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일문일답]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 “사우디 기술 수주는 시작일 뿐”

세종=이나연 기자
왼쪽부터 노상민 네이버클라우드 통합데이터센터장,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 알버트 왕 네이버랩스 테크리더가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 네이버]
왼쪽부터 노상민 네이버클라우드 통합데이터센터장,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 알버트 왕 네이버랩스 테크리더가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 네이버]

[디지털데일리 이나연 기자] 지난 2013년 각 춘천에 이어 10년이 지난 2023년 11월, 네이버가 제2 데이터센터 ‘각 세종’을 개관했다. 각 세종은 각 춘천을 운영하며 쌓아온 10년 노하우가 내재 된 데이터센터다. 각 춘천과 비교해 각 세종은 전력 사용량이 6.7배, 토지 면적이 5배 이상 확장했지만 네이버는 최소 인력으로 최대 효과를 달성하기 위해 자동제어·능동제어 시스템을 구축했다.

고화질 동영상 서비스 증가로 인해 서버 수요가 높아지고 있어 업계가 원자재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도 네이버는 오는 2025년~2026년을 목표로 데이터센터를 추가 확장할 계획이다. 전쟁이나 팬데믹 같은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중장기 전략 일환에서다.

이달 가동을 시작한 각 세종은 전체 면적의 6분의1 규모 정도로, 현재까지 6500억원이 투입됐으며, 총투자비는 조 단위로 예측된다. 네이버는 빠르게 변화하는 정보통신기술(ICT) 환경에 대응하며 쌓아 온 체계적인 운영 시스템과 전문 역량, 세계 최고 수준 친환경·고효율 기술을 데이터센터에 적용해 미래 첨단 산업 근간으로 삼을 계획이다.

다음은 노상민 네이버클라우드 통합 데이터센터 센터장,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 알버트 왕 네이버랩스 테크리더와의 일문일답.

Q. 사우디아라비아 디지털트윈 구축 사업 수주와 관련해 네이버클라우드 사업 역할이 중요해 보인다. 향후 어떤 계획 있는지, 사우디에 데이터센터를 설립할 계획도 있는지 궁금하다. 대표 취임 1년을 앞두고 그간 소회도 같이 전해달라.

▲(김유원 대표) 오픈AI의 챗GPT로 시작된 생성형 AI 바람 이후 네이버가 늦지 않게 약 8~9개월만에 생성형 AI를 선보일 수 있게 돼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시대 흐름에 발맞춰 이번 데이터센터를 열게 된 것도 우연의 일치일 순 있으나 다행인 일이다. 네이버가 사우디에 수출한 디지털트윈 기술은 자율주행, 홍수 관제, 도시 모니터링 등 다양한 3차원(3D) 모델링이 필요한 분야에 응용될 수 있다. 데이터센터의 안정적인 운용 능력은 디지털전환(DT) 기술 수출에 있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 만큼, 이를 통해 소버린 클라우드로 소버린 AI 확장이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한다.

디지털트윈 기술 수주는 이제 시작이다. 구체적으로 말할 순 없지만, 사우디에서도 굉장히 많은 파트너와 이야기를 진행 중이다. 조만간 그런 승전보를 연이어 전해드릴 수 있길 바란다. 클라우드는 디지털트윈을 위한 플랫폼이니 사우디에서 네이버 비즈니스가 커진다면 언젠가 사우디에 데이터센터도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이미 기반 기술을 보유했기 때문에 고객과 사업 상황에 따라 유연한 대응이 가능할 것이다.

Q. 각 세종과 각 춘천 규모는 세계적으로 얼마나 경쟁력 있나

▲(김유원 대표) 각 춘천을 지었을 당시, 개별 기업이 자체 데이터센터를 여는 건 네이버가 거의 처음이었던 것으로 안다. 특히 초대규모 측면에서도 단일 기업이 가진 데이터센터로선 아시아 최대급이라고 생각한다. 하이퍼클로바X 같은 AI 학습을 위한 안정적인 인프라 역할도 하는 각 세종은 국내 비즈니스를 비롯해 인접 국가 기업간거래(B2B)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데 무리가 없지 않을까 본다.

