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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구글·MS와 정면승부…생성형AI 시대, 네이버 반격

이나연 기자

최수연 네이버 대표 [ⓒ 네이버]

[디지털데일리 이나연 기자] 구글‧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기업들이 주도하는 생성형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네이버도 칼을 빼 들었다. 새로운 변화 물결에서도 네이버 가치와 경쟁력을 증명해 위기를 기회로 바꾸겠다는 포부다.

네이버는 24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팀네이버 컨퍼런스 ‘단(DAN) 23’에서 생성형 AI 시장 참전을 공식 선언했다. 네이버는 기술력을 발전시키기 위해 영업수익 22%를 연구개발(R&D)에 투자해 왔으며, 지난 5년간 AI 분야에만 누적 1조원 이상을 투입해 왔다.

생성형 AI라는 단어가 대두되기 전부터 뛰어난 AI 엔지니어와 전문가들로 조직을 꾸렸고, 지난 2021년 AI 서비스를 위한 대규모언어모델(LLM)인 ‘하이퍼클로바’ 개발에 성공했다. 이렇게 개발된 기술들은 쇼핑·파파고·페이·웹툰 등 네이버 서비스 곳곳에 적용돼 있다. 네이버는 이날 차세대 LLM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하는 한편, 이를 기반으로 하는 올라운드 생성형 AI 라인업으로 사업 청사진을 제시했다.

클로바X 시연 장면 [ⓒ 네이버]

◆베일 벗은 네이버판 챗GPT…AI 검색 서비스 큐:도 출격 준비

이날 오후 4시 네이버 대화형 인공지능(AI) 서비스 ‘클로바X’가 베타 출시됐다. 클로바X는 우수한 한국어 능력과 더불어 영어와 프로그래밍 역량을 강화한 ‘하이퍼클로바X’를 백본(back-bone)으로 구축한 서비스다. 클로바X는 업무 보고서나 자기소개서처럼 비즈니스 글쓰기에 도움을 받는 것부터 면접 연습, 고민 상담 등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

창작·요약·추론·번역·코딩 등을 바탕으로 다양한 답변을 제공할 수 있어서다. 클로바X는 먼저 네이버쇼핑, 네이버 여행과의 연계를 통해 상품이나 장소를 추천하는 능력을 고도화하며, 향후 네이버 외부 서비스들도 자연스러운 대화를 통해 쉽게 호출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확장할 계획이다. 클로바X 공개 직후에는 접속자가 일제히 몰리면서 명령어(프롬프트)에 대한 답변이 지체되거나 오류가 나는 등 웹·모바일 버전 모두 일시적으로 서비스가 원활하지 않은 모습도 나타났다.

생성형 AI 기반 검색 서비스 ‘큐(CUE):’는 다음달 베타 서비스를 시작으로, 오는 11월부터 네이버 검색에 순차적으로 통합 적용될 예정이다. 큐:는 커머스·로컬·페이·사용자 생성 콘텐츠(UGC) 등 다양한 네이버 서비스와의 연계를 통해 사용자가 원하는 목표에 쉽게 도달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일례로, 사용자가 ‘주말에 분당에서 브런치하기 좋은 테라스 있는 식당 찾아줘’라고 질문하면, 네이버 플레이스 정보를 기반으로 적합한 식당과 주요 메뉴 및 특징에 대해 요약한다. 이어서 각 식당 이미지와 영업시간, 리뷰 등 구체적인 정보들까지 한 번에 제공한다.

곽용재 네이버클라우드 최고기술책임자(CTO)

◆네이버 B2B 사업, 하이퍼클로바X로 날개 단다

네이버는 일반 사용자뿐만 아니라, 기업 생산성 향상에도 도움을 줄 전망이다. 실제 네이버는 AI 분야 기업 간 거래(B2B)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서비스를 다수 준비 중이다. 비효율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업무 생산성을 높이는 역할을 하는 ‘프로젝트커넥트X’와 AI 개발 도구 ‘클로바스튜디오’가 그 예다. 프로젝트커넥트X는 디자인, 코딩을 비롯한 전문적인 업무를 초대규모 AI 도움을 받아 쉽게 수행할 수 있으며 자료 탐색 및 문서 작성, 일정 조율 등 분산된 업무들을 연결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클로바스튜디오’는 하이퍼클로바 언어모델을 이용해 AI 기반 서비스를 만들 수 있게 해주는 도구다. 하이퍼클로바X 탑재로 한층 더 강력해진 기능을 선보이게 됐다. 새로워진 클로바스튜디오 대표 기능은 기존 서비스나 애플리케이션을 하이퍼클로바X에 연결해 대화형 AI 경험을 만드는 ‘스킬 트레이너’와 누구나 데이터만 있다면 커스텀 하이퍼클로바X 모델을 만들 수 있는 ‘튜닝’이다.

아울러 네이버는 기업들이 하이퍼클로바X를 기반으로 자체 AI를 보다 쉽게 구축할 수 있게 한다. 네이버클라우드가 현재 준비 중인 서비스는 ‘뉴로클라우드 포 하이퍼클로바X(뉴로클라우드)’다. 뉴로클라우드는 완전 관리형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서비스로, 자체 생성형 AI 구축을 원하는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개발되고 있다. 고객사 데이터센터 내부에 뉴로클라우드를 설치하고, 그 위에 그래픽처리장치(GPU) 클러스터를 결합한 뒤, 하이퍼클로바X 모델과의 학습을 거쳐 운영 도구들을 패키지 형태로 제공하는 서비스다.

네이버 쇼핑에서 AI가 구매자 리뷰를 분석한 결과 [ⓒ 네이버]

◆AI 만난 네이버 쇼핑·웹툰·페이, 어떻게 진화할까

네이버가 개발한 AI 기술을 시범 적용해 온 주요 서비스는 ‘쇼핑’이다. 네이버는 최신 AI 기술을 집중시켜 사용자 취향과 관심사에 집중한 초개인화 쇼핑 경험을 제공하고자 한다. 예컨대, 최근 구매했거나 자주 구매하는 장보기 상품을 AI가 파악해 새로운 레시피를 알려줄 수 있다. 패션 의류에서도 비슷한 체형 사람들이 실제 입어 보고 남긴 후기들을 바탕으로 AI 추천 기능이 도입될 수 있다. ‘클로바 메시지 마케팅 솔루션’ 등 판매자를 위한 AI 기술 기반 도구들도 제공한다.

네이버웹툰은 이미 창작 지원과 작품 추천, 작품 보호 영역에서 AI 기술을 적극 활용하는 곳 중 하나다. 최근에는 이미지형 생성형 인공지능(AI)에서 많은 저작권 이슈와 논란이 제기되는 상황을 고려해 특정 작가가 보유한 이미지만을 학습 대상으로 삼아 저작권 침해 없는 창작 툴을 구현할 방침이다.

네이버페이도 본 서비스에 큐:를 활용하는 등 생성형 AI 기술을 도입할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네이버 검색 창에 ‘정자역 20분 거리 15억 이하 30평대 아파트 알려줘’라고 입력하면 큐:를 통해 기본 정보와 대출 정보 등을 확인하는 식이다.

이나연 기자
ln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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