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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SK하이닉스, 2분기 적자 폭 줄였다…낸드 추가 감산 예고

김도현 기자
[사진=SK하이닉스]
[사진=SK하이닉스]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SK하이닉스가 지난 2분기 적자 기조를 탈피하진 못했으나 희망을 봤다. 프리미엄 제품 수요가 늘면서 매출이 반등하고 영업손실은 축소했다. 상승 곡선을 그리기 위해 SK하이닉스는 보수적인 투자 정책은 유지하면서도 중장기 성장을 위한 작업은 게을리하지 않기로 했다.

◆적자 또 적자…당분간 낸드 반등 어려워

26일 SK하이닉스는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기준 2023년 2분기 매출액 7조3059억원, 영업손실 2조8821억원으로 집계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전기대비 43.6% 상승 전년동기대비 47.1% 하락했다. 영업이익은 전기대비 15.3% 증가, 전년동기대비 적자전환이다.

이번 실적은 명과 암이 공존했다. 글로벌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3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건 부정적이다. SK하이닉스의 상반기 누적(1분기 영업손실 3조4023억원) 적자는 6조3000억원에 달한다.

인텔로부터 사업부(현 솔리다임)를 인수하는 등 본격 확장에 나선 낸드플래시 분야 회복이 더디기도 하다. 김우현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낸드는 D램 대비 업계 재고 수준이 높고 수익성이 낮다”며 “낸드 감산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낸드에 대해 5~10% 수준의 추가 감산을 결정했다.

또 다른 대안도 내놓았다. 박찬동 SK하이닉스 낸드 마케팅 담당은 “(낸드는) 상대적으로 인공지능(AI) 서버 수요 상승 영향이 제한적”이라며 “기존 낸드 부문과 솔리다임 간 개별 역량 통합, 조직 간소화 등을 통해 중복비용을 계속 제거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엔터프라이즈(e)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16채널 등 고부가 제품 믹스, 컨트롤러 기술 개발 등 시스템온칩(SoC) 경쟁력 확보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땡큐 AI”…HBM 등 차세대 제품 수요 증가

불행 중 다행으로 긍정적인 면도 존재한다. 회사 미래로 꼽히는 ‘그래픽 D램’ 성장세다. 김 CFO는 “HBM을 포함한 그래픽 D램 매출은 과거 한자릿수 비중에 그쳤으나 지난 4분기 10%를 차지한 이후 올해 2분기에는 전체 20%를 상회하는 수준까지 성장했다”고 이야기했다.

HBM은 여러 개 D램을 쌓아 기존 D램 대비 성능을 대폭 높인 고부가 메모리다. 최근 그래픽처리장치(GPU)와 함께 묶이면서 존재감이 커진 상태다. SK하이닉스는 HBM 시장에서도 선두주자다. 고성능 및 고용량 제품을 가장 먼저 내놓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시설투자액(CAPEX)을 전년대비 50% 이상 축소하는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HBM 등 미래 먹거리에 대한 자금 조달은 아끼지 않기로 했다. 박 담당은 “올해 제한된 투자범위에서 다른 영역을 일부 절감하고 효율적으로 HBM 수요에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HBM 양산 확대에 필요한 10나노미터(nm)급 3세대(1z) D램 비중 확대와 내년 상반기부터 공급 예정인 5세대 HBM(HBM3E)를 위한 10나노급 5세대(1b) D램 및 실리콘관통전극(TSV) 생산능력 확보를 준비 중이다.

D램 전반적으로도 낸드 대비 상황이 좋다. 김 CFO는 “PC, 모바일 쪽 재고는 아직 상당하나 PC의 경우 채널 재고 건전화가 이뤄졌고 모바일은 플래그십 모델 선호 경향에 따른 고용량 채용이 늘었다”며 “현재 수요가 약세인 더블데이터레이트(DDR)4를 생산량을 줄여가면서 DDR5로 빠르게 옮겨가는 단계”라고 말했다. 회사는 DDR5 역시 HBM처럼 투자를 차질 없이 집행할 예정이다.

결과적으로 10나노급 4세대(1a) D램과 176단 낸드는 수율(완제품 중 양품 비율) 성숙 구간에 진입했다. 1b D램과 238단 낸드는 양산 준비를 마치고 연내 소규모 생산에 돌입한다. 1b D램의 경우 인텔과 인증 절차가 한창이다.

◆키옥시아-WD 합병·중국 투자 등 변수

한편 대외적인 이슈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SK하이닉스는 “일본 키옥시아와 미국 웨스턴디지털(WD) 합병에 대한 구체적인 조건 등이 확인된 바 없다. 양사가 합치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종합적으로 판단해 움직일 것”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키옥시아 주요 주주인 글로벌 사모펀드의 핵심 투자자다.

미중 갈등에 따른 중국 사업 차질 관련해서는 “장기적 지정학적 리스크, 시장 수요, 공장 운용 효율성 등을 고려해서 향후 중국 내 오퍼레이션 계획에 대해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며 “장비 수출에 대해 각국 정부, 이해관계자들과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김도현 기자
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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