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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그리드, 상반기 매출 3배 뛰었지만… 적자지속으로 완전자본잠식

이종현 기자
ⓒ이노그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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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클라우드 관리‧서비스 기업 이노그리드가 올해 상반기 매출액 14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반기대비 3배 이상 성장한 수치로, 2006년 창사 이래 역대 최대 실적이다. 다만 적자가 지속하면서 기업은 자본보다 부채가 많아진,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이노그리드의 상반기 매출은 전년도 연간 매출액인 141억원을 넘은 수치다.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매출액이 집중되는 특성을 고려하면 올해 연간 매출액은 전년대비 큰 성장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이노그리드는 올해 목표 매출액으로 380억원을 설정한 바 있다.

이노그리드는 매출 상승의 원인으로 서비스형 인프라(IaaS) 및 플랫폼(PaaS)과 클라우드 관리 플랫폼(CMP) 등을 비롯해 풀스택 기반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정의 데이터센터(SDDC) 사업 수주를 꼽았다.

대표적인 사업은 우리금융그룹의 고도화 사업과 개방형 클라우드 플랫폼 기술지원, 유지‧보수 사업이다. 또 교육행정정보시스템 나이스(NEIS) 사업도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 대기업, 제2금융권, 관세청, 대형 공공기관 등에서 수주가 진행됐거나 확정된 사업이 있어 하반기에도 솔루션 부문 매출이 대폭 늘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관세청, 경남교육청, 대기업, 제2금융권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고르게 사업을 수주하며 상반기 기준 계약 총금액 423억원을 기록 중으로 올해 목표 매출액인 380억원 및 목표 계약 총금액인 500억원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전했다.

김명진 이노그리드 대표는 “축적된 클라우드 기술력과 노하우가 빛을 발하며 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을 낼 수 있었던 것 같다”며 “향후 클라우드 전환 및 도입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는 만큼 클라우드와 관련된 사업 전반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클라우드 기술 개발을 지속하며 기술력을 기반으로 클라우드 사업 전반을 리딩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다만 지속하는 적자는 걸림돌이다. 이노그리드는 상반기 누적 영업손실 2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반기 35억원대비 줄어들었지만 이익을 발생시키지 못한다는 것은 여전하다. 작년 기준 연간 매출액 141억원에 영업손실 46억원으로 영업적자율은 32.8%에 달한다. 누적 결손금도 159억원이다.

이노그리드 2023년 반기보고서의 재무상태표 중 일부
이노그리드 2023년 반기보고서의 재무상태표 중 일부

쌓여가는 적자에 이노그리드의 자본총계는 상반기 기준 –10억6863만원이 됐다. 1분기부터 자본총계가 마이너스가 된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완전자본잠식 상태에서는 이노그리드가 목표로 하는 기업공개(IPO)도 순탄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노그리드는 올해 2월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던 당시 이노그리드의 자본총계는 1억6195만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는 아니었으나 상반기 적자로 상황이 바뀌었다.

이와 관련 이노그리드 관계자는 “자본잠식이 상장 미승인 요건에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공모자금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내년부터는 흑자 전환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2018년 기준 코스닥 시장 상장요건이 개편됨에 따라 ‘계속 사업 이익이 있을 것’, ‘자본잠식이 없을 것’이라는 요건이 폐지됐다. 즉, 완전자본잠식인 기업도 상장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도 “완전자본잠식인 기업도 상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부정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상장이 불가능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굉장히 안 좋은 상황인 듯하다. 제약‧바이오 기업의 경우 완전자본잠식 상태에서도 상장심사를 청구하는 기업이 종종 있는데, 이들 몇몇은 상장에 실패했다”며 “혁신성에 관대한 바이오도 그럴진데, 정보기술(IT) 기업은 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이노그리드의 상장 예비 심사가 길어지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 아니겠냐는 의견도 제기된다. 이노그리드는 2월17일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는데 이노그리드 이전에 신청한 기업은 모두 심사 결과가 나오거나 철회했다. 현재 대기 중인 기업 중 이노그리드가 가장 오랜 기간 심사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기업이다.

이종현 기자
bell@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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