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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잼버리 나비효과’ 삼성과 대비되는 GS리테일 이미지 추락…이유는?

이안나 기자

대형 텐트로 꾸려진 GS25 매장에서 직원들이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 GS리테일]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 잼버리’가 폭염과 부실시설로 논란이 된 가운데, 이 나비효과는 행사 지원을 나선 기업 브랜드 이미지까지 좌우하고 있다.

삼성은 파행 위기를 겪는 잼버리를 위해 반도체공장까지 대원들에게 개방하기로 결정해 여론 지지를 얻었다. 반면 GS25는 사회공헌 차원으로 행사에 참여했다는 취지가 무색하게 일부 상품 가격을 인상했다가 지적을 받고 시중가로 인하하는 등 뒷수습에 한창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행사장에서 유일하게 편의점을 운영했던 GS25는 일부 상품 가격을 시중가보다 높게 받아 지적을 받고, 지난 3일부터 시중가로 가격을 재조정했다. 일부 상품 가격은 시중가 대비 10~15% 높았지만, 특히 논란이 됐던 건 수요가 폭증했던 얼음 관련 상품 가격이다. 700원짜리 얼음컵은 1500원에, 4000원 얼음은 7000원, 비식용 얼음 한 포대를 2만원으로 2배가량 높게 판매했다.

GS25 측은 “현장에 들어간 물류 인프라 비용이 커서 일부 상품을 인상 판매했지만, 대회 성공적 개최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3일부터 모든 상품을 시중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고 전했다.

GS25는 이달 초 사회공헌과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으로 세계스카우트잼버리에 소매플랫폼 역할로 참여한다는 소식을 알린 바 있다. 전체 상품 10% 이상을 전라북도 내에서 생산된 상품으로 준비했다는 점이 대표적인 예다.

잼버리 현장에 매장을 설치하기 위해 GS25는 경쟁사들과 입찰경쟁을 통해 선정됐다. 전세계 학생들이 참석하는 행사에 편의점 매장을 단독으로 설치하면 매출 상승뿐 아니라 브랜드 인지도 제고 중 부가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 업계에선 이런 직간접적 사업효과를 노리고 GS25가 비용 측면에서 경쟁사 대비 더 많은 제안을 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GS25는 행사장엔 150㎡ 규모 초대형 텐트를 6동 설치했는데, GS25 직영점이 아닌 가맹점주가 운영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업계에선 세계적 대회에 대형 점포를 직영 아닌 가맹점주를 선정해 운영한 것을 두고선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GS리테일 측은 “기존 점포를 운영하는 점주들 중 선정해 위성 점포를 낸 것”이라며 “시설이나 집기, 장비는 본사에서 지원하고 가맹점주가 와서 운영만 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가격 인상 건은 가맹점주와 본사 영업팀이 협의해 정했다”고 덧붙였다.

물론 대형 행사에 가맹점주를 선정해 운영한 것 자체가 잘못된 일은 아니다. 행사장 내 편의점 운영을 위해 아르바이트 100여명을 고용한데 더해 GS25 현장 인력들도 투입돼 운영을 도왔다. 직영점을 설치해 본사가 수익을 전부 가져가기보다 지역 가맹점주와 수익을 배분한다는 측면을 강조하면 오히려 여론 지지를 받았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GS25는 일부 상품 가격 인상으로 행사 참여한 학부모·학생들로부터 전세계 학생들 대상으로 ‘K바가지’ 문화를 알렸다는 지적을 받았다. 가맹점주가 특수상권을 이유로 가격 인상을 했다 감안하더라도 본사인 GS리테일이 이를 승인한 것이기에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달 초 GS리테일은 “전 세계에서 방문한 청소년들이 K-편의점 편리성과 재미있는 일상 소비 체험까지 할 수 있도록 좋은 추억을 제공할 것”이라고 포부가 무색해졌다.

GS25는 행사 시작 사흘만에 상품 가격들을 시중 수준으로 내렸다. 이에 더해 긴급 구호 물품으로 냉동 생수를 하루 4만개씩 지원하고, 잼버리 6개 허브 매장 중심으로 그늘 텐트, 핸드폰 무료 충전, 냉방을 위한 설비를 추가 지원했다.

GS25 뒷수습에도 불구하고 비판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사회공헌 목적으로 참여한 목적과는 무관하게 폭리를 취했다는 인식이 소비자들 사이 공유됐기 때문이다. 논란이 된 가격인상 건으로 GS리테일이 현장에 생수 등 긴급 지원하는 순수 공익적 활동 의미가 퇴색된 것처럼 비쳐질 수 있다.

반면, 잼버리 긴급 지원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가 더 긍정적으로 변한 사례도 있다. 삼성은 잼버리 행사 수습을 위해 연일 대책을 내놨다. 지난 4일 저녁엔 음료 20만개를 현장에 급파했고, 5일엔 삼성병원 의료지원단 파견과 간이 화장실, 전동 카드를 지원하고 6일엔 삼성전자 사업장 견학 프로그램을 가동하기로 결정했다. 대원들은 국내 첨단 정보기술(IT) 산업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 셈이다. 위기 상황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통해 삼성은 국가적 위기 때마다 문제를 해결하는 ‘구원투수’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한편 세계스카우트잼버리는 기업들 긴급 지원으로 정상화 모습을 갖춰가고 있었음에도 불구, 현지 행사를 완주하지 못하게 됐다. 태풍 '카눈'이 한반도를 향해 북상하고 있어, 간척지인 새만금 지역 특성상 피해가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이날 세계스카우트연맹에 따르면 정부와 협의해 8일 오전 10시부터 참가자들을 야영지에서 조기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이안나 기자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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