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XSW시드니] 디지털 정부 성공 위해선 "국민과 정부의 상호 신뢰가 중요"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우리나라 정부가 디지털플랫폼정부를 표방하며 정부의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선도적으로 디지털 전환에 나선 에스토니아, 호주 정부 등의 사례가 공유됐다.
10월 15-22일까지 호주 시드니에서 펼쳐지고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인터랙티브 미디어, 기술, 음악, 영화 축제인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 시드니'(이하 SXSW 시드니) 행사 중 17일(현지시간) 시드니 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디지털 정부: 시민 경험 개선’주제 토론에선 정부 기관이 디지털 기술을 사용해 고객 서비스를 개선하고 정부 원칙을 수용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이 세션에서는 빅터 도미넬로 전 NSW 디지털 정부 장관, 케르스티 에스마 에스토니아 대사, 크리스 페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에이전시 최고 경영자, 조던 해치 호주 정부 규제 개혁 담당 제1차관보, 라이언 맥팔레인 연방수사국 국장 등이 참여했다.
이 자리에선 각국 정부가 디지털 신원 등 디지털 전환에 나서고 있지만 비용, 개인정보 문제 등 여러 가지 문제로 겪고 있는 어려움이 공유됐다. 다만 디지털 전환에 대한 정부와 국민의 신뢰를 기반으로 새로운 정부 혁신이 일어날 것이라는 공감대도 형성됐다.
에스토니아 공화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디지털화된 국가 중 하나로, 정부 서비스의 상당 부분이 온라인으로 제공된다. 에스토니아 정부는 엑스로드(X-Road)라는 통합된 플랫폼을 통해 모든 정부 부처의 데이터를 공유하고 있다. 이를 통해 시민들은 한 번의 로그인으로 모든 정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케르스티 에스마 에스토니아 공화국 대사는 “우리는 아무도 프라이버시나 사이버 범죄 등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던 1990년대에 디지털 정부를 시작했다. 1994년 우리 정부가 디지털 정부를 만들자고 했을 때를 돌이켜보면 디지털 정부 대신 디지털 사회를 만드는데 초점이 맞춰져야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그는 “고객 중심의 서비스가 아니라면 좋은 고객 경험을 얻지 못할 것이다. 신뢰는 모든 디지털 정부, 디지털 사회의 핵심이자 중심이다. 우리는 시민에게 정부에서 부여하는 디지털 신원을 제공하지만 이것이 의무적이라는 것은 오해다. 태어나는 모든 아기에게 자격 증명이 주어지지만 실제로 사용할지 여부는 각 개인에게 달려 있으며 70%의 사람들이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디지털 신원증명은 멀지 않은 미래에 대부분의 국가가 점진적 도입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인구수가 많은 나라들의 경우 비용에 대한 부담이 문제다.
조던 해치 호주 정부 규제 개혁 담당 차관보 대행은 “연방 정부 내 전체 예산의 약 10%가 이런 종류의 프레젠테이션에 사용된다. 정부 예산의 많은 부분이 기술 부채들을 지원하고 있다. 호주만 해도 사람들이 오프라인, 전화, 디지털 채널에서 서비스를 소비하는 방식이 서로 다른데 정부는 이 모든 것을 파악해야 한다.”며 “디지털은 때때로 만지거나 보기가 어렵고 실제로 정부에 유리할 때까지 실제로 이해하지 못한다. 때문에 정부는 ‘야망’을 가지고 디지털 전환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라이언 맥팔레인 연방수사국(FBI) 법률 보조관은 “디지털 정부에 대해 이야기할 때 많은 경우 우리는 휴대폰의 앱이나 온라인 웹사이트에 기술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현실은 마치 빙산의 일각처럼 물 위에 보이는 것보다 물 아래에 있는 것이 훨씬 더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법 시대의 거버넌스는 모든 규제 법안과 정부 운영 방식을 규정하는 프로세스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운전 중 경찰의 인도에 따라 차를 멈추고 운전면허증을 제시하는 과정을 보자. 운전면허증이 디지털화돼 스마트폰에 있다고 하면 스마트폰을 꺼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스마트폰을 경찰의 인도 중 만지면 벌금이 부과되는 경우도 있다. 결국 모든 것이 디지털에 대한 문제로 운영 프로세스를 디지털 시대에 맞게 수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세계 최고의 디지털 서비스가 있어도 마지막에 양식을 인쇄해서 누군가에게 제출해야 하는 법규가 여전히 존재할 수 있다. 호주도 이에 대한 개선에 나섰지만 이러한 모든 작업에는 많은 상담과 협의가 필요해 속도가 느리다. 의회를 통과하고 개인정보보호와 신뢰를 존중하고 기술을 구축하는 현실을 반영하는 방식으로 법을 변경하려면 많은 프로세스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디지털 정부와 개인정보보호는 아직까지 물과 불처럼 상극을 이루고 있다. 정부는 편의성을 강조하지만 개인은 편의를 이유로 익명성이 위협받고 있다고 느끼는 경우도 많다.
라이언 맥팔레인 연방수사국(FBI) 법률 보조관은 “20여년간 FBI에서 일하면서 민간인이자 FBI요원으로서 사생활과 헌법적 가치를 소중히 여겨왔다. 우리의 고객은 우리 시민이므로 그 관계에 걸맞게 대우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미국은 해외정보감시법(FISA) 702조를 연장시키려 하고 있는 상황이다. FISA 702조는 미국이 미국 영토 밖에서 영장 없이 외국인의 통신 정보를 수집하는 근거가 되는 법률 조항이다.
라이언 보좌관은 “우리는 현재 공개적으로 이 기능이 우리 국민이 원하는 것인지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시민의 개인 정보 보호 권리를 존중하기 위해 많은 보호 장치를 마련했지만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적응해야 할 필요도 있다. 기술과 함께 진화해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다”고 강조했다.
20년 이상 디지털 ID와 디지털 서명을 사용해온 에스토니아 케르스티 에스마 대사는 “디지털 신원증명이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시민은 정부가 정부 스스로 믿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전까지는 신뢰하지 않는다. 특히 우리는 러시아 인접국가로 사이버 공격과 그 모든 것에 대해 꽤 잘해야 한다는 부담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 정부는 어떤 서비스와 정책을 도입할 때 정부 전체가 아니라 테스트 차원의 관점을 가져가려 한다. 예를 들어 사회보장제도를 스타트업처럼 시작하고 싶지는 않지만 일부 프로젝트는 스타트업처럼 시작할 수 있다. 실패해도 괜찮다는 것이 스타트업의 개념이다. 물론 이를 위해선 정부와 사회가 괜찮다고 말해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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