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산대' 없앤 이마트24…신세계아이앤씨, AI로 유통 혁신 [외연 넓히는 IT 서비스]
[디지털데일리 서정윤 기자] "무인매장 기술을 기반으로 오프라인 데이터가 풍성해지면, 온·오프라인을 연계해 옴니채널 기반이 되는 매장을 만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를 토대로 다양한 시도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가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무인매장은 계산원은 없지만 고객이 직접 결제 프로세스를 진행해야 하는 구조다. 때문에 절도나 기물파손 등 보안 관련 다양한 문제가 발생해왔다. 신세계아이앤씨는 지난 2021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이마트24와 손잡고 고객의 결제 경험을 개선할 수 있는 완전무인매장 이마트24를 열었다. 100% 국내 기술로 완전무인매장을 구축한 것은 신세계아이앤씨가 처음이다.
한국형 무인매장 기술 표준 구축을 위해 만들어진 완전무인매장 이마트24에는 인공지능(AI) 비전, 센서퓨전, 음성 어시스턴트 등 신세계아이앤씨의 기술이 집약적으로 담겼다. 이제 신세계아이앤씨는 완전무인매장 이마트24에 생성AI를 적용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발전시키려 한다. 기술 단가를 낮추고 완전무인매장 2호점을 구축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지난 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 위치한 완전무인매장 이마트24에서 만난 한수웅 신세계아이앤씨 AI솔루션팀 팀장은 "완전무인매장 이마트24가 그동안의 무인매장과 차별화되는 부분은 결제에 대한 경험"이라며 "추가적인 인사이트를 주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해 다양한 기술을 더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신세계아이앤씨 기술 집약된 완전무인매장 이마트24
완전무인매장 이마트24에는 직원은 물론 계산대도 존재하지 않는다. 고객은 입장하기 전 신용카드를 등록해 QR코드를 발급받는다. QR코드를 통해 매장에 입장한 뒤, 원하는 물건을 들고 나가면 등록된 신용카드로 결제가 진행된다. 기업 입장에서는 재고정리만 하면 돼 관리가 용이하고 고객 입장에서도 새로운 결제 경험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완전무인매장인 만큼 결제가 정확히 이뤄지는 게 중요했다. 신세계아이앤씨는 라이다 등으로 매장 내 고객 동선을 추적하고, 고객 행동과 상품을 인식하는 AI 기술과 상품 자동학습 기능 등을 도입했다. 선반에는 센서를 달아 무게를 측정하는 센서퓨전 기술을 적용했다. 껌과 같은 가벼운 물건은 물론, 1+1과 같은 묶음 할인 행사도 센서 인식을 통해 자동으로 계산해낸다.
사물인터넷(IoT) 센서가 화재나 문열림 등을 감지하기도 한다. 센서는 자동으로 매장 관리자에게 안내메시지를 보내 빠르게 조치할 수 있게끔 설계됐다. 고객이 매장을 나갈 때에는 클라우드 POS 기술을 활용해 자동 결제가 이뤄진다. 클라우드 POS에는 매장관리현황과 결제내역 등 실제 점주가 상품을 관리할 수 있는 기술도 포함됐다.
데이터 토대로 인사이트 도출…'옴니채널' 매장 가능할까
신세계아이앤씨는 점주들을 위한 '원뷰'도 개발했다. 편의점 운영에 있어 가장 중요한 건 매장관리라는 인사이트에서다. 한 팀장은 "점주들은 원뷰를 통해 매장관리현황과 결제내역을 볼 수 있고 상품도 바로 등록할 수 있다"며 "특히 시간대별 고객수, 결제수 등과 같은 데이터도 신세계아이앤씨에서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세계아이앤씨는 라이다를 활용해 상품 추적은 물론 고객 동선도 추적한다. 라이다는 3차원 공간 상에서 고객을 끊이지 않게 인식한다. 특히 고객을 객체로 인식하면서도 정확히 어떤 형상인지 파악할 수 없어 고객에 대한 개인정보침해가 이뤄지지도 않는다. 한 팀장은 "혹시나 하는 경우를 대비해 수집된 데이터는 전부 파기하기 때문에 고객 정보 침해가 이뤄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기존 오프라인 매장들은 고객 데이터와 구매 데이터만 파악할 수 있었다. 완전무인매장 이마트24는 여기에 고객 동선이 추가돼 고객들이 어떤 상품에 관심이 많고, 실제로 구매하는 상품은 무엇인지 분석할 수 있다. 신세계아이앤씨는 오프라인 데이터가 풍성해지면, 온·오프라인을 연계해 옴니채널 기반이 되는 매장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팀장은 "온·오프라인을 연계한 옴니채널 매장은 유통업계의 꿈"이라며 "온라인 데이터를 오프라인에 적용하고, 오프라인 데이터를 온라인에 적용하는 등 다양한 방면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생성AI 접목 논의 중…수요예측 토대로 한 자동 발주
신세계아이앤씨는 완전무인매장 이마트24를 고도화하기 위해 새로운 기술을 접목하는 방안 등을 고려 중이다. 챗봇 스크린 '스마트리'에 생성AI를 접목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생성AI를 접목하면 매장 내 제품검색이나 재고확인, 상품 주문은 물론이고 인근 지역정보 안내와 깜짝 프로모션도 제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신세계아이앤씨는 사내 조직을 통해 생성AI 기반 가상인간 기술을 테스트하는 중이다. 한 팀장은 "지금은 움직이는 GIF인 스마트리가 고객을 맞이하지만, 똑똑하고 친절한 가상인간 캐릭터가 고객 응대를 하고 다양한 고객은 물론 점주의 니즈까지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요예측을 통한 자동발주도 시범적으로 진행 중이다. 한 팀장은 "데이터를 가지고 있는 만큼 수요예측을 토대로 한 자동발주가 가능할 거라고 생각했다"며 "삼각김밥 등 신선식품을 중심으로 시범적으로 자동발주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신세계아이앤씨는 이를 통해 신선식품 폐기율을 20% 이하로 줄였다.
2호점 구축·해외 진출은 논의 중
신세계아이앤씨는 완전무인매장 이마트24의 2호점 구축을 검토하고 있다. 기술을 기반으로 해외에 완전무인매장을 구축하는 것도 고민 중이다. 각각의 기술을 요소별로 다른 매장에 적용할 수 있고 솔루션화도 가능한 만큼 다양한 분야로 확장할 수 있다는 계획이다.
한 팀장은 "1호점과 차별화되는 요소가 있어야 할 것 같아서 어떤 기술을 어떻게 적용할지 검토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해외 진출에 대해서는 "결제 기반으로 진행되는 사업인 만큼 각 나라별로 다른 결제 프로세스에 대한 검토가 있어야 할 것 같다"며 "고려할 사항이 많다"고 답했다.
앞으로도 신세계아이앤씨는 다양한 데이터를 결합해 새로운 인사이트를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한 팀장은 "신세계아이앤씨는 좋은 기술력을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매장에서 실제 고객들이 어떻게 움직이는지에 대한 데이터도 가지고 있다"며 "계속해서 기술력을 테스트하며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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