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 좌초된 NHN 김해 데이터센터 계획… 공사비가 발목 잡았다
[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첫삽도 뜨지 못한 채 3년간 표류하던 NHN클라우드 김해 데이터센터 건립 계획이 끝내 좌초됐다. 당초 예상했던 공사비를 크게 웃돌았기 때문이다.
1일 NHN클라우드는 김해시, HDC현대산업개발과 함께 김해 데이터센터 건립 무산에 대한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2020년6월 업무협약 체결 후 3년5개월만이다.
NHN클라우드 기정수 상무는 “최근 건축시장 위축과 투자환경 악화라는 외부 변화요인에 따라 김해 데이터센터 건축 사업 공동 추진이 더 이상 어렵다는 점에 공감해 추진을 중단하게 됐다”고 토로했다. HDC현대산업개발도 “글로벌 경기변동 여파로 국내 건설 원자재 및 인건비 폭등, 금융환경 급변으로 개발사업 진행이 불가능한 상황을 맞게 됐다”고 전했다.
NHN, HDC현대산업개발, 경상남도, 김해시 등이 함께 추진한 김해 데이터센터는 10만대 이상 대규모 서버를 운영하는 최대 20메가와트(MW) 규모 하이퍼스케일급 데이터센터다. 연구개발(R&D)센터, 스마트홈 등 조성 계획도 포함됐다. 지역에서는 대기업의 지역 유치, 신규 일자리 창출, 정보기술(IT) 생태계 조성 등의 기대를 품었다.
취소된 김해 데이터센터는 과정에서 여러 구설수에 올랐다, 일부 환경단체가 ‘데이터센터 때문에 열섬현상이 생길 것’, ‘전자파가 유해할 것’ 등을 내세우는가 하면, 시공을 맡은 HDC현대산업개발이 광주광역시에 건설 중이던 아파트가 붕괴되기도 했다.
데이터센터 건립이 무산은 이미 예고된 바다. 원인은 급격하게 늘어난 공사비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은 당초 예상된 것의 수배에 달하는 공사비를 청구했고, NHN 측이 이를 수용하지 못해 최종 무산됐다. 준공률은 0%다. 공사가 시작도 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김해 지역의 높은 미분양도 발목을 잡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해당 사업에는 데이터센터와 함께 아파트 등 주거시설 건립도 예정됐다. 그러나 김해시는 2023년8월 기준 1324호가 미분양된 상태다. 경상남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입장에서는 신규 아파트를 건립하더라도 수익률이 떨어지는 데다 프로젝트 파이낸싱(PF)도 어려운 만큼 쉽사리 진행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NHN클라우드는 김해에 R&D센터와 보안관제센터, 개발자 교육기관 NHN아카데미 경남캠퍼스를 설립해 운영 중이다. 김해 데이터센터 건립은 추진하지 못했지만 지역과의 상생에는 지속해서 힘을 쏟겠다는 방침이다.
김해시는 “투자 주체가 사업을 포기한 상황에서 계획대로 사업추진 요구는 어렵게 됐고 사업 무산은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 해당 구역 도시개발사업은 지역 의견을 들어 보탬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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