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 IT] 자동차 안에 나만의 콘서트장…돌비-벤츠-애플 ‘하모니’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자동차와 음악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운전과 길 안내 등 필요한 정보를 뜻하는 인포메이션과 다양한 오락거리와 인간친화적인 기능을 말하는 엔터테인먼트의 통합시스템인 ‘인포테인먼트’가 자동차에서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사실상 자동차에서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로 음악은 부동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일상적인 드라이브나 여행에 이르기 까지 음악은 운전 경험을 강조하고, 감정적으로 풍부하게 만들어준다. 자동차와 음악의 연결은 많은 예술 작품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자율주행 수준이 완전자율주행을 의미하는 레벨5 단계에 이르기 전까지 음악은 자동차에 있어 핵심 즐길 거리임이 분명하다.
내연기관에서 전기차까지 꾸준한 발전을 거듭해 온 자동차에서 음악을 듣는 행위 자체는 변함이 없다. 기술의 발달에도 변함이 없는 라디오를 차치하면 테이프에서 CD, CD에서 MP3, 그리고 블루투스, 스트리밍으로 이어지는 음원 포맷의 변화가 있을 뿐이다.
하지만 이를 가만히 두고 볼 기술업계는 없다. 자동차안에서 새로운 음악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다양한 음향기술은 꾸준히 개발돼왔다. 무엇보다 자동차라는 공간은 몰입형 음향을 구현해 낼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돌비가 9월 5일부터 10일까지 메르세데스-벤츠(Mercedes-Benz), 애플뮤직과 손잡고 삼성동 코엑스에서 돌비 애트모스(Dolby Atmos) 기반 차량 내 차세대 몰입형 사운드를 즐길 수 있는 ‘돌비 X 메르세데스-벤츠 로드쇼’ 체험존을 운영 중이다.
돌비와 메르세데스-벤츠는 지난 2022년 10월 돌비 애트모스를 메르세데스-벤츠의 부메스터 하이엔드 4D 및 3D 사운드 시스템에 통합한다고 발표했다. 차량용 돌비 애트모스(Dolby Atmos for Cars)는 차량에 탑재된 스피커 수에 관계없이 시스템 설정을 자유롭게 조정해 모든 좌석에 걸쳐 균형 잡힌 3차원 공간 음향을 제공한다.
돌비코리아 박영환 차장은 “스튜디오를 제외하고는 음악을 만드는 엔지니어들이 자동차가 음악을 듣기에 이상적인 공간이라고 한다. 개인적인 공간에서 음악을 듣기가 쉽지 않은데 자동차에선 개인적으로 그리고 또 공간감을 느낄 수 있는 음향 공간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돌비코리아 조철웅 이사는 “돌비 애트모스 녹음을 하는 뮤직 스튜디오에선 애트모스 환경을 위한 스피커 배치를 통해 작업을 하는데 스피커가 배치돼 있는 형상이 자동차 내부 공간과 닮아 있다. 자동차는 이미 애트모스가 적용되기 적합한 조건을 갖추고 있는 셈”이라고 밝혔다.
에드 시런(ed sheeran)의 ‘쉐이프 오브 유(shape of you)’, 엘튼 존(Elton John)의 ‘로켓맨(Rocketman)’ 등 몇몇의 음악을 벤츠 ‘The new EQS’ 차량 안에서 들어봤다. ‘The new EQS’에는 독일 하이앤드 음향업체인 부메스터(Burmester)의 스피커 유닛 15개가 배치돼 있다.
돌비의 소개처럼 사운드가 몸을 휘감는다. 돌비 애트모스 구현을 위 필수적인 음 분리도 우수하다. 음이 뭉치지 않고 제각각 위치에서 정확한 음을 내어준다. 여기에 자동차의 특성, 즉 고정된 좌석마다 다른 음상이 맺힐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위감이나 음상이 자리마다 크게 차이가 없었다. 어디에 앉더라도 평준화된 음을 들을 수 있는 셈이다.
스피커 개수가 돌비 애트모스의 성능을 좌우할 수 있는 지 궁금했다. 박영환 차장은 “최소 사양으로 아반떼급 자동차에 달려 있는 스피커 개수면 구현이 가능하다. 완전 경차를 제외한 일반적인 차량들의 에트모스 적용은 가능하다. 다만 스피커는 많으면 많을수록 아무래도 좋다”고 설명했다.
조철웅 이사는 ”영화나 OTT 등에 적용되던 애트모스 기술이 음악으로 들어오면서 아티스트들이 의도한 음악을 청취자에게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음악에는 악기, 코러스, 보컬 등 많은 요소가 들어있는데 기존 스테레오 환경에선 이를 타협해서 넣거나 빼는 기술적 장애가 있었다. 하지만 애트모스에선 스테이지 위에서 가수의 위치, 콘서트홀 효과 등 가수가 의도한 그대로를 표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시연에 사용된 엘튼 존의 로켓맨의 경우 당초 모노 녹음된 것을 애트모스에 맞게 믹싱한 음원이라는 설명이다. 조 이사는 “보컬과 코러스 등 음악을 이루는 많은 요소들을 최적으로 배치될 공간을 찾아 가사를 통한 감정의 고양과 애트모스 음향 기술이 융합돼 청자가 보다 정서적으로 공감이 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범용성은 돌비가 극복해야 하는 부분이다. 돌비 애트모스를 지원한다고 해도 녹음 자체가 돌비 애트모스를 지원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조 이사는 “빌보드 TOP100 중 85곡이 돌비 애트모스를 지원한다. 한국도 하이브의 뉴진스나 BTS, 그리고 YG의 블랙핑크 등 음반들은 다 돌비 애트모스로 제작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하드웨어도 풀어야 할 숙제다. 현재 온전히 돌비 애트모스를 체감할 수 있는 방법은 이번에 출시된 벤츠 등에 한정돼 있다. 플레이 방식도 가장 보편적인 스마트폰 블루투스 연결을 통해선 돌비 애트모스를 사용할 수 없다.
박영환 차장은 “블루투스 연결, 애플 카플레이나 안드로이드 오토 등 모바일에서 지원하는 자동차용 앱 플랫폼으로는 사용이 안되고 벤츠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MBUX’에서 네이티브 애플 뮤직 앱으로 구현됐을 때 돌비 애트모스가 지원된다”고 밝혔다.
이러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으로는 자동차 내 음악감상의 경험을 혁신하기 위한 업체들의 시도는 계속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조철웅 이사는 “돌비는 차량 내 엔터테인먼트의 선도적인 위치에 있다. 이러한 경험을 확장하기 위해 전장 사업 파트너들과 협력을 모색하고 있으며 국내 음원회사들과도 협력관계를 진척시켜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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