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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뉴스에 칼 빼든 방통위, 근절방안 발표…김기중 이사 해임(종합)

강소현 기자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이 18일 오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이 18일 오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강소현 기자] 18일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가 김기중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 이사를 해임했다. 김기중 이사가 신청한 ‘이상인 부위원장 기피신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해임절차를 지연시킬 목적이 명백하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함께 가짜뉴스 근절 추진방안도 발표됐다. 가짜뉴스를 신속하게 처리하는 방안부터 본격 추진한 뒤, 지속적인 논의를 통해 연내 ‘가짜뉴스 근절 종합계획’을 수립한다는 방침이다.

방통위는 이날 오전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천사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이같은 안건을 상정·의결했다.

◆ 김기중 방문진 이사 해임…여야 4대5 구도로

방통위는 김기중 이사가 독립적으로 수행되어야 할 MBC 특별감사 업무에 참여해 MBC 감사 업무의 공정성을 저해하고 독립성을 침해했고, MBC 사장 선임 과정에 대한 부실한 검증 및 MBC 사장에 대한 부실한 특별감사 결과에 대한 관리·감독 의무를 해태해 방문진과 MBC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초래하는 등 방문진 이사로서의 선관주의의무 및 충실의무를 위반했다고 봤다.

방통위는 김기중 이사의 해임 사유에 대해 “MBC의 경영성과 등을 적절하게 관리·감독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MBC 임원 성과급 인상과 MBC 및 관계사의 경영손실, 공모사업 운영의 객관성 결여를 방치하는 등 MBC와 관계사 경영에 대한 관리·감독을 소홀히 했다”라며 “이에 더 이상 방문진 이사로서 정상적인 직무 수행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판단되어 행정절차법에 따른 사전통지 및 청문을 거쳐 해임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의결에 따라 방문진 이사는 다시 총원 9명으로, 이사회 구도는 여야 4대5가 됐다. 앞서 권태선 방문진 이사장이 복귀하면서 방문진 이사는 10명이 된 바 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김순열 부장판사)가 권 이사장이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를 상대로 낸 해임 처분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한 데 따른 것이다.

◆ 가짜뉴스 근절 TF 가동…방심위, 언중위와 보도 통합심의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이 18일 오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에서 개회를 선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이 18일 오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에서 개회를 선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방통위는 지난 6일 ‘가짜뉴스 근절 TF’(이하 TF)를 처음 가동했다. 이후 13일 회의를 거쳐 이 같은 방안을 마련했다는 설명이다. 우선 현재 가능한 대응 시스템과 기능을 재정비해 가짜뉴스를 신속하게 처리하는 방안부터 본격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가짜뉴스 근절 추진방안’의 일환으로 가짜뉴스 근절과 신속 피해구제를 위한 원스톱 ‘신속심의‧구제제도’(이하 ‘패스트트랙’)를 활성화한다. 이를 위해 방심위 방송심의소위가 기존 주 1회에서 2회로 확대되고, 24시간 이내 전자심의 등을 위한 입법이 추진될 전망이다.

아울러 인터넷 신문사의 보도에 대해 언론중재위원회(이하 ‘언중위’)와 별개로 방심위도 자체적으로 심의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배중섭 방통위 기획조정관 겸 이용자정책국장 직무대리는 “언중위는 여전히 인터넷 신문사의 보도와 관련된 심의권한을 가지고 있다”라면서도 “그동안 방심위가 보도와 관련된 업무를 언중위에 이첩했던 관행을 개선, 방심위에서도 인터넷 신문사의 보도를 심의할 수 있게 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방송 사업자에 대해서는 최근 뉴스타파 김만배 인터뷰 인용 보도로 논란을 빚은 KBS·MBC·JTBC 등을 중심으로 팩트체크 검증 시스템을 실태점검 중이라는 점에서 위반사항 발생 시 시정명령 등의 조처를 할 예정이다.

◆ 방심위·포털사업자 가짜뉴스 근절 협력…연내 종합계획 마련

가짜뉴스 근절에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와 포털사업자가 협력기관으로 참여한다.

먼저, 방통위는 방심위에 가짜뉴스 신고 창구를 마련하고, 접수 순서를 기다리지 않고 신속심의와 후속 구제조치를 원스톱으로 처리하는 방안(패스트트랙)을 활성화한다.

또 가짜뉴스 신고 접수 및 신속 심의 상황을 네이버‧카카오 등 주요 포털 사업자와 공유해 필요시 사업자의 선제적 조치를 요청하는 등 자율규제를 우선 추진한다. 방통위는 구글 등 해외 인터넷 사업자의 참여도 적극 요청할 예정이다.

아울러 포털 사업자들은 자체 자율규제 체계를 통해 가짜뉴스 콘텐츠 삭제·차단 등 피해 확산 방지, 가짜뉴스 논란이 있는 보도 콘텐츠에 대한 방심위 등 심의 진행 시 ‘심의 중’임을 알리는 추가 정보 제공 등 다양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방통위는 가짜뉴스 근절을 위해 국회, 관계부처 및 관계기관과 적극 협조해 ▲가짜뉴스의 정의 및 판단기준 ▲사업자 자율규제 및 심의제도 개선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등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보완 입법과 국회 계류 중인 관련 법안에 대한 입법 지원도 병행할 예정이다.

방통위는 TF를 중심으로 가짜뉴스 대응체계 구체화 및 실행방안 등을 지속 논의하여 연내 ‘ 가짜뉴스 근절 종합계획’ 을 수립한다는 방침이다.

◆ 재허가·재승인 계량 평가로 전환…유효기간 5년→7년 확대

한편 방통위는 재허가·재승인 심사의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 심사평가를 계량 평가 중심으로 전환하고, 허가·승인 유효기간을 5년에서 7년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다만 긴급하고 심각한 위반행위가 있는 경우에는 유효기간을 현행 최단 3년보다 축소하는 등 실효적이고 탄력적인 제재 방안도 함께 검토한다.

이동관 방통위원장은 가짜뉴스 근절 정책 추진과 관련해 “최근 AI 등 기술 발전으로 심각한 내용의 가짜뉴스가 더욱 정교하게 조작돼 중대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음에도 현행 법제도는 제자리 걸음”이라며 “ 법제도 개선을 통해 근본적인 가짜뉴스 근절 방안을 마련하되, 우선 현재 가능한 패스트트랙을 가동하여 가짜뉴스를 퇴출시키겠다”는 강한 의지를 밝혔다.

이상인 상임위원도 “가짜뉴스가 급속히 확산·유통되며 사회의 안전과 기본질서를 위협하고 있기에 대응을 더 이상 늦출수 없었다”라며 “EU(유럽연합)에서도 빅테크기업에 대한 가짜뉴스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등의 글로벌 추세를 고려하면 적절한 시기에 대응방안을 마련해 발표한 것이라 판단된다"라고 말했다.

강소현 기자
ksh@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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