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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해상이 2년 연속 희망퇴직 나선 이유? [DD인사이트]

권유승 기자
현대해상 광화문 사옥 전경. ⓒ현대해상
현대해상 광화문 사옥 전경. ⓒ현대해상

-올해들어 손보사 중 첫 실시…최대 4억 지급

-현대해상 "제 2의 인생 도와주기 위한 차원"

-실적악화 속 비용효율화 목적이란 분석도

[디지털데일리 권유승 기자] 현대해상이 2년 연속 희망퇴직을 단행하고 나섰다. 올해들어 2년 연속 희망퇴직을 실시한 손해보험사는 현대해상이 유일하다. 악화하는 실적 속에서 비용 효율화를 높이기 위한 목적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은 전날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1968년생~1978년생 부장·과장, 1968년생~1983년생 대리 등을 대상으로 했다. 희망퇴직금은 연봉의 약 3년치로, 부장급의 경우 최대 4억원을 지급할 것으로 추산된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전직이나 새로운 삶을 원하는 직원들에게 제2의 인생을 지원하기 위해 희망퇴직을 실시했다"고 말했다.

특히 현대해상이 2년 연속 희망퇴직을 단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도 쏠리고 있다.

보험업계는 연례행사처럼 희망퇴직을 진행하는 은행권과 달리 상대적으로 이를 진행하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이다. 앞서 현대해상은 지난해 6월에도 희망퇴직을 실시해 95명의 직원이 회사를 그만둔 바 있다. 2020년엔 희망퇴직으로 80명이 회사를 떠났다.

지난해에도 희망퇴직을 단행한 대형 손보사는 현대해상 한 곳이었다.

중견 손보사인 흥국화재는 지난해 5월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으며, 대형사 중 한 곳인 KB손해보험은 재작년에 희망퇴직을 진행한 사례가 있다.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또 다른 주요 보험사들도 지난해는 물론 올해 현재까지도 희망퇴직을 실시하지 않은 상황이다. 손보업계 1위인 삼성화재의 경우 약 10년동안 희망퇴직을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해상이 희망퇴직에 적극 나서고 있는 건 비용 효율화를 꿰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희망퇴직은 회사의 사정이 안 좋거나, 아니면 앞으로 힘들어질 것으로 예상될 때 단행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일시적으로 목돈을 비용처리하면서 직원들을 내보내는 게 장기적으론 회사한테 유리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 현대해상은 올해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15.8% 감소한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삼성화재(31.1%), 메리츠화재(25.2%), KB손보(9.3%)는 상승한 순익을 나타냈다. 현대해상과 감소세를 함께한 DB손보의 경우엔 2% 줄어드는 데 그쳤다.

특히 현대해상은 본업이라고 할 수 있는 보험손익이 49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8% 쪼그라들었다. 이런 가운데 총 자산만 비교해보면 DB손보와 업계 2위 자리를 두고 엎치락뒤치락 하고 있어 수익성 확대에 절실한 시점이라는 분석이다.

현대해상의 희망퇴직이 인사적체를 해결하기 위한 차원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일반적으로 희망퇴직은 회사에 오래 근무한 임직원을 내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정체된 인력 구조 개선 효과가 있다. 업계 일각에선 현대해상이 근무여건이 나쁘지 않다고 알려진 가운데, '과장대리'라는 현대해상의 직급이 과거 인사적체로 인해 생긴 직급이 아니냐는 소문까지 나돌기도 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마치 인구구조가 역피라미드를 형성하듯, 회사 자체도 고령화 되면서 새로운 사람을 뽑고 인력 구조를 효율화 시키기 위해 희망퇴직을 실시하기도 한다"며 "일례로 회사에 오래 근무한 사람 한 명이 나가면 같은 돈으로 신입사원 두 명을 뽑을 수 있기 때문에 희망퇴직이 한 가지 퇴직 프로그램처럼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 보통 희망퇴직은 임직원들이 직접 지원하는 형태로 이뤄져 있기 때문에 오히려 희망퇴직을 선호하는 이들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하지만 내부에서 알게 모르게 희망퇴직을 종용하도록 푸쉬가 있는 경우도 있어 회사가 어떤식으로 희망퇴직을 운용하는지도 중요한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현대해상은 오는 25일까지 2023년 대졸 신입사원 신규 채용을 진행한다. 채용 규모는 50~60명으로 지난해 채용한 인원 50명 대비 최대 10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권유승 기자
ky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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