Q. 네이버랩스의 어떤 기술들이 각 세종에 적용돼 있나

▲(알버트 왕 테크리더) 각 세종엔 네이버랩스 핵심 기술 많이 적용됐다. 기본적으로 매핑과 자율주행 셔틀과 같은 자율주행 기술이 적용됐다. 고중량인 서버를 운반하기 위한 기술과 정밀 제어 기술 역시 적용됐다. 로봇들이 사람 주변에서 일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다치지 않고 안전하게 작업할 수 있게 하는 장치도 다수 마련됐다. 아울러 네이버랩스는 로봇과 빌딩 등 시설이 하나의 인프라로 엮여야 한다는 생각에 개발하는 모든 시스템은 ‘아크’로 연결돼 있다.

Q. 각 세종이 각 춘천과 달리 갖는 차이점은 무엇인가

▲(노상민 센터장) 사실 각 춘천과 각 세종이 다르진 않고, 춘천에서 진행해 온 내용이 확장 및 고도화됐다고 보면 된다. 각 세종은 각 춘천에 비해 전력으로만 6.7배에 달하기 때문에 처음 설계할 때부터 최소 인력으로 최대 효과를 보는 것을 목표로 했다. 그래서 자동 및 능동 제어 중심으로 구성했다. 각 세종은 단계적으로 확장되다 보니 환경에 맞게 서비스 제어로 최적화를 구성한 것과 더불어 친환경이나 공조 에너지 같은 부분은 각 춘천을 계승해 발전시켜 왔다. 앞으로 6차에 걸쳐 확장될 새로운 각 세종 모습을 기대해 달라.

Q. 각 세종에 도입된 자율주행 로봇 ‘가로’와 ‘세로’는 네이버 자체 기술로만 이뤄진 것인가. 생산성 효과는 어느 정도인가. 관련해 자율주행 시장 진출 가능성도 염두 하나.

▲(알버트 왕 테크리더) 그렇다. 각 세종은 앞서 구축한 각 춘천 6배에 달해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동일한 방식으로 일한다고 가정했을 때 서버 설치와 같은 작업에 투입되는 시간은 20~30%가량 줄일 수 있는 것으로 계산된다. 첨언하자면 네이버는 자율주행 부문을 자율주행 차량보다 로봇 관점에서 보고 있다. 따라서 일반 차량 제조사들과 약간 다른 관점이다. 네이버는 소프트웨어 스텝과 데이터 통합 시스템 등을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형태로 제공하려 하고 하드웨어 쪽을 깊이 있게 보고 있진 않다.

Q. 지난달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자체 데이터센터 건립을 포함해 한국 시장에 7조원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이것이 국내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김유원 대표) 클라우드 전환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시대 흐름이다. AWS가 한국에 7조원이나 투자하겠다는 건 한국 시도를 의미 있다고 인정한 셈이다. 사실 빅테크가 큰 규모 투자를 단행하는 건 익숙한 상황이라 겁에 질렸다기보단 진짜 시장이 열리겠다는 확신이 든다. 여기서 의미 있는 교두보를 마련하고 담담하게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다.

Q. 앞으로 각 세종이 확장된다면 외부 고객들까지 임차하거나 협업할 계획이 있나. 각 춘천과 각 세종 두 데이터센터는 네이버 서비스 측면에서 어떤 역할을 하나.

▲(김유원 대표) 각 세종은 단일 기업 데이터 센터 기준으로 국내 최대 수준인 60만 유닛(서버 높이 단위규격·6차까지 전체 증설 때 최대 규모) 서버를 수용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췄다. 오늘 공개된 건 전체 규모의 6분의1이다. 네이버는 생각보다 많은 임대 인터넷 데이터센터(IDC)를 사용했던 터라 두 데이터센터의 가장 큰 역할은 네이버 주요 서비스를 안전하고 쾌적하게 보관하는 것이다. 데이터센터 자체를 외부에 임차해 준다든가 하는 방식보단 네이버 클라우드 플랫폼을 통해서 여기 있는 리소스나 인프라들을 국내 사업자들이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들이 1차 목표다.

▲(노상민 센터장) 네이버는 계속 데이터 이중화 및 이원화 서비스 안정성을 추구하기 때문에 기존 IDC를 이용하되, 중요한 서비스는 각 춘천과 각 세종에 나누는 것으로 할 방침이다.

Q. 네이버클라우드 기업공개(IPO) 계획은 없나.

▲(김유원 대표)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 원칙적인 이야기지만 IPO가 필요하면 하되 자본 조달이 필요한 상황인지, 사업 확장 과정에서 주주 가치를 훼손하지는 않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게 될 것이다.

세종=이나연 기자
lny@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