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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온, 흑자전환 여정 순항…"생산성 개선, 미국 시장수요 견조” [소부장박대리]

이건한 기자
SK온-포드 합작 블루오벌SK 켄터키 1공장 (ⓒ SK온)
SK온-포드 합작 블루오벌SK 켄터키 1공장 (ⓒ SK온)

[디지털데일리 이건한 기자] 2024년 흑자전환을 예고한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사업 자회사 SK온이 2분기 EBBITA(에비타, 감가상각전 이익) 흑자전환, 미국 IRA 보조금 수혜 등에 힘입어 적자폭을 크게 줄였다. SK온의 최우선 해결과제로 꼽힌 수율 향상도 정상적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보인다.

김경훈 SK온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8일 진행된 SK이노베이션의 2023년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2분기 판매량과 생산성은 1분기 대비 개선돼 현재 목표 수준에 근접했다. 하반기에도 수율 개선과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판매량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2023년 매출은 전년 대비 2배 증가가 예상되며, 연초에 언급한 2023년 에비타 흑자 달성 및 분기별 영업이익 개선 목표를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SK온은 2분기에 역대 분기 최대매출인 3조696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1315억원이다. 배터리 사업 후발주자로서 지속된 해외투자, 공장 안정화 과정에 따른 비용이 연속 적자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다만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7% 증가하는 등 성장세가 뚜렷하다. 적자 규모도 매분기 감소하고 있다. 1분기 -3447억에 달했던 영업손실은 이번 분기에 2100억원 감소했다.

적자 중에도 상반기에 잇따른 투자 확보로 자금줄에도 여유가 생겼다. 한국투자PE, MBK컨소시엄, 사우디 SNB캐피탈 등에서 각 수조원의 투자를 유치하고, 포드와의 미국 합작사인 블루오벌SK는 미국 에너지부(DOE)에서 약 11조8000억원의 정책지원자금을 확보했다.

남은 숙제는 이를 바탕으로 흑자 전환시기를 최대한 앞당기는 것이다. 관련해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구체적인 시점, 수치가 언급되진 않았다. 상황을 일부 유추해 볼 만한 부분은 몇 가지 있었다.

김 CFO는 “수익성 개선은 크게 생산성 향상과 비용 감소에 따른다. 우리는 생산성에 따른 수익성 증가를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생산성은 수율, 즉 생산량 대비 판매 가능한 양품 비율을 의미한다. 통상 수율이 90% 미만일 경우 생산품 폐기 등에 따른 영향으로 수익성이 낮아진다.

배터리 공장은 준공 후 일반적으로 2~3년 이상의 램프업(생산능력 극대화) 및 수율 안정화 기간을 거친다. SK온은 헝가리, 미국 공장의 수율 개선과 수익성 제고를 중요한 과제로 안고 있다. 회사도 이를 인지하고 올해 수율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IRA 법안내 첨단제조 생산자 세액공제(AMPC) 이익도 상승세다. 이는 배터리 제조사가 미국 현지에서 제조한 배터리 1kWh당 최대 45달러의 정부 지원금을 확보할 수 있는 제도다. SK온은 상반기에 AMPC로 총 167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김 CFO는 “1분기보다 2분기 AMPC 이익이 더 높다”고 언급했다. 2분기 배터리 제조·판매량이 1분기 대비 늘었다는 의미다.

SK온 2분기 사업 실적. [ⓒ SK이노베이션]
SK온 2분기 사업 실적. [ⓒ SK이노베이션]

주력 시장은 미국을 꼽았다. 김 CFO는 “매출은 하반기로 갈수록 증가할 것이고 미국 매출 증가분이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양섭 SK이노베이션 CFO도 “2025년 미국 내 SK온 생산능력의 대규모 확장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는 바, 2026년 이후 수익 규모는 대폭 상향될 것이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이와 함께 최근 유럽과 중국 전기차 시장 성장이 둔화하고 있지만 SK온이 계획한 미국 내 연간 10~15GWh 배터리 판매량 목표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밖에 제품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한 중장기 경쟁력 제고 노력을 지속해간다. 현재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은 크게 프리미엄(고급차), 볼륨(양산차), 엔트리(보급형) 시장으로 세분화되고 있다. SK온은 각 시장 수요에 발맞춰 하이니켈, 미드니켈, 코발트프리, LFP 배터리 등 다양한 맞춤형 제품을 개발하며 대응하겠단 방침이다. 김양섭 CFO는 “각형 배터리의 경우 수주 확보와 연계해 양산을 구체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건한 기자
sugyo@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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