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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검 부활 논란’ 네이버 트렌드 토픽 결국 종료…아쉬움 남는 까닭

이나연 기자
네이버 앱 내 트렌드 토픽 화면 갈무리 [ⓒ 네이버]
네이버 앱 내 트렌드 토픽 화면 갈무리 [ⓒ 네이버]

[디지털데일리 이나연 기자] ‘실시간 검색어(실검)’ 부활이라는 꼬리표가 붙었던 네이버 콘텐츠 추천 서비스 ‘트렌드 토픽’이 끝내 폐지됐다. 네이버는 서비스 종료 결정이 정치권 압박과 무관하다는 입장이나, 기업이 내놓은 신규 서비스가 잡음에 시달리다 좌초됐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자아낸다.

31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 27일 네이버 앱 추천·구독 탭에서 트렌드 토픽 서비스를 종료했다. 기존 트렌드 토픽 자리는 인플루언서가 주제별로 콘텐츠를 선별한 ‘오늘의 ○○ 토픽’이 차지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모바일 앱 개편을 통해 인공지능(AI) 추천 영역을 확대할 예정”이라며 “트렌드 토픽 종료는 최근 세간의 지적과 별개 결정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트렌드 토픽이 폐지된 것은 지난 5월 정치권이 해당 서비스를 두고 ‘실검을 부활시키려는 꼼수’라고 비판한 지 두 달만의 조치다. 같은 달 네이버는 부정적인 여론을 의식한 듯 내부 논의를 통해 트렌드 토픽을 철회하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트렌드 토픽은 생성 AI가 개인 구독 정보와 네이버 카페·블로그·포스트·동영상 등에서 검색·문서 클릭 이력을 바탕으로 키워드를 추출해 추천 콘텐츠를 제시하는 서비스다. 서비스는 네이버 활동을 기반으로 좋아할 문서를 추천하는 ‘개인화 추천’과 네이버 전체 사용자들이 좋아한 주제와 문서를 보여주는 ‘트렌드 추천’으로 구분된다.

앞서 네이버는 트렌드 토픽이 검색뿐만 아니라, 각자 관심사를 기반으로 한 개개인 맞춤형 서비스라는 점에서 과거 실검 형태와 완전히 다르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네이버의 적극적인 해명에도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등 여당 인사들은 ‘변형된 실검 서비스’라며 이를 통한 여론 선동 우려에 대해 강한 목소리를 냈다.

지난 2005년 처음 도입된 네이버 실검 서비스는 실시간 순위로 여론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였다. 그러나 매크로 조작과 정치적·상업적 활용 의혹 등 숱한 악재가 겹치며 16년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일각에서는 서비스 규모에 상관없이 특정 기업이 선보이는 서비스가 정치권 공세로 사실상 제동이 걸렸다는 점에 우려를 표한다.

업계 관계자는 “IT 기업이 어떤 서비스를 시도할 때 논란에 떠밀려 중단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아쉽다”며 “글로벌 플랫폼 시장 경쟁이 치열한데, 국내 기업이 서비스를 못 낸다거나 기존 서비스를 없애는 것은 IT 산업 경쟁력에도 부정적”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카카오 역시 네이버 트렌드 토픽과 유사한 ‘투데이 버블’ 서비스로 실검 부활 비판을 받았으나 예정대로 서비스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지난 5월 포털 다음(Daum)에서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 투데이 버블은 현재 주변에서 관심을 두고 이야기하는 주제가 무엇인지 키워드로 보여주는 서비스다.

카카오는 투데이 버블이 실검과 다른 점으로 “다음 내부 서비스뿐 아니라, 제휴된 뉴스 사이트 및 온라인 커뮤니티 등 다양한 외부 웹페이지를 정보 출처로 한다”는 점을 들며 “출처 다양성을 고려한 보정 과정을 거칠 뿐만 아니라, 분석 기준이 되는 시간을 늘리고 키워드에 순위를 매기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나연 기자
ln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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