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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툰설툰설] 한국 웹툰 또 OTT에서 일냈다…무빙 VS 마스크걸

최민지 기자

일상 속 여유로운 틈을 타 웹툰과 웹소설을 보며 잠깐의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는 당신, 콘텐츠 홍수 속에서 흥미로운 볼거리를 찾고 있나요? 시간을 순삭할 정주행감 콘텐츠를 탐색하고 있다면, <디지털데일리> 연재코너를 들여다보세요. 같은 소재 다른 줄거리, 두 편의 웹‘툰’ 또는 웹소‘설’을 다룬 <툰설툰설>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왼쪽부터 카카오웹툰 ‘무빙’, 네이버웹툰 ‘마스크걸’ [ⓒ 카카오웹툰·네이버웹툰]

[디지털데일리 최민지 기자] 한국 웹툰 기반 지식재산(IP)이 전세계를 또다시 주목하게 만들었는데요. 디즈니플러스(디즈니+) ‘무빙’과 넷플릭스 ‘마스크걸’ 시리즈입니다.

무빙은 카카오웹툰(옛 다음웹툰)에서, 마스크걸은 네이버웹툰에서 동명의 작품을 원작으로 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리즈인데요. 현재 무빙과 마스크걸은 각각 디즈니+와 넷플릭스에서 흥행 중이지만, 웹툰 쪽에서는 일찍부터 너무 유명했던 인기 작품입니다.

대체 어떤 작품들이길래 전세계에서도 통하는 IP가 된 건지, 원작 웹툰을 들여다볼까요?

◆강풀작가 초능력 세계관, 한국판 히어로물 ‘무빙’

봉석이는 태어났을 때부터 날 수 있는 아이였습니다. 봉석이 몸이 떠오르는 걸 본 부모님은 아이 몸 상태가 걱정돼 병원에 갔지만, 다행히 큰 문제는 없었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부모님의 나직한 대화소리와 흩날리는 꽃잎에 기분이 좋아진 봉석이는 하늘로 높이 떠올랐는데요. 함께 몸이 뜬 어머니는 품 안의 아이가 날아가지 않도록 힘껏 껴안았고, 아버지는 이들을 붙잡았습니다.

“그게 좋았나보다. 그때 나는 또다시 떠올랐다.”

“엄마가 있는 힘껏 나를 붙잡았고 엄마는 나를 놓지 않았다. 아빠가 엄마를 붙잡았다고 했다.”

어린 봉석이는 수퍼맨이 되고 싶었지만, 걱정 담긴 어머니 교육 속에서 그는 날지 못하는 아이로 조용히 컸습니다. 혹시나 몸이 떠오를까, 모래주머니를 차고 등교까지 해야 했죠. 그런데 졸업을 앞둔 고등학교 3학년 2학기, 봉석이는 희수와 강훈 등 다양한 초능력자 친구들을 만나며 새로운 막을 열게 됩니다.

카카오웹툰 ‘무빙’ 일부 장면 발췌. [ⓒ 카카오웹툰]

카카오웹툰(옛 다음웹툰)에서 2015년 5월부터 9월까지 연재된 ‘무빙’은 강풀작가의 초능력 시리즈 중 하나인데요. 국내 누적 조회수 약 2억회에 달할 정도로 흥행한 웹툰이죠. 무빙은 초능력자들을 주인공으로 했던 강풀작가의 ‘타이밍’(2005), ‘어게인’(2009) 등을 잇고 있습니다.

무빙에는 공중을 날아다닐 수 있는 주인공 고등학생 봉석을 비롯해 상처를 입지 않는 친구 희수, 엄청난 힘을 자랑하는 강훈 등 다양한 신체 초능력자들이 등장합니다. 작가는 이들을 단순히 특별한 능력을 가진 인물을 넘어, 한국의 실제 역사적 배경을 토대로 휴머니즘을 품은 히어로로 그려냈습니다.

초능력을 숨긴 채 살아가는 아이들과 아픈 비밀을 숨긴 채 살아온 부모들이 스토리적으로 엮이게 되는 지점이 바로 한국의 역사적 배경이며, 아이들이 힘을 합쳐 거대한 위험에 맞서 나가는 과정은 독자들에게 큰 울림을 줍니다.

무빙은 지난달 9일 디즈니+에서 동명의 오리지널 시리즈로 영상화되며 글로벌에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류승룡, 한효주, 조인성, 김성균, 류승범 등 굵직한 배우들이 다수 출연했을 뿐 아니라, 강풀 작가가 직접 시나리오를 집필해 웹툰에 담지 않은 이야기들도 함께 그려내고 있습니다.

◆가면을 벗었지만, 또다시 새로운 가면의 삶 ‘마스크걸’

춤과 노래를 좋아했던 주인공 김모미는 어렸을 때부터 연예인을 꿈꿨습니다. 사람들에게 박수를 받는 걸 좋아했거든요. 그러나 못생긴 얼굴 때문에 꿈을 이룰 수 없었죠. 결국 모미는 평범한 직장인의 삶을 살아가게 되는데요.

그런데, 밤만 되면 모미는 가면을 씁니다. 자신의 콤플렉스인 얼굴을 마스크로 가린 채 인터넷방송 BJ로 활동하고 있거든요. 사실, 모미는 얼굴은 못생겼지만 몸매는 누구보다 훌륭했기에 이러한 본인 강점을 인터넷방송에서 적극 활용하고 있었습니다.

“어렸을 적 나의 꿈은 연예인이었다. 나의 외모는 커 갈수록 내 꿈과는 반대의 길을 걸었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박수갈채가 좋다.”

네이버웹툰 ‘마스크걸’ 일부 장면 발췌. [ⓒ 네이버웹툰]

그러던 어느 날, 짝사랑하던 박 부장에게 버림받은 모미는 우울한 기분을 떨쳐내기 위해 애청자 ‘핸섬스님’과 채팅을 하다가 실제 만나게 되는데요. 자신의 외모를 칭찬해주는 핸섬스님에게 마음을 열어보려고 했으나, 잠자리만을 바라는 그의 태도에 발길을 돌려 나가려고 하죠. 이에 그는 태도를 돌변해 모미의 외모를 비난하며 폭언을 하는데요. 화가 난 모미는 우발적 살인을 저지릅니다. 살인자가 된 모미는 성형 후 신분을 세탁하고 새로운 이름으로 살게 됩니다.

네이버웹툰에서 연재된 ‘마스크걸’은 총 3부작에 걸쳐 연재된 작품으로 김모미의 평범한 삶에서 점차 뒤틀어지는 삶을 보여줍니다. 1부는 잘생긴 직장상사를 동경하는 모미의 모습이 그려지며 평범한 연애와 코미디물로 시작을 했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점차 마스크 아래 감춰진 모습이 드러나며 스릴러적인 요소들이 부각됩니다.

단순 외모지상주의에 대한 비판뿐만 아니라 스토커, 몰래카메라 등 사회문제를 다루고 있으며 누구도 선과 악으로 특정되지 않는 등장인물들로 인해 몰입감을 높이는 동시에 생각할 거리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최근 넷플릭스에서 총 7부작의 동명의 드라마 ‘마스크걸’로 공개되면서 역시나 흥행하고 있는데요.

‘무빙’과 ‘마스크걸’은 소재는 다르지만, 재미를 확보한 동시에 다양한 사회문제를 시사하면서 높은 작품성으로 대중들에게 사랑받은 작품입니다. 웹툰에선 이미 완결이 난 만큼, 영상에서 담지 못한 스토리와 결말이 궁금하다면 한 번 정주행해보는 건 어떨까요?

최민지 기자
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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