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5G 요금 해외 평균보다 저렴”…“비싼 단말기 가격에 오인”
[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한국의 5G 요금이 전세계 주요 10개국 평균보다 저렴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이동통신과 초고속인터넷 등 결합상품 요금을 보면 타 국가 대비 저렴한 순으로 상위권에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용재 한국외대 경영학부 교수는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우리나라 통신요금 수준 바로알기 : 현황과 제언’ 세미나에서 이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김용재 교수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5G 요금의 경우 주요 10개국의 일평균 임금 대비 통신요금 평균치는 ▲평균사용량(30GB) 구간에서 21.7% ▲하위 25% 사용(10GB) 구간에서 18.1% ▲대용량 사용(81GB) 구간에서 26.3% ▲무제한 구간에서 31.8%로 측정됐다. 이와 비교해 한국은 각각 ▲21.2% ▲17.8% ▲23.1% ▲28.9%로 평균치와 거의 비슷하거나 저렴한 요금 수준을 보였다. 이는 10개국 중 4~7위 수준이다.
결합상품을 비교하면 한국의 요금 경쟁력은 더욱 올라갔다. 이동통신(1회선, 18GB)+초고속인터넷(100Mbps) 결합상품 요금을 비교했을 때, 10개국의 일평균 임금대비 통신요금은 평균치가 39.3% 수준이었지만 한국은 27.4%로 평균을 크게 밑돌았다. 이동통신과 초고속인터넷에 유료방송까지 더한 결합상품 요금은 10개국의 일평균 임금대비 요금 평균치가 51.4%라면 한국은 34.6%로 더욱 저렴한 것으로 계산됐다.
이 같은 결과는 한국과 통신환경이 비슷한 독일·미국·스웨덴·스페인·영국·일본·캐나다·프랑스·호주 총 10개국을 대상으로 국가별 1~2위 사업자를 비교한 것으로, 데이터 제공량 및 속도에 대한 이용약관상의 상품을 비교하는 최적요금제 비교방식을 채택한 것이라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 통신요금 수준이 상대적으로 싸다고 말하기는 힘들지만 그래도 과도하게 비싸지는 않다고 말할 수 있다”며 “전체적으로 요금 수준만 놓고 봤을 때는 평균 안팎 수준을 보이며, 결합상품으로 확장하면 평균보다 더 저렴하다”고 요약했다.
그럼에도 통신요금에 대한 일반 소비자들의 체감이 여전히 높은 이유에 대해서는 통신사에 대한 불신과 높은 단말기 가격을 꼽았다.
김 교수는 “통신사 대리점들을 봤을 때 요금 정보에 대한 불투명성이 통신사 신뢰를 저하시키고 있다”면서도 “단말기를 만든 제조사인 삼성·애플 같은 회사들은 다 뒤로 물러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소비자에게 한달에 통신요금을 얼마 내냐고 물어보면 통신사들이 발표하는 ARPU(가입자당평균매출)보다 최소 1만원 이상 높은데, 이는 단말기 가격과 통신요금을 오인하는 경우가 많다는 의미”라며 “통신서비스와 단말기 가격을 분리고지 하는 등 단말기 관련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통신업계도 여기에 동의했다. 윤상필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대외협력실장은 이어진 토론에서 “우리나라는 국민 누구나 선택약정, 복지감면, 결합할인 등이 일반화돼 있어, 명목요금인 약관요금과 비교할 때 실질요금은 거의 70% 저렴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주장하며 “통신3사 영업이익률은 6~8%에 그치고 EBITDA 마진도 3사 평균 27.77%로 주요 50개국 중 47번째에 불과하다. 높은 요금으로 과도한 이익을 창출했다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소비자단체는 이동통신시장의 과점 상태와 결합상품의 락인효과가 시장경쟁을 제한하고 있다는 우려를 내놨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요금제와 단말기가 고가 위주로 설정돼 선택을 강요하는 문제가 가장 크다”며 “소비자가 자신의 이용패턴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요금제가 아니라 통신사 관점에서 최적화된 요금제가 출시되고 있다”고 짚었다.
정 사무총장도 단말기 가격이 비싼 문제에 대해서는 공감을 표했다. 그는 “삼성과 애플로 독점화된 구조로 단말기 시장이 형성돼 있다”며 “해외 시장을 조사해보면 다양한 단말기들이 부가적으로 제공되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에서도 단말기 시장에서의 소비자 선택권 확보가 고려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저렴하고 품질 좋은 이동통신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김경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신정책관은 “5G 상용화 이후 통신서비스에 대한 불만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고, 윤석열 정부 들어 중간요금제와 청년요금제 도입 등으로 부족한 부분을 메우고자 했다”며 “다만 5G 요금 저가 구간은 LTE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아 이를 보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단말기 가격 문제에 대해서는 “LG전자가 빠진 후 단말기 시장이 두 사업자의 과점 체제가 됐고 하이엔드 단말이 집중적으로 나오고 있다”고 진단하며 “그런 부분은 사업자와 계속 협의 중이며 조만간 좋은 소식 말씀드리겠고, 연간 1000만대 정도 거래되는 중고폰 시장도 인증 제도 도입 등으로 활성화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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