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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 HBM, HBM”…SK하이닉스, 적자냈지만 '미래희망' [소부장반차장]

김도현 기자
SK하이닉스 직원이 HBM을 가리키고 있다.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직원이 HBM을 가리키고 있다. [사진=SK하이닉스]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SK하이닉스의 효자로 거듭난 ‘고대역폭 메모리(HBM)’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뜨겁다. 인공지능(AI) 시대가 본격화한 가운데 메모리 불황을 종결할 카드로 급부상했기 때문이다.

26일 SK하이닉스는 ‘2023년 2분기 실적발표 및 컨퍼런스콜’을 진행했다. 이 기간 회사는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기준 2023년 2분기 매출액 7조3059억원, 영업손실 2조8821억원을 기록했다.

1분기 이어 2분기도 적자다. 상반기 누적으로는 마이너스 규모가 6조3000억원에 달한다. 전방산업이 부진하면서 메모리 수요가 크게 부진한 탓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SK하이닉스에 긍정적인 요소는 HBM이다. HBM은 여러 개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대폭 끌어올린 고성능 반도체다. 1세대(HBM)-2세대(HBM2)-3세대(HBM2E)-4세대(HBM3) 순으로 개발되고 있다.

챗GPT 등 AI 응용처가 확산으로 고부가가치 메모리 수요가 급증했고 상당 부분이 HBM 쪽으로 흘렀다. 전반적인 메모리 출하량과 평균판매가격(ASP)이 떨어지는 와중에도 HBM은 호조를 이어갔다.

현재 SK하이닉스는 HBM 분야 선두주자로 꼽힌다. D램 1위인 삼성전자보다도 선제적으로 움직이면서 기술적 우위를 확보했다는 평가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HBM3를 단독 공급 중이다.

이날 SK하이닉스는 “과거 HBM을 포함한 그래픽 D램 매출 비중은 한자릿수에 그쳤다”면서 “작년 4분기 10%를 차지한 이후 분기마다 빠르게 증가하면서 올해 2분기에는 20%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성장했다”고 밝혔다.

컨콜에서도 HBM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SK하이닉스는 HBM 전망에 대해 “2분기에 HBM 출하량이 전기대비 2배 이상 늘었다. HBM와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두 제품 매출은 작년보다 2배 이상 커질 것”이라고 전했다.

HBM 세대 교체 주기도 언급됐다. SK하이닉스는 “지난 3년간 HBM2E에서 HBM3으로 넘어오는 과정, 5세대(HBM3E) 개발 계획 등을 보면 2년 간격으로 바뀌고 있다. 이를 고려하면 2026년부터 6세대(HBM4)로 넘어갈 전망”이라면서 “고객 피드백을 종합하면 완성도, 양산 및 필드 품질 등에서 SK하이닉스가 가장 앞선 것으로 확인됐다. 시장 형성 초기부터 오랜 기간 경험과 기술경쟁력을 축적해온 영향”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HBM 사업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관련 투자도 준비 중이다. 회사에 따르면 전사적인 투자 규모를 작년 대비 50% 축소한다는 기조는 유지하면서도 HBM 생산능력(캐파) 확대를 위한 작업은 이어갈 방침이다. 특히 HBM3E를 위한 10나노급 5세대(1b) D램과 실리콘관통전극(TSV) 라인을 늘리는데 집중하기로 했다.

다만 우려 지점도 있다. 경쟁사의 추격, 주요 고객들의 투자 속도 조절 등이다. 이에 대해 SK하이닉스는 “HBM과 같은 시스템인패키지(SiP) 제품은 기획 초기부터 고객 또는 관련 서플라이체인 간 개발 협업이 이뤄진다. 가격 결정 방식, 롱레인지 플랜에 대한 상호 간 이해도가 높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도 수익성이 악화하지 않을 것”이라며 “수요 측면에서는 고객마다 투자-휴식-재투자 구간이 있겠으나 업체들이 교차한다면 캐즘 현상을 최소화하거나 없앨 수 있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김도현 기자
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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