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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N 김해 데이터센터 사실상 좌초··· 급격한 공사비 인상이 원인

이종현 기자
경기도 성남시 소재 NHN 판교 데이터센터 ⓒNHN
경기도 성남시 소재 NHN 판교 데이터센터 ⓒNHN

[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기약 없이 연기되던 NHN의 김해 데이터센터 건립 계획이 무산 수순을 밟는 모양새다. 지역 곳곳에 데이터센터를 건립함으로써 경쟁력을 갖추겠다던 NHN클라우드의 전략도 재조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3일 업계에 따르면 NHN의 경상남도 김해시 데이터센터 건립 계획이 좌초될 위기다. 당초 계획대비 공사비가 크게 늘어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NHN은 2020년6월 HDC현대산업개발, 경상남도, 김해시 등과 업무협약을 체결, 김해시 부원동 부지에 데이터센터 및 연구개발(R&D)센터 건립을 추진키로 했다. NHN이 데이터센터 건물 설계를, HDC현대산업개발이 시공을 맡는다. 김해시는 HDC현대산업개발에 공공주택 건립 승인과 NHN에 지자체 공공데이터 관리 등을 약속했다.

NHN 김해 데이터센터는 10만대 이상 대규모 서버를 운영하는 최대 20메가와트(MW) 규모 하이퍼스케일급 데이터센터 및 연구개발(R&D)센터, 스마트홈 등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지자체는 정보기술(IT) 신규 일자리 500개 이상이 조성되고 생태계가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를 품었다.

하지만 사업은 기약 없이 연기됐다. 최초 2022년 준공 계획이었으나 2023년으로 한 차례 미뤄진 뒤 2024년으로 연장됐다. 연초에는 2027년에나 개소할 수 있을 것이라는 등, 좋지 않은 소문이 무성했다. 실제 준공률은 0%다.

업계 관계자는 “사업이 지체된 것은 HDC산업개발이 당초 예상대비 크게 증액된 공사비를 청구했고, NHN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조정이 성립될 수 없을 만큼의 간극이 있었지만 지자체도 업무협약에 함께했기 때문에 발을 빼는 것도 쉽지 않아서 지지부진하게 이어져 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공사비 인상으로 인한 갈등은 사회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코로나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원자재값이 급등함에 따라 공사비가 폭등했다. NHN 김해 데이터센터 역시 당초 업무협약 당시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 취소가 아닌 시기 연장이라는 대안도 언급됐으나 현재는 취소로 굳어지는 모양새다. 실제로 김해시, NHN클라우드 등도 “사업을 지속하기 어려워 보인다”며 회의감을 내비쳤다. 지난 3월만 해도 사업을 지속해서 추진하겠다는 것과 대조적이다. 사실상 체념한 듯한 모습이다.

NHN클라우드 관계자는 “상황이 낙관적이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김해시, HDC현대산업개발과 잘 논의해 발표하겠다”고 전했다. 김동훈 NHN클라우드 공동대표는 앞서 6월22일 NHN클라우드의 연례 콘퍼런스에서도 사업 지속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내비친 바 있다.

김해시 관계자는 “공사비가 걸림돌이 되는 것 맞다. 김해시도 굉장히 많은 기대를 걸었고 양사와 협력해왔지만, 시장 상황이 달라지면서 사업을 지속했을 때 손해를 보게 되는 구조가 됐다 보니 어쩔 수 없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투자협약인 데다 기업들에게 고의성이 있는 것이 아닌 만큼 패널티가 주어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다만 김해시 입장에서는 영세 제조기업 위주의 지역 산업을 전환하겠다는 전략은 백지화됐다. 또 지역별 거점 데이터센터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NHN클라우드의 전략도 조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종현 기자
bell@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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