덴 발렌베리 가(家)의 글로벌 투자회사 EQT파트너스에 지분 일부가 넘어가면서 최대 주주가 바뀐 상황이다. 기존 최대 주주 SK스퀘어는 쉴더스 지분 일부를 8600억원에 매각해 2대 주주로 남고 EQT파트너스와 공동 경영을 하게 된다.

권하영 기자
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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