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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물건 집어들고 바로 나간다?…완전스마트매장 이마트24 가보니

서정윤 기자

[디지털데일리 서정윤 기자] "하이 스마트리, 우유 어디 있어?"

키오스크 화면에 신용카드를 넣고 휴대번호를 입력하자 QR코드가 발급됐다. QR코드를 찍고 매장에 들어가니 챗봇 스크린인 '스마트리'가 바로 눈에 들어왔다. 스마트리에게 우유 위치를 물으니 "화면에 표시되는 선반에서 찾으실 수 있어요"라며 위치를 알려줬다. 물건을 집어들고 출구로 나가니 자동으로 결제가 이뤄졌다.

10일 오전 방문한 완전스마트매장 이마트24는 신선한 구매 경험을 가능하게 하는 곳이었다. 일반적인 무인매장들이 점주는 없어도 고객이 직접 키오스크를 통해 결제를 진행해야 했다면, 완전무인매장은 아예 결제 단계를 생략한 모습이다. 물건을 들고 그대로 매장을 빠져나가는 경험은 생소하면서도 편안했다.

완전스마트매장 이마트24 [ⓒ디지털데일리]
완전스마트매장 이마트24 [ⓒ디지털데일리]

그동안 무인매장은 절도나 기물파손 등 보안과 관련한 다양한 문제가 발생해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점주도 고객도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매장 환경을 구축하겠다는 목표가 있었고, 국산 기술로 보안이 강화된 매장을 만들어보자는 과제를 민간 기업들에 제시했다.

이에 신세계아이앤씨는 이마트24, 과기정통부와 손잡고 함께 지난 2021년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첫 번째 실증매장을 열었다. 한국형 무인매장 기술 표준 구축을 위해 만들어진 완전스마트매장 이마트24에는 인공지능(AI) 비전, 센서퓨전, 음성 어시스턴트 등 신세계아이앤씨의 기술이 모두 담겨 있었다.

완전스마트매장 이마트24 [ⓒ디지털데일리]
완전스마트매장 이마트24 [ⓒ디지털데일리]

◆ 라이다와 센서 토대로 정확도 99% 기록

무인으로 매장을 운영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결제가 정확하게 이뤄지는 것이다. 신세계아이앤씨는 라이다 등으로 매장 내 고객 동선을 추적하고, 고객 행동과 상품을 인식하는 AI 기술과 상품 자동학습 기능 등을 도입했다.

선반에는 센서를 달아 무게를 측정하는 센서퓨전 기술을 적용했다. 껌이나 종이가방과 같은 아주 가벼운 물건도 센서를 통해 정밀하게 감지할 수 있다. 1+1과 같은 묶음 할인 행사의 경우에도 센서 인식을 통해 고객이 몇 개의 물건을 집어갔는지 선반이 자동으로 인식해 계산한다. 센서는 냉동, 냉장, 일반 등 모든 선반에 적용됐다.

완전스마트매장 이마트24에서 묶음할인 행사가 진행 중이다. [ⓒ디지털데일리]
완전스마트매장 이마트24에서 묶음할인 행사가 진행 중이다. [ⓒ디지털데일리]

물건을 다른 위치에 놓으면 어떻게 될까. 과자를 하나 집어들어 다른 위치에 놓으니 스마트리가 "물건 위치가 달라질 경우 결제가 진행된다"고 안내했다. 천장에 위치한 카메라와 라이다가 상품 위치를 인식하고, 위치가 달라질 경우 고객이 상품을 구매했다고 파악해 결제를 진행한다.

고객이 매장을 나갈 때에는 클라우드 POS 기술을 활용해 자동 결제가 이뤄진다. 한수웅 신세계아이앤씨 AI솔루션팀 팀장은 "자체 개발한 클라우드 POS 기술을 활용해 자동 결제가 이뤄지는 등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결제와 관련된 기술들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컴퓨터 비전과 센서퓨전 정보 등을 종합해 어떤 상황인지 합리적인 결과를 추론하는 AI분석 기능도 적용됐다. AI분석 기능은 구매뿐 아니라 매장 내 고객의 응급상황도 감지한다. 신세계아이앤씨는 지난 2년간 매장 운영을 통해 축적한 실증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술 정확도를 99.5%까지 향상시켰다.

완전스마트매장 이마트24에서 판매 중인 껌 [ⓒ디지털데일리]
완전스마트매장 이마트24에서 판매 중인 껌 [ⓒ디지털데일리]

◆ 완전스마트매장 이마트24에 '생성AI' 접목…챗봇 스크린 강화 예정

완전스마트매장 이마트24의 중요한 다른 축은 바로 챗봇 스크린 스마트리다. 스마트리는 물건과 결제 안내 외에도 QR코드를 스캔하고 들어오지 않는 부정입장, 매장 내 폭행 등 이상상황이 발생할 경우 안내하는 역할을 한다. 매장에서 싸움이 발생할 경우 "이상행동이 감지됐습니다" 등을 말해주는 식이다.

신세계아이앤씨는 스마트리를 구축하기 위해 음성인식기술(STT)과 텍스트음성변환(TTS) 기술을 활용했다. 앞으로 신세계아이앤씨는 매장에 생성AI를 추가하는 방안도 고민 중이다. 생성AI를 접목하면 매장 내 제품검색이나 재고확인, 상품 주문은 물론이고 인근 지역정보 안내와 깜짝 프로모션도 제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신세계아이앤씨의 가상인간 파이 [ⓒ신세계아이앤씨]
신세계아이앤씨의 가상인간 파이 [ⓒ신세계아이앤씨]

신세계아이앤씨는 스마트리를 고도화하기 위해 사내에 가상인간TF를 꾸리고 가상인간을 추가로 개발했다. 현재는 이마트24와 가상인간 적용 방향을 논의 중이다. 한 팀장은 "지금은 움직이는 GIF인 스마트리가 고객을 맞이하지만, 똑똑하고 친절한 가상인간 캐릭터가 고객 응대를 하고 다양한 고객은 물론 점주의 니즈까지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팀장은 "무인매장 기술은 오프라인 공간의 고객 데이터 활용에서 한발 더 나아가, 온라인 공간의 데이터와 융합해 초개인화된 서비스를 구현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라며 "온·오프라인 공간을 모두 활용하는 멀티채널을 넘어 데이터를 기반으로 각 공간이 하나의 유기체로 연결되는 옴니채널 전략의 핵심 역할을 무인매장이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서정윤 기자
seoj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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