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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사, 혹독한 겨울나기 시작… 해답 글로벌에 있나

문대찬 기자
공시 기반 상장 주요 게임사 17곳 실적 현황. [ⓒ 디지털데일리]
공시 기반 상장 주요 게임사 17곳 실적 현황. [ⓒ 디지털데일리]

[디지털데일리 문대찬 기자] 엔데믹(감염병의 풍토화) 이후 시작된 게임업계 침체가 더욱 심화된 모습이다. 올해 3분기 상장된 주요 게임사 17곳 중 절반 이상인 9곳이 적자다. 이들 대부분은 4분기 신작도 부재해 반등 모멘텀조차 불확실하다. 어느 때보다 혹독한 겨울나기가 시작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3분기 대비 성장한 게임사들은 해외 매출 확대라는 공통 분모를 갖고 있다. 3분기도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하며 독주체제를 기록한 넥슨은 ‘데이브더다이버(이하 데이브)’ 성공으로 서구권 시장 개척에 성공했다. 지난 6월 PC 플랫폼으로 출시된 데이브는 해양 어드벤처라는 독보적인 장르 재미를 앞세워 누적 판매량 200만장을 돌파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덕분에 ‘메이플스토리’, ‘블루아카이브’ 등 기존 게임 성과와 더불어 넥슨 북미 및 유럽 지역 매출은 78%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남아 등 기타 지역에서도 기존 게임 성과에 ‘HIT2’, 데이브 등 신작 매출이 더해지며 매출이 17% 상승했다.

인도 시장에서 크래프톤 매출을 견인한 배틀그라운드모바일인도 [ⓒ크래프톤]
인도 시장에서 크래프톤 매출을 견인한 배틀그라운드모바일인도 [ⓒ크래프톤]

크래프톤이 신작 부재에도 불구, 깜짝 실적을 거둔 배경도 해외에 있다. 크래프톤은 올 3분기 매출 4503억원, 영업이익 1893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대비 4%, 31% 늘었다. 업계 예상 매출 4275억원, 영업이익 1451억원을 웃도는 실적이다.

‘펍지(PUBG):배틀그라운드(이하 배틀그라운드)’ 지식재산(IP)이 전체 플랫폼에서 안정적인 매출을 거뒀다. PC 버전은 1333억원 매출을, 인도에서 서비스를 재개한 ‘배틀그라운드모바일인도(BGMI)’를 비롯한 모바일 매출은 3091억원이다. 크래프톤 해외 매출 비중은 95%에 달한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 서비스에 집중하는 한편, 신규 IP 발굴을 위한 노력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3분기보다 무려 286% 영업이익 성장에 성공한 네오위즈는 신작 ‘P의거짓’ 글로벌 흥행에 웃었다. P의거짓은 출시 한 달 만에 밀리언셀러에 등극했다. 판매량 90%는 해외에서 비롯됐다. P의거짓 PC·콘솔 게임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69% 증가한 548억원이었다.

조이시티 역시 영업이익 38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77.8% 성장했다. 비용 효율화와 더불어 대표 IP ‘프리스타일’이 최고 일 매출을 경신하는 등 중국에서 꾸준한 흥행세를 보인 덕이다. 조이시티는 지난 27일 중국 상하이 T2 엔터테인먼트와 프리스타일 퍼블리싱 연장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최근 매출액의 약 17% 해당하는 282억8700만원 규모다.

흑자전환한 위메이드는 중국에서 ‘국민게임’ 위상을 누리는 ‘미르’ IP 덕을 톡톡히 봤다. 지난 8월 액토즈소프트와 계약기간 5년, 총 5000억원에 달하는 ‘미르의 전설2,3’ 중국 라이선스 계약 체결이 실적에 큰 영향을 미쳤다. 위메이드는 ‘미르4’와 ‘미르M’ 중국 퍼블리싱 계약을 마무리하고, 내년 중국 진출을 본격 시작해 성장 동력을 더하겠다는 계획이다.

[ⓒ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

이에 3분기 부진한 게임사들이 꺼낸 카드도 글로벌 공략이다.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89% 감소한 영업이익 165억원을 기록하는 등 어닝쇼크를 맞은 엔씨소프트(엔씨)는, 4분기부터 포트폴리오와 장르 다각화를 통해 세계 시장을 노린다.

오는 12월7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쓰론앤리버티(TL)’를 PC/콘솔로 출시하고, 3인칭 FPS와 MMORPG를 결합한 ‘LLL’을 내년 선보인다. 난투형 액션 게임 ‘배틀크러쉬’도 공개한다.

카카오게임즈는 ‘오딘’과 ‘에버소울’ 등 기존작의 해외 진출을 타개하는 한편, 내년부터 글로벌을 겨냥한 신작을 공개할 계획이다. 상반기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가디스오더’를 글로벌 동시 출시한다. 크로스플랫폼 MMORPG ‘롬(ROME)’은 출시 전 막판 담금질 중이다. 트리플A급 MMORPG ‘아키에이지2’도 개발 중이다. 이외 인기 IP 기반 ‘검술명가 막내아들’도 공개가 예정돼 있다.

4개 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낸 컴투스는 게임 사업 부분에서의 성장세를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미디어 사업 부진으로 영업손실을 냈지만 컴투스 3분기 게임 매출은 1429억원으로 전년 동기비 12.5% 증가했다. 이중 해외 매출은 전체 70.9%에 해당하는 1014억원이다. 기반은 다져진 만큼, 컴투스 자신감도 충만하다. 퍼블리싱한 신작 4종을 내년 글로벌 시장에 공개한다. 게임 산업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중동 지역을 겨냥해 지사 설립도 계획 중이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경쟁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고, 특히 주력 장르였던 MMORPG 경쟁이 심화되면서 업계 전반의 성장세가 주춤했다”며 “글로벌 성공작이 속속 등장했으니 시장 개척을 위한 움직임에 불이 붙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대찬 기자
freez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